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 김은희
그 가을의 강둑엔 은빛 물비늘 반짝이고 작은 물새 한마리 포르르 기척을 내며 새털 구름처럼 드높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갈대숲은 쏴아아 바람에 몸을 부비며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수근대는데 잡으려 잡으려 해도 바람은, 움켜쥔 손아귀를 용케도 빠져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포플러 나뭇잎들 오후의 햇살에 금빛으로 파르르 속살대는 그늘 아래 우리는 흔한 일상의 대화로, 발그스레 물든 마음 애써 감추고 10월의, 그 눈부신 10월의 길을 마냥 걷고 또 걸었다
붙잡으려 할수록 빠른 속도로 달음질치는 시간
물빛 하늘 가득 고인 맑은 눈에 포옥 잠겨 10월, 가슴 터지게 붉은 가을 속으로 걸어들어가 꼭꼭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 몸서리치도록 황홀한 계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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