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1.30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지금 이순간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또한 알지 못한다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아직도 남자이고 아직도 불타는 젊음을 불태울수 있고 당신은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수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할 나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1.28
겨울나무 - 김남조 겨울나무 - 김남조 말하려나 말하려나 겨우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이 말부터 하려나 겨우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산울림도 울리려나 나의 겨울나무 새하얀 바람 하나 지나 갔는데 눈 여자의 치마폭일 거라고 산신령보다 더 오래 사는 그녀 백발의 머릿단일 거라고 이런 말도 하려나 산울림도 울릴..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1.28
여보! 비가 와요 - 신달자 여보! 비가 와요 - 신 달 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에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1.27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1.26
오빠 생각 / 최순애 어린이 동시 : 오빠 생각/ 최 순 애 오빠 생각 / 최순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귓들 귓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0.28
너의 얼굴이 보고싶다 / 용혜원 너의 얼굴이 보고싶다 / 용혜원 친구야 너의 얼굴이 보고 싶다. 티 없이 맑은 웃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너에게 묘한 힘이 있구나. 너 만나 이야기하면 힘이 나고 기뻐하게 된다. 우리 사랑하면 안 될까 우리 함께하면 안 될까 말하면 너의 웃음소리는 세상이 넓은 줄 모..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0.25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 류준식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류준식 당신의 젖꼭지 물고 있노라면 부러울 게 더 없고 젖무덤에 눈 가리고 옹알대며 눈 맞춤 할 때 발끝까지 쓸어 주시던 젖 때 묻은 손길에 ‘사르르’ 잠들던 젖동이. 내 어린 시절 엄마 손이 약손이라 윗배 아랫배 지그시 눌러 주실 때 아픔은 거짓처럼 사라져 간지러움에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0.22
가을과 첼로 - 문정희(Cello - 장한나) 가을과 첼로 / 문정희 하룻밤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매캐한 담배 연기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 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 일제히 기립시켜 손..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0.15
열애 - 신달자 열애 - 신달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흘은 거뜬히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