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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송사 MBC

풍월 사선암 2013. 3. 27. 21:58

한국의 방송사 MBC

 

공영·민영 혼합방송

 

1961년 개국한 MBC18개 지방 계열사를 통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MBC는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중간 영역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 MBC'좋은 친구 MBC'라는 슬로건을 선보이며 친근한 채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왕국'으로 홍보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대장금은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수출되어 한류의 열기를 점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MBC'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일류 공영방송'을 비전으로 갖고 해외 진출과 케이블 TV나 위성방송 등 신규 사업영역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1.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중간 영역

 

 MBC 설립자 김지태(1908~1982) 커뮤니케이션북스

 

1961122일 라디오로 개국한 문화방송은 1960년대 중반부터 텔레비전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해 196988MBC TV를 개국했다. 1961년 개국 이래 MBC18개 지방 계열사를 통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6개의 자회사를 통해 방송산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1980년 언론 통폐합 조치에 따라 경향신문과 분리되는 한편, 당시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던 지방의 21개 제휴사의 주식 51%를 인수해 계열사화했다. MBC는 지방마다 인사와 경영이 독립되어 있는 계열사 체제다.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MBC의 대주주는 방송문화진흥회로 지분의 70%를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30%는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다. 이런 지분 구성은 1980년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대기업들이 10%씩 소유하고 있던 MBC 지분을 KBS에 출연하게 해 MBC를 공영도 민영도 아닌 애매한 방송사로 만든 결과였다. 1988년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KBS가 소유하던 지분 70%가 방송문화진흥회로 이관되어 특수 공영방송이 되었다(최영묵, 2010).

 

현재 MBC는 전국 지상파 TV 채널 및 라디오 FM과 표준 FM, AM 채널 그리고 4개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개 채널은 위성으로 방송하고 있다. 2000년 인터넷 MBC(iMBC)를 설립하고, 2001년에는 MBC 플러스를 설립해 MBC sports+, MBC 드라마넷, MBC every1, MBC music 등을 운용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지상파DMB사업권을 확보했다.

 

MBC2005년 최초의 직원 출신 사장인 최문순 사장이 'one MBC Worldwide MBC'를 캐치프레이즈로 제시하면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후 직원 출신인 엄기영, 김재철 사장이 콘텐츠와 시청자 중심의 방송을 내세우면서 '콘텐츠 중심의 종합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MBC 브랜드 자문위원회 자료집, 2008).

 

MBC의 채널 이미지는 현재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중간 영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이미지 비교에서 KBS는 전통적인 공영방송으로, SBS는 전형적인 상업방송으로 각인되어 있으며, MBC는 양자의 중간 영역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됐다(MBC 사보20056월호). MBC는 양자의 중간 영역에서 가장 적절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개성과 색깔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MBC는 공영과 민영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특별히 내세울 만한 브랜드 이미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송법상 MBC는 방송목적이나 위상에서 SBS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현행 방송법에는 국가가 소유주로 되어 있는 KBS만 국가기간방송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지상파 방송사인 MBC나 상업방송인 SBS에 대해서는 아무런 별도 규정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MBC만 특별법인에 의해 설립된 방송사로 지분제한 규정에서 차별적인 특혜를 주고 있다.

 

결국 MBC는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 애매한 위상을 갖고 있다. 공적 소유의 형태이지만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MBC의 소유구조를 변화시키는 것 역시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므로 현재의 소유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현실의 규범을 인정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21세기방송통신연구소, 2012).

 

이와 관련해 MBC2012년 민영화를 포함한 소유구조 개편을 공식 검토 중에 있다. MBC는 기획국 산하의 전략기획부에서 민영화를 포함한 'MBC 거버넌스 개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소유구조 개편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기자협회보2012. 8. 22).

 

2. 친근한 채널 이미지

 

MBC2005년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좋은 친구 MBC'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생각하고 시청자의 삶 속에 파고드는 방송철학을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친근한 채널 이미지 구축을 위해 MBC'좋은 친구 MBC'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정하고, 시청자 중심의 방송, 공익을 위한 방송, 공정성과 신뢰의 방송을 하며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영원한 친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2005MBC 브로슈어참조).

