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고전음악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23] 차이코프스키 : 비창

풍월 사선암 2006. 2. 4. 19:08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23] 비창

Pathetique

Symphony No.6 in B minor, Op.74

Tdhaikovsky, Pyotr ll'yich(1840.5.7~1893.11.6)
러시아 출생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悲愴交響曲


비창…러 지휘자 게르기예프, 눈물의 지휘

Chaikovskii 1840~1893


차이코프스키의 최대걸작으로 꼽히는 이 곡은 자신도 "나의 일생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란 말을 했다. 불과 12일 만에 작곡된 이 곡은 1893년 완성하여 자신의 지휘로 초연하였는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청중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차이코프스키는 초연 9일 만에 콜레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곡 전체에 흐르는 절망, 우울의 감정에 의해 "비창"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곡은 그의 추모 연주회 때 재연주되어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세상 사람들은 그가 죽고 이 곡이 그의 추모음악으로 사용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6번 교향곡의 진가를 이해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한다.

인질극 참사 일어난 오세티야가 고향
빈 필 지휘하며 희생 어린이들 위해 눈물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2004년 9월의 어느날,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비창(pathetic)’의 마지막 패시지가 연주되었다. 이곡에서 마지막 4악장은 탄식하듯 잦아드는 정적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의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의 손끝도 내려온 상태에서, 불안한 침묵이 흘렀다. 연주가 끝난 뒤 지휘대를 내려오지 않는 지휘자의 어깨가 작게 들썩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돌아선 그의 눈에는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아픔을 위로했다.
이 연주를 지휘한 우리시대 최고의 지휘자인 발레리 게르기에프 (Valery Gergiev)의 고향이 북 오세아티아였고. 그 시각 그가 연주했던 "비창"은, 바로 얼마전 테러로 죄없이 죽어간 수백명의 고향의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슬픈 노래"이자 "진혼곡"이었기 때문이다..

    작품 구성 및 해설

      1. Adagio - Allegro non troppo
      2. Allegro con grazia
      3. Allegro molto vivace
      4. Finale. Adagio lamentoso

 

 


 

제 1악장 (Adagio b단조 4/4박자)

   

콘트라베이스의 공허한 화음을 배경으로 파곳이 신음하는 듯한 어두운 동기를 연주한다.이것이 다른 악기에 계승되어 전개된 뒤, 제1주제의 주동기로 된다. 그것은 또 변주로 반복되어 나아가서는 종악장에 새로운 주제를 파생케하여 그것이 반복진행하고 또 템포나 음형을 변주하여 이 모티프로서 전 악장을 일관하게 하는 것이다. 이 주동기는 후고 리만도 지적한 바와 같이 베토벤의 "비창"소나타의 서주 주제와 같은 모티프에 의한 것으로 더군다나 "비창적"이라는 표제까지 똑같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였을까. 그러나 이 표제는 작곡자의 동생 모데스트 차이코프스키의 제안에 의해 초고(草稿)의 표지에 적어 넣었다 한다. 특별히 경이적인 콘트라스트를 나타내어 전 악장에 중요성을 주는 것은 제2주제(Andante D장조)로, 폭이 있고 힘차며, 애수가 있고 위무에 차 있으며, 환희에 들뜬 찬가와도 같다. 차이코프스키의 선율 중에서도 가장 애호되고 있는 것의 하나이다. 이 주제는 목관에 의한 리드미컬한 악상을 사이에 두고 반복 고양되다가 파곳의 독주로 쓸쓸하게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듯이 전개부로 들어가는데,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폭풍우같은 악상이 전개되고 금관악기의 요란한 포효를 섞어 소나타 형식의 전개부가 가지는 극적인 매력을 충분히 맛보게 한다. 이 격렬한 기분을 지닌 채 재현부로 들어가서 덮어씌우듯이 제1주제가 재현되어 듣는 사람을 비탄의 밑바닥으로 끌어내리고 만다. 이윽고 안단테로 바뀌는데 슬프고 체념한 듯한 제2주제가 조심조심 재현되어 멋진 대조를 이룬다. 이후 종결부에서는 고조를 보임이 없이 단순한 현의 피치카토 리듬은 쓸쓸한 관(管)의 주선율을 반주하여 언제인지 모르게 조용한 종지를 한다.

제 2악장 (Allegro con grazia D장조 5/4박자)

    

5박자란 2박과 3박을 합친 불안정한 박자로서 러시아 민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악장 전체가 익살스런 왈츠같은 인상을 준다. 3부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제1부와 제3부를 구성하는 기본주제가 선율적, 율동적으로 어디까지나 러시아적인데 주목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쾌한 템포로 진행되면서도 이 익살에서 어두운 애수가 스며나와 야릇한 매력을 풍기고있다. 중간부의 악상은 감미로운 엘레지를 연상시켜 감상(感傷)을 자아낸다. 제3부가 재현한 다음에도 음력적인 고조를 보이지 않고 잠자는 듯 하다.

