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부모은중경 7 -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는 은혜

풍월 사선암 2006. 6. 21. 21:46

 

부모은중경 7 -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는 은혜 

                                                               

“뿌리 없는 나무가 없고 물은 근원없이 흐를 수가 없다.”는 말은 세상에 조상과 부모 없이 태어난 사람이 없음을 일컬어 비유한 말이다.


내가 부모로 인하여 세상에 태어났고 그 부모로 인하여 길러졌음을 안다면 부모를 받들고 모셔야 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 조건이 있을 수 없고 이유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말 그대로 부모의 은혜가 지중함을 설한 경전이다.


부처님 자신마저도 아버지인 정반왕이 별세 하자 손수 그 상여를 메었다는 기록이 있다. 자! 그러면 이번 호에는 화보풍의 일반적인 중국식 도상과 한국풍의 두 도상 유형을 각각 비교해 보며 내용을 살펴보자.


7.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는 은혜)


    생각하니 지난 날엔 고왔던 그 얼굴에

    맵시 있는 자태는 깊고도 소담해라

    비취빛의 두 눈썹은 버들도 부끄럽고

    두 뺨은 분홍빛 연꽃보다 뛰어나네

    은혜 깊이 더할수록 고운 빛 바래지고

    씻고 닦고 하시느라 손발이 거칠었네

    아들 딸을 사랑하는 한 마음 쏟는 동안

    자비로운 어머니 주름살만 가득하네.


‘세탁부정은’에서는 지난 호에 언급한 ‘어머니 은혜’라는 노래와는 달리, 어머니의 곱던 얼굴이 시들어 가는 모습을 먼저 노래했다.


누구나 젊었을 땐 아름다운 모습이었을 것이다.


살결은 희고 윤이 났으며, 붉은 두 뺨은 연분홍 연꽃 같았고, 버들가지가 늘어지듯 했던 두 눈썹은 맵시 있고 예쁜 몸과 함께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과 잘 어울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자식 뒷바라지에 야위고 시들어 버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기를 훌륭히 키우기 위해서는 그만큼 정성을 쏟아야 했기 때문이다.


젖이나 우유를 토한 아기의 몸을 한 번 씻을 것을 두 번 씻으면 그만큼 어머니의 고생은 늘어나지만 아기는 깨끗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는 이러한 아기에 대한 고생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다만 아기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을 바랄 뿐이다.


이처럼 어머니의 거룩한 사랑의 실천으로 곱던 얼굴이 차츰 거칠어 가는 반면 아기의 얼굴은 차츰 예쁘고 귀엽게 변해가는 것이다.


‘세탁부정은’ 벽화는 이렇게 아기가 자라는 것은 모두가 어머니의 피와 살을 깎아 내는 고통과 정성어린 보살핌의 대가로 가능한 것이었음을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