 

MBC에 대해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따뜻하고 친근한 채널, 대한민국 사람들의 주류를 따라가는 방송, 믿을 수 있는 방송이라는 가장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미지는 이준웅의 연구에서 볼 수 있는데, 교차 분석을 통한 방송사의 이미지 관계를 알아본 결과 MBC'친근하다'라는, 내용이 가까워 친근한 채널로서 포지셔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스테이션 이미지는 '드라마(14.8%)', '광고가 많다(5.1%)', '상업적(3.8%)' 순으로 조사돼 MBC가 상업적이며 드라마 중심적인 방송사로 인식되고 있었다(이준웅, 1998).

 

2005MBC의 프로그램 품질평가지수(QI)에 따른 시청자 이미지 조사 결과, 남자 20~30세 집단에서는 다큐멘터리나 특별 기획 프로그램에서 다른 방송사와 차별되는 독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채널 브랜드 자산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드라마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방송'MBC라고 응답한 비율이 38.3%로 가장 높았으며, '친근하다고 느끼는 방송'MBC43.2%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신뢰가 가는 방송에서도 MBC32.3%로 가장 높았다.

 

MBC는 국내 언론사 가운데 신뢰도와 영향력 면에서 비교적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2012년 각계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MBC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4위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3위에 올랐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로는 KBS(30.1%)에 이어 한겨레(29.1%), 경향신문(19.8%)이 각각 2위와 3위에 꼽혔다. MBC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1위에 자리했지만 2012년에는 17.2%의 응답을 받는 데 그쳐 4위로 밀려났다. 또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엔 KBS56.1%1위를 차지했고 조선일보가 45.0%, MBC30.7%로 뒤를 이었다(기자협회보2012. 8. 15).

 

채널 이미지 분석 측면에서는 'MBC는 내가 보고 싶은 채널'로서 차별적인 채널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리서치가 200613세부터 69세까지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면접조사를 한 결과, 재미있는 채널은 SBS(43.8%), 내가 보고 싶은 채널은 MBC(33%), KBS1은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채널(33.8%)의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널의 개성에 대한 분석에서 MBC는 자기주장이 강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비판적, 공격적인, 전문적인 요인들이 강해 뉴스의 논조와 앵커의 이미지가 이런 채널 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 드라마 중심의 방송사

 

MBC는 친근한 채널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드라마 왕국'으로 시청자들에게 홍보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심으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한국 TV 방송사상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198010'박수칠 때 떠나라'로 첫 방송을 한 이후 200212월 종영 때까지 222개월 동안 가장 공익적이면서도 인기 있는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다.

 

1991~92년 주말연속극으로 방영됐던 사랑이 뭐길래19976월부터 중국 중앙TV(CCTV)를 통해 방영되면서 한류 열풍의 촉발제가 되었다. 사랑이 뭐길래는 첫날에만 약 1억 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히트를 기록했고, 중국 시청자의 요청으로 19987월 재방되기도 했다. 사랑이 뭐길래를 출발점으로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는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었다(정순일장한성, 2000).

 

1992년에 방영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20억 원의 제작비와 2만 명의 인력 동원으로 기존의 제작관행을 뛰어넘는 대형드라마로 호평을 받았고,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제주 4·3항쟁을 다뤄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1990년대 MBC는 <사랑이 뭐길래>, <그대 그리고 나>, <아들과 딸>, <보고 또 보고> 등 가정과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고른 사랑을 받아왔었다.

 

MBC는 또한 역사를 재해석한 사극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드라마를 제작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4년에 방영된 대장금은 홍콩, 대만 등에 수출되어 겨울연가이후 한류의 열기를 다시 점화하는 계기가 되었다(윤호진, 2005). 대장금TV드라마로 시작해 2005170만 달러 수출실적을 기록했고, 2011년 누적 수출 실적만 해도 500만 달러를 넘었다. 그동안 아시아 20여 개국(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유럽, 미국 등에 수출했다. 2004년에는 대만 드라마 시청률 1위와 2005년 초 홍콩 TVB 방영 47%라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드라마에 이어 소설, 게임(절대미각), 만화애니메이션 '장금의 꿈',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보급했다.

