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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존 이창호, 뭐가 달라도 다르다

풍월 사선암 2006. 6. 7. 23:34

"10년 지존 이창호, 뭐가 달라도 다르다

 

높은높은 누각에 마련된 대국실에서 두 기사가 바둑을 둡니다. 입회인들은 바둑의 진행 상황을 누각 아래 만들어진 지상 최대의 바둑판을 운용하는 사람들에게 알려 줍니다. 검은 옷, 흰옷을 입은 무동(舞童)은 바둑알이 되어 바둑판 위로 올라 갑니다. 관람객들은 땅바닥에 설치된 초대형 전광판을 보듯 이를 보면 바둑을 감상합니다.

 

911일 오후 1시부터 중국 후난성(湖南省) 샹시(湘西) 봉황현(鳳凰縣)에 있는 남방장성(南方長城)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창하오(常昊)9단의 대결로 펼쳐진 '2005 남방장성 특별대국'의 모습을 대략 요약한 것입니다. 이 대국은 여러가지 면에서 네티즌들의 화제를 모았습니다.

 

바둑판 길이는 31.7m, 면적은 1004.89. 바둑판의 무게는 159t! 이런 바둑판위에서 사람이 바둑알이 되어 바둑이 진행되는 행사 자체도 화제였지만 3단패로 승부를 결정할 수 없는 판빅이라는 희귀한 결과가 나온 점. 그리고 무엇보다 끝가지 바둑을 두면 저절로 이기게 돼 있음에도 이창호 9단이 무승부를 수용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바둑은 반집공제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 절대 무승부가 나올 수 없지만 3단패와 같은 아주 특별한 경우 무승부가 성립되기도 합니다. 3단패가 될 경우 한쪽이 패를 양보하지 않는한 두 대국자가 무한정 패를 때리게 되기 때문에 무승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한 시간을 다 소비해도 초읽기 시간이 있어 무한정 패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제한 시간 규정이 특이 했습니다. 50분 타임아웃제로 50분을 다 소비하면 초읽기가 주어지지 않고 그대로 시간초과에 의한 패배가 선언됩니다. 이날 대국에서 3단패가 발생했을 때 이창호 9단이 창하오 9단보다 시간을 많이 남기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패를 계속 때리고만 있으면 저절로 창하오 9단의 시간초과에 의한 승리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일반적인 규정이라면 이미 판빅이 났는데 특별규정을 이용해 시간을 끌어 이기면 뭣하냐"는 무승부를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역시 이창호 9단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기원으로 부터 기사와 사진을 제공받아 '2005 남방장성 특별대국'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이창호, 그렇게 이기면 이상하지않는가?”

 

911, 중국 후난성(湖南省) 샹시(湘西) 봉황현(鳳凰縣)에 있는 남방장성(南方長城)에서 벌어진 2005 남방장성 특별대국에서 '세계1인자'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창하오 9단과 369수까지 가는 접전끝에 3패빅으로 무승부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 대국에는 승부보다는 깨끗한 매너를 중시한 이9단의 깊은 의도가 숨어있었다.

 

각자 제한시간 50분 타임 아웃제로 벌어진 이날 대국은 초반 이창호 9단의 압도적인 우세가 종반무렵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하변과 우중앙에서 4개의 패가 나와 이9단과 창9단은 순환적인 패싸움을 벌였다.

 

이때 이창호 9단이 옆에 있던 동생 이영호 씨에게 무승부 의사를 밝히자 입회를 맡은 왕루난 중국기원 원장은 계속 진행한다면 이창호 9단이 승리를 하니 계속 두려면 두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2~3차례의 순환패를 때리다가 결국 두 대국자는 4개의 순환패가 생겼으니 무승부로 판정하기를 합의했고 왕원장은 무승부를 선언하였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은 이9단이 유리하던 바둑을 일부러 사이좋게(?) 비기도록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특히 시나닷컴에서 이 대국을 지켜보던 많은 네티즌들은 창하오 9단이 진작 던졌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진 것만 못하다는 의견도 쏟아 냈다.

 

당시 시나닷컴에서 벌어진 베팅비율은 9.8(9) 1.4(9)로 이9단의 승리를 예상한 네티즌들이 훨씬 많았다. 이때 함께 현장에서 동행했던 중국 기자들은 9단이 얻은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대국이었다.”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서 이9단은 중반까지는 반면으로 내가 약 10집 가량 앞서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종반에 접어들어 시간에 쫓겨 계가가 잘 되지 않았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최강 이9단이 계가가 잘 되지 않았다는 말에 설득력이 약하여 재차 왜 계가가 되지 않았냐고 묻고 나서야 이9단이 무승부 의사를 밝힌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남방장성 누각에서 바둑알이 된 소림사 출신 무동들이 신기한지 구경을 하고 있는 이창호 9.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종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수순이 이미 361수를 넘어가면서 서로의 바둑 돌이 모자라게 되자 상대가 따낸 자신의 사석을 마음대로 집어와서 대국을 이어갔다. 중국룰은 사석이 승부를 판정하는데 필요없기 때문. 그래서 사석과 집의 수로 형세를 판단하는데 익숙한 이9단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일일이 사석의 수를 모두 파악해가며 정확하게 계가를 하기가 쉽지않았다는 것.

 

이창호 9단은 물론 순환패를 해소할 수도 있으나 당시는 종반에 많이 당해서 정확하게 내가 앞서고 있는지 어떤지 몰랐다. 만약 순환패를 해소한 뒤 내가 져 버린다면 그것도 우스운 것 아닌가?”라며 절대 고의적으로(?) 무승부를 만든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한가지. 물론 이9단은 이 대국을 이기려고 작심을 한다면 이길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은 이9단이 제한시간 5분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이며, 9단은 1~2분가량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 이 대국은 50분 타임아웃제 제한시간 50분을 모두 소비하게 되면 형세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시간을 초과하는 사람이 지게 된다. 결국 순환패를 서로 계속해서 따낸다면 결국 창9단은 남은 1~2분을 넘기게 될 것이고 이9단은 2~3분이 남게 되는 것.

 

이에 기자가 이런 상황이면 계속 순환패를 진행하면 자동으로 창9단이 시간패가 되는 것 아닌가? 알고 있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9단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이기면 좀이상하지않는가?”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그리고 이9단은 만약 이 대국이 국가 대항전 등 아주 중요한 대국이라면 그렇게라도 이겼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친선 대국이라라고 덧붙였다.

 

기사 제공= 한국기원

 

! 무동이 바둑알이 됐다고? 바둑판 길이는 31.7m, 면적은 1004.89평방미터다. 바둑판의 무게는 159지상최대 바둑쇼가 911일 오후 1시부터 중국 후난성(湖南省) 샹시(湘西) 봉황현(鳳凰縣)에 있는 남방장성(南方長城)에서 벌어졌다. 2005 남방장성 특별대국이 이창호 9단 대 창하오 9단의 대결로 펼쳐진 것. 가장 넓은 바둑판, 가장 무거운 바둑판 위에서 펼쳐지는 바둑알이 된 소림사 출신 무동들과 이창호 9, 창하오 9단의 대국 모습을 사진으로 구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