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의 쉼터/MBC사우회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풍월 사선암 2011. 11. 22. 00:46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중국에서 부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상해? 아닙니다.

고층 빌딩이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북경? 아닙니다.

 

중국 IT 산업 생산의 70퍼센트를 생산하면서, 북경은 물론 상해를 경제적으로 압도한 도시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월급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深圳(심천)입니다.

 

중국의 남쪽에 있는 홍콩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심천입니다.

30년 전에는 인구 3만에 불과했던 허허벌판이, 5백만이나 되는 대도시가 됐습니다.

 

 

그런데 길거리나 시장이나 공원에서도 노인은 별로 보이지 않고, 젊은이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도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도시로서 평균연령은 27.그중에서도 여자가 훨씬 많은 도시랍니다.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17 즉 남자보다 여자가 7배 많다는 얘깁니다. 그만큼 여자를 필요로 하는 직장이 많다는 뜻입니다.

 

심천은 이제 관광객으로 가득 찬 도시가 됐습니다. 그래서 대형 歌舞 쇼가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데, 공연장마다 가득가득 찬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歌舞쇼라든지 중국 소수민족 의상공연은 그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공연에 등장하는 사람 수가 무려 500명.

 

 

 

하늘에서 폭포가 쏟아지고, 땅이 갈라지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무대설치에 드는 비용도 500억이 보통입니다. 웅대한 스케일, 내용의 다양성과 색채의 화려함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연에 나오는 출연자들은 175센티가 넘는 늘씬한 여성들로서 모두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온화한 날씨, 길거리마다 화려한 꽃과 싱싱한 아열대 나무로 가득 찬 곳, 그래서 관광객이 물밀 듯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30, 40층짜리 고층 호텔이 계속 신축중입니다.

 

낡은 집도 없고, 좁은 도로가 전혀 없는 도시. 중국에서 외제차가 가장 많은 곳, 심천. 해마다 등소평에게 감사의 를 지내고 있습니다. ? 너도나도 大富者로 만들어준 것을 감사하는 뜻이랍니다.

 

등소평은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시도하면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

 

그러면서 1979년 심천을 맨 처음 경제특구로 지정했는데, 경제특별지구 선언 30년 만에 중국 최고 번영의 도시가 된 것입니다. 天地開闢上海가 아니라 深圳입니다.

 

- 청오 유희근 -

 

 

[경제|사회주의 도전과 자본주의 응전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선부론(先富論)’

 

 

 

 

고양이 빛깔이 어떻든 쥐만 잘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덩샤오핑은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라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이 없다며 흑묘백묘론을 주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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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뚱(毛澤東)에 이어 중국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덩샤오핑(鄧小平)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창했습니다. 이는 고양이 빛깔이 어떻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되듯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뜻으로 중국의 경제체제 변화를 암시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덩샤오핑은 중국식의 시장경제를 이끌며 개혁, 개방에 입각한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뤄냈지요.

 

덩샤오핑은 한발 더 나아가 선부론(先富論)’을 내세우며 부유해질 수 있는 사람부터 부유해져야 한다는 논리도 덧붙였는데요, 이는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체제 근간을 뒤흔들만한 일이었습니다. 사유재산제를 부정하면서 인민 모두의 결과적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체제와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자신들의 체제를 전면 부인했다고 보는 것은 곤란합니다. 여전히 중국은 공산당에 의한 중앙집권적 국가구조를 고수하고 있고, 현실과는 다르게 사회주의에 입각한 헌법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근래에 들어 재화의 소유관계를 규정하는 물권법을 개정해 생산수단의 사유를 일정부분 공식화하기도 했습니다만, 여전히 그들은 사회주의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지입니다. 토지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는 우리와는 달리 중국은 전민소유집체소유등의 방식으로 토지를 국공유화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민소유에 해당하는 도시의 토지를 민간에게 일정기간 대여하고 있는데, 그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칫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재산이 많지 않은 서민들의 고민이 매우 심각한 실정이라는데, 사실상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도 예전의 사회주의 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 경제체제의 이중성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대목입니다.

 

20110630일 /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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