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고훈식 - 강의 침묵, 공부하기 싫은 너에게,돼지고기에 침흘리기

풍월 사선암 2013. 4. 17. 17:22

 

의 침묵 - 고훈식 / (낭송 : 고은하)

 

강가에 갈대 꽃피어 흔들린다.

햇살은 뜯긴 새털처럼 떠다니고

말없는 사나이의

흰 장갑을 바라보며 노를 저었다.

오늘도 귓속에서 엿이 녹는 소리가 났다.

 

흰 장갑이 유골 함에서 뼛가루를 꺼낸다.

갈대 꽃가루처럼

부서진 한숨처럼

가벼운 것들이 뿌려진다.

어느 사람의 흔적이

 

눈을 들어 먼 산을 쳐다보는 사나이와

닻을 내리는 나에게도 황혼은 덮쳐

출렁이는 강물이 피 빛으로 붉다

 

날이 저물고 달이 뜨면

빈 배 달그림자에 잠기고

주막집 술에 젖은 나는 허허 웃는 인생.

 

 

공부하기 싫은 너에게 - 고훈식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

그 대신 커서

공부 잘한 사람

심부름 하면서 살라

 

심부름이라도

열심히 해서

너보다 게으른 사람을

심부름 시키면서 살라.

 

 

돼지고기에 침흘리기 - 고훈식

 

윗 마을 과부집에서

돼지 잡고는

뒷다리 한쪽 삶았다면서

조와 팥 갈아준 삯도 받아가고

술도 한 잔 하러 오라는데

어찌 같이 가겠나?

 

난 아니 가겠네.

이가 아파서 고기는 씹지도 못하고

술도 삼키면 아니되니

위 아래 성한 그대만 가서

실컷 먹다 오시게나.

심술 부리며 엉뚱한 짓은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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