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풍월 사선암 2013. 4. 17. 23:45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토박이말사전에서 어원을 찾아보면

아내는 집안에 있는 해라서

안해 란다

과연 그럴까?

 

화장실에서 큰거하고 나서

화장지 다 떨어졌을 때

화장지 달라면서

소리쳐 부를 수 있는 사람,

틀니 빼놓은 물컵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생일 선물 사줘도

눈꼽만큼도 좋아하지 않는

그냥 그런 사람.

있어도 되고

없으면 더 좋을 그런 사람인데

 

집안에 있는 해라고?

천만의 말씀!

어쩌다 젊은 시절 떠올라

이불 속에서 슬쩍 건드리면

-안 해!

하품 섞어 내뱉는 내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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