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사랑의 의무 /이해인

풍월 사선암 2008. 6. 20. 07:34

  

사랑의 의무 /이해인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하는 당신이

가장 많이 나를 아프게 하네요


보이지 않게 서로 어긋나 고통스런

품 안의 뼈들처럼

우린 왜 이리 다르게 어긋나는지


그래도 맞추도록 애를 써야조

당신을 사랑해야죠


나의 그리움은 깨어진 항아리

물을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엎디어 웁니다


너무 오래되니 편안해서 어긋나는 사랑

다시 맞추려는 노력은

언제나 아름다운 의무입니다


내 속마음 몰라주는 당신을 원망하며

미워하다가도 문득 당신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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