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이 순간 - 피 천 득

풍월 사선암 2008. 6. 21. 19:46

 

 

이 순간  - 피 천 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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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 교수는 재작년 까지만 해도 집주변을 산책할 정도로 건강을 유지했지만, 작년초부터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평소 폐렴을 앓던 피천득교수는 510일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울 풍납동에 위치한 아산병원에 입원해 보름 넘게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왔지만 안타깝게도 25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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