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하늘을 보는 이치 - 박재삼

풍월 사선암 2011. 2. 16. 11:29

 

하늘을 보는 이치 - 박재삼

 

새는 하늘을

무한정 날 것 같지만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게.

어딘가까지 에만 가서

결국 죽지가 처지고 만다네.

 

사람은 하늘을 날 수가 없어

새보다도 못한 것 같지만,

그러나 더 오래 살아

누워서도 하늘에 구름이 떠도는 것을

멀찌기 바라볼 수가 있는

이것만 해도 복된 일이네.

다만 뜻을 그윽하게 새기는

살아 있는 이 한때를

넉넉하게 보내세.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시인 박재삼)

1933 일본 동경 출생 / 고려대 중퇴

1953 <<문예>>에 시조 '강물에서' 추천

1955 <<현대문학>>에 시 '정적''섭리'로 추천 완료

1956 2회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

1997년 작고

25여년 간 바둑 관전평을 집필, 박 국수(國手)로 잘 알려져 있음

시집 (가을바다)(슬픔과 허무의 바다) 수필집 (시 쓰듯 연애 하듯)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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