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그랜 토리노]자유, 축복처럼 받은 선물 그리고 갚아야 할 빚 350호 2020년 06월 01일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월트는 평생 일했던 회사에서 은퇴한 뒤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아내의 장례식에 참석한 아들과 며느리에게서는 슬픔을 찾아볼 수 없다. 그들에겐 혼자 남겨진 늙은 아버지가 행여 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양로원에 보내고 집을 팔면 돈이 좀 될 텐데 하는 기대뿐이다. 손자들은 장난하느라 정신이 없고 배꼽에 피어싱하고 나타난 손녀는 할아버지가 죽으면 이것저것 가져가고 싶다며 대놓고 욕심을 내서 월트의 말문을 막는다. 삶이 어쩌고 죽음이 어쩌고, 장례식에서 설교를 늘어놓던 새파랗게 젊은 신부는 날이면 날마다 찾아와 고해성사를 하라고 빚쟁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