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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생활습관이 낳은 몹쓸 병, 비만과 대사증후군

풍월 사선암 2010. 9. 15. 09:33

나쁜 생활습관이 낳은 몹쓸 병, 비만과 대사증후군

 

잦은 회식으로 인한 과식, 거의 매일 먹는 야식, 불규칙한 식사 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까지.비만과 대사증후군으로 가는 최단 코스다. 이러한 원인들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행복하지 않은 노후를 예약하는 것과 같다.

   

 

“복부비만이 심하시네요. 특히 내장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를 보니 혈당이 당뇨 진단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보다 높게 나왔네요. 그리고 고지혈증, 그러니까 콜레스테롤도 높은 편입니다. 간수치도 높으신데다가 초음파를 보니 지방간도 있으시네요. 체중 조절하시고 운동하셔야겠어요.” 직장인 김인환 씨(가명, 46세)는 당황하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말씀하시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씀 같은데, 저는 평소에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김 씨에게는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비만은 대사증후군으로 가는 최단 코스

 

고등학교 때까지 김 씨는 약간 마른 체형이었다. 운동을 좋아해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나 농구를 즐기곤 했다. 대학에 들어간 뒤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살이 좀 찌니까 오히려 보기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여전히 운동을 즐겨했기에 잔병치레 한 번 하지 않는 이른바 ‘건강 체질’이라고 자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건실한 중소기업에 취직했으며 자연스레 결혼도 했다. 30대 중반에 직장에서 최연소 과장으로 승진했고, 그 사이 귀여운 딸도 태어났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잦은 회식과 야근에 이은 야식을 거의 매일 되풀이했다. 식사 시간은 불규칙해졌으며 라면이나 햄버거 등 인스턴트 식품 섭취도 급격히 늘어났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해서 운동량은 거의 없고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했다. 회식이 없어 일찍 들어오는 날은 집에서 TV를 보며 자기 전에 맥주와 배달음식을 먹는 것이 인생의 낙이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담배를 매일 한 갑씩 피웠으며 주말에는 하루 종일 침대와 소파에서 뒹굴었다. 30대 후반이 되자 배가 나오면서 허리둘레가 날로 늘어났고 살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40대가 지나고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골프는 적성에 맞지 않아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이 지속되었고, 만성적인 피로 속에서 술?담배는 여전히 즐겼다.

 

김 씨의 이야기에 독자들 중에는 “내 이야기네!” 하며 뜨끔하신 분들도 있으리라. 이런 생활 유형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김 씨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현재 김 씨의 몸 상태는 비만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대사증후군’ 상태다. 대사증후군이란 무엇일까? 어떤 이유로 생기며,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건강을 자부하던 김 씨는 무엇 때문에 대사증후군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을까? 문제는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시작되었다. 잦은 회식으로 인한 과식, 거의 매일 먹는 야식과 불규칙한 식사 습관, 운동 부족, 거기에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까지. 김 씨는 비만으로 가는 최단 코스를 기가 막히게 찾아간 것이다. 지금