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667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보고 바로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님은 날마다 금빛수실로 찬란한 새벽을 수 놓으시고 어둠에서 밝아오는 빛의 대문을 열어젖혀 우리의 하루를 마련해 주시는데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불쌍한 사람을 돕고 괴로운 이가 있으면 괴로움..

세월은 아름다워 - 유안진

세월은 아름다워 - 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싸여야 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과 얘기 거리도 있었노라고... 작아서 시시하나 안 잊히는 사건들도 이제 돌아보니 영원히 느낌표가 되어 있었노라고... 그래서 우리의 지난날들은 아름답고 아름다웠느니... 앞으로도 절대로 초조하지 말며 순리로 다만 성실을 다하며 작아도 알차게, 예쁘게 살면서,... 이 작은 가슴 가득히 영원한 느낌표를 채워 가자고 그것들은 보석보다 아름답고 귀중한 우리의 추억과 재산이라고 우리만 아는 미소를 건네주고 싶습니다. 미인이 못 되어도~` ..

[가슴으로 읽는 동시]별에서 온 선생님 - 엄소희

[가슴으로 읽는 동시] 별에서 온 선생님 새로 오신우리 선생님 피아노를 잘 치시고아빠보다 더 나직한 목소리로칭찬 한 마디 "소희는 글씨를참 예쁘게 잘 쓰는구나."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자내 머리 위로 별이 쏟아졌다. ㅡ엄소희(1971~ ) 내일이 스승의 날이다. 초등학교 시절의 선생님에 관한 추억 한 페이지를 열어본다. 무척 가슴 설레던 일이 있다.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될까 하는 것이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낯설고 서먹하면서도 그분의 모든 게 궁금했다. 무엇보다 마음씨 좋은 선생님이기를 바랐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글씨를/ 참 예쁘게 쓰는구나.'라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칭찬이 머리 위에 별로 쏟아졌다. 별을 쏟아지게 했으니 '별에서 온 선생님'이 분명하다. 별은 어린이의 하늘을 반짝이..

엄마라는 말 - 서담

엄마라는 말 내가 처음 배웠다는 말도 -엄마!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부르셨다는 말도 -엄마! -서담(1949~ ) '엄마라는 말'은 처음이고 끝이네. 태어나 배운 첫말이 '엄마'고, 세상 떠나면서 부른 말도 '엄마'니. '엄마'는 처음 소유한 말이자 떠날 때 품고 가는 말이네. 처음에 부른 말, 맨 끝에 안고 가는 말 엄마. 생 애 가득 채웠다가 맨 나중까지 지니고 가는 말.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품은 어버이 중의 어버이 엄마! 엄마는 뿌리이자 줄기이자 가지이다. 그 엄마의 날이 내일이다. 내일 '엄마' 하고 나직이 불러드리면 어떨까. 엄마보다 먼저 내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을까. 눈시울 뜨끈하지 않을까. 그때 떨리는 마음의 손으로 엄마 옷깃에 꽃송이를 맺어드리면 좋겠다. 어머니가 가셨다면 무덤 댓돌에 꽃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