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 年 - 피천득 送 年 - 피천득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有限)하여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새색시가 김장 삼십 번만 담그면 할머니가 되는 인생. 우리가 언제까지나 살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다지 애석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세모(歲暮)의 정은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9.12.28
5월 - 피천득 5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치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의 나였던 오..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9.09.06
무슨 인연으로 당신을 만났을까요 - 피천득 무슨 인연으로 당신을 만났을까요 얼마나 고운 인연이기에 우리는 만났을까요. 내숨결의 주인인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영혼의 고향인 당신을 바라봅니다. 피고지는 인연이 다해도 기어이 마주할 당신이기에 머리카락 베어다 신발 만들어 드리고픈 당신이기에 영혼을 불밝혀 그대에게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6.08.09
피천득 ‘은전 한 닢’ 피천득 ‘은전 한 닢’ 내가 상해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전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일 원짜리 은전 한 닢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돈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 행복의 정원/명상글 2016.08.09
우정 - 피천득 우정 - 피천득 오랫동안 못 만나게 되면 우정은 소원해진다. 희미한 추억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나무는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르는 것이 더욱 어렵고 보람 있다. 친구는 그때그때의 친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좋은 친구는 일생을 두고 사귀는 친구다. 우정의 비극은 이별이 아..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2.12.21
피천득의 ‘인연’과 영화 ‘순애보’ [명작의 재구성]피천득의 ‘인연’과 영화 ‘순애보’ -2010 02/16ㅣ위클리경향 863호- 국경을 뛰어넘는 아스라한 그리움 올해는 금아 피천득(1910~2007)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고운 우리말과 착한 심성으로 주옥 같은 수필을 남겼다. 수필가로서 피천득만큼의 명성과 찬사를 얻은 이는 우리 문학.. 생활의 양식/시사,칼럼 2011.05.26
인연 - 피천득 인연 - 피천득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엔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 인연도 있나 봅니다. 이제껏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이제껏 각각 다른 모습으로 살다가 어느날 문득 내 삶속에 찾아온 그.. 그가 나에게 어떤 인연일까? 항상 의문을 가지면서 시간은 흐르고 이제 그와의 인..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1.05.26
이 순간 - 피 천 득 이 순간 - 피 천 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