 

대장금이후 특별한 히트작이 없다가 최근 들어 주몽(2006), (2006), 동이(2010), 내이름은 김삼순(2005), 하얀거탑(2007),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에덴의 동쪽(2008~2009), 내조의 여왕(2009), 해를 품은 달(2012) 등으로 다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7년에는 제작비 430억 원을 들여 광개토대왕의 인생역정을 다룬 배용준 주연의 판타지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MBC는 다큐멘터리로 아마존의 눈물이나 북극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 〈남극의 눈물'눈물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시청자의 수요에 부응하고, 제작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2009년에 방송된 아마존의 눈물은 다큐멘터리로는 사상 최고인 25%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TV에서 방송하지 않은 장면을 담아 20103월 극장판으로 개봉해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2011년 방영된 남극의 눈물은 아기 펭귄의 성장과정을 이야기로 꾸민 3D 극장판 황제펭귄 펭이와 솜이를 만들어 20128월에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MBC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장르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1970년 초 MBC는 앵커시스템을 도입한 뉴스 데스크를 처음으로 선보여 TV뉴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뉴스 데스크는 중간에 타이틀이 변경되기도 했지만, 이득렬, 엄기영 등 개성 있는 앵커맨을 기용해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며 9시 종합뉴스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뉴스 이미지 평가에서 보도자세가 '공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시청률 경쟁에서도 2005년 이후 KBS19시 뉴스보다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뉴스의 주 시청층인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MBC 뉴스가 가치 편향적이거나 자사 입장을 수용하는 논조로 공정성과 중립성 면에서 KBS1 뉴스보다 약세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더욱이 2012년 장기파업의 여파로 MBC 뉴스 데스크의 평일 평균시청률은 KBS 뉴스910%포인트 가량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시청률 하락은 연성화된 아이템과 무리한 전달방식 등으로 고정 시청자들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4. 해외 진출과 채널 브랜드 확장

 

MBC는 다른 지상파와 함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MBC'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일류 공영방송'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콘텐츠 사업 기능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통합했으며, 전통적인 프로그램 수출 전략과 채널 진출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채널 진출은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이집트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직 채널이 본격으로 운영되는 곳은 없으며, 면허를 기다리거나 행정소송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신문과 방송2010).

 

MBC 자체도 방송의 국제 교류는 보통 수준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2008년 경영평가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일본 시장의 선전을 제외하면 전반적 성과가 부진해 한류를 이어 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는 중국 정부의 한류 규제, 베이징올림픽으로 인한 드라마 편성 감소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방송문화진흥회, 2009).

 

MBC2008년도 프로그램 수출은 전년도에 비해 소폭 증가한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은 줄었지만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홍콩, CIS(독립국가연합) 등지의 수출은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프로그램 다각화의 측면에서 볼 수 있다.

 

MBC는 다른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케이블 TV나 위성방송 등 신규 사업영역 진출 시 채널 브랜드 확장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MBC 다채널 사업을 위해 MBC 플러스 미디어라는 법인을 설립해 MBC 드라마넷, MBC 뮤직, MBC 에브리원, MBC 라이프, MBC 스포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채널 브랜드 확장 전략은 국내외적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케이블과 위성방송 진출 시에 자주 이용되고 있는 전략으로 시장 진입 면에서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정현, 2003).

 

MBC는 이같이 해외 진출과 브랜드 확장 전략에 적극적이었지만 2012170일 동안의 장기파업으로 노사 양측 모두 타격을 받았다. MBC노조는 2012130일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후 2012718일 노조원들이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최장기 파업으로 199250일간 파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MBC는 파업 이후 징계 조치에 대한 반발, 대체 인력과 갈등, 뉴스 보도의 공정성 문제 등으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