제 3악장 (Allegro molto vivace G장조 4/4박자)

  

독특한 창의에 의한 절묘한 중간악장으로서, 제2악장과는 구성이 새롭다는 점에서 좋은 대조를 이룬다. 즉, 음악적으로 골자(骨字)를 이루는 것은 쾌적하기 이를데 없는 4/4박자의 행진곡주제이지만, 질풍처럼 간단없이 유동하는 경쾌한 세잇단음표의 스타카토음형이 여기에 뒤엉켜서 요정의 춤을 생각케하는 스케르쪼의 성격을 동시에 나타낸 것이다.먼저 스케르쪼 주제는 12/8박자로서 우선 바이올린으로 연주되지만, 이윽고 분명 4/4박자 행진곡 주제의 단편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중간적인 악상을 사이에 두고 스케르쪼와 행진곡의 악상이 번갈아 나타나고 팀파니의 강타와 심벌즈의 울림속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고는 행진곡 주제의 단편이 겹쳐지면서 곡상은 강렬한 코다를 향해서 나아간다. 4개의 악장 중 유일하게 찬연한 종지를 하는 악장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탁월한 기법이 백열적인 효과를 올리는 악장이라고 보여진다.

제 4악장 (Adagio lamentoso b단조 3/4박자)

  

차이코프스키 마지막 탄식의 노래이며 애가(哀歌)이다. "비창"의 이름에 적합할 정도로 비통한 정서를 띤 악장으로 교향곡의 종악장으로서는 드문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 펜을 달리면서 "진혼곡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고 호소하듯, 울부짖는 아다지오의 주제는 현의 강주로 시작되는데, 제1주제는 비통한 인상을 주면서 반복되고 이윽고 투티의 fortissimo로 고조된 뒤 pianissimo로 떨어진다. 이 부분이 반복되고 음계적으로 하강하는 파곳의 독주를 거쳐 애절하기 이를 데 없는 안단테의 제2주제로 이행하고있다. 현으로 연주되는 제2주제는 큰 아치를 그리며 반복되고 화성의 두께를 나타내어 흐느끼면서 정점을 구축, 또다시 절망적으로 하강하여 사라진다. 제1주제가 엑센트를 강화해서 재현된 후, 강렬하게 고뇌하듯이 발전하고 고조된 뒤 사라지면 탐탐(징)이 공허하게 울리고 금관이 절망적인 소리를 내며 코다로 들어간다. 여기에서는 제2주제가 비통하게 울리고 피치카토의 여운을 남기며 쓸쓸하게 사라진다. 작곡자의 갑작스런 최후를 암시하는 듯 비통하고 우울한 수수께끼 같은 악장이다.

 

Valery Gergiev 발레리 게르기에프(지휘자)

1953년 모스크바서 태어나 오세티야의 블라디카프카즈에서 자랐다. 지금 발레리 게르기에프 아카데미로 개명한 고향의 음악학교를 거쳐 페테르부르크음악원을 졸업했다. 옛 소련 시절 연방 지휘콩쿠르(76년)와 카라얀 지휘콩쿠르(77년)에 우승, 23살때 마린스키극장에 입성했다. 당시 베를린필하모닉의 카라얀은 게르기에프를 부지휘자로 영입하려고 전보를 보냈으나, 소련 당국은 게르기에프의 해외진출을 막으려 전보를 그에게 전하지 않았다.
게르기에프는 1988년 키로프극장의 감독됐다. 그는 프로코피예프의 ‘세미욘 코트코(Semyon Kotko)’ 같은 잊혀진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세미욘 코트코’는 스탈린때 핍박받아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다. 충분히 발견되지 않은 이런 오페라야말로 내게는 기회인 셈이다”. 게르기에프가 97년 지휘한 ‘파르지팔’은 이 오페라가 러시아로 80년만에 돌아온 무대였다. 게르기에프가 도밍고와 뉴욕 ‘메트’에서 공연한 ‘오텔로’, 게르기에프가 지난해 페테르부르크서 초연하고 올봄에도 지휘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작도 센세이셔널했다.
게르기에프는 내년 조선일보 초청으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함께 서울에 온다. 그 앞서 내달에는 마린스키 발레단이 ‘백조의 호수’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그는 “내년 첫 한국방문에 기대가 크다”면서 “한국의 음악영재들과도 협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서울 무용 콩쿠르에서 우승한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나온 한국인 유지연의 활약을 눈여겨봐 달라”고 말했다.
게르기에프는 맨손으로 지휘하지만, 어쩌다 ‘마술 지휘봉’을 쓴다. 그것은 작디작은 이쑤시개! 서정적 패시지를 풀어내는 어느 순간, 그는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이쑤시개를 쥐고 지휘하고 있다. 그러다 격정적 총주가 터지면 이쑤시개 지휘봉은 깜쪽같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