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별에서 온 선생님
새로 오신
우리 선생님
피아노를 잘 치시고
아빠보다 더 나직한 목소리로
칭찬 한 마디
"소희는 글씨를
참 예쁘게 잘 쓰는구나."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자
내 머리 위로 별이 쏟아졌다.
ㅡ엄소희(1971~ )
내일이 스승의 날이다.
초등학교 시절의 선생님에 관한 추억 한 페이지를 열어본다.
무척 가슴 설레던 일이 있다.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될까 하는 것이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낯설고 서먹하면서도 그분의 모든 게 궁금했다.
무엇보다 마음씨 좋은 선생님이기를 바랐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글씨를/ 참 예쁘게 쓰는구나.'라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칭찬이 머리 위에 별로 쏟아졌다.
별을 쏟아지게 했으니 '별에서 온 선생님'이 분명하다.
별은 어린이의 하늘을 반짝이게 한다.
희망을 싹 틔우고, 앞날을 꿈꾸게 한다.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로 어린이는 의사, 과학자, 음악가, 철학자로도 태어난다.
소희는 '별에서 온' 참스승을 만나 시인이 됐다.
<박두순 동시작가> 조선일보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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