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세월이 가는 소리 - 오광수

풍월 사선암 2011. 11. 3. 23:23

 

세월이 가는 소리 - 오광수

 

싱싱한 한 마리 고래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 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 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사랑에 못 박히는 것조차 바람결에 맡길 수 있을까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레일이 덜컹 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 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 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첨부이미지

'행복의 정원 > 애송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연가 - 신달자  (0) 2011.11.27
가을 想念 /下心   (0) 2011.11.24
어머니와 자식은 - 금은비/김정란   (0) 2011.10.30
삶 - 금은비 /김정란   (0) 2011.10.30
10월 / 김은희  (0) 201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