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따러 간 남자 - 장시하 별을 따러 간 남자 장시하 세상에 온통 사랑이 가득한 날 나 사랑의 노를 저어 저 하늘 별 하나 따러 하늘로 올라 가리라 나 그 별에 유칼립투스 나무 곱게 심고 그 별 이름 유칼립투스 별이라 하겠다 유칼립투스 나무 아름드리 자라나면 나 그 별에 사랑집 한 채 예쁘게 짓겠다 그 집 앞에 작은 우체통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21
사랑의 의무 /이해인 사랑의 의무 /이해인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하는 당신이 가장 많이 나를 아프게 하네요 보이지 않게 서로 어긋나 고통스런 품 안의 뼈들처럼 우린 왜 이리 다르게 어긋나는지 그래도 맞추도록 애를 써야조 당신을 사랑해야죠 나의 그리움은 깨어진 항아리 물을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엎디어 웁니다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20
당신은 누구신가요 - 장시하 당신은 누구신가요 - 장시하 당신은 누구신가요 내 마음의 전부를 당신으로 채우고 무의식의 침묵마저도 당신을 사랑하게 하는...... 내 삶의 몸짓과 영혼의 숨결마저도 당신만을 사랑하라 하는...... 당신은 누구신가요 이제 나는 당신만을 위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 생명의 주인이요 당신은 내 소망..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8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 일러스트=권신아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드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쉬 - 문인수 ▲ 일러스트=권신아 쉬 -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어디로? - 최하림 ▲ 일러스트=잠산 어디로? - 최하림 황혼이다 어두운 황혼이 내린다 서 있기를 좋아하는 나무들은 그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있고 언덕 아래 오두막에서는 작은 사나이가 사립을 밀고 나와 징검다리를 건너다 말고 멈추어 선다 사나이는 한동안 물을 본다 사나이는 다시 걸음을 옮..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서시 - 윤동주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너의 어깨를 기대고 싶을 때 너..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바람의 말 - 마종기 ▲ 일러스트=권선아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봄 - 이성부 ▲ 일러스트=잠산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
소 - 김기택 ▲ 일러스트=잠산 소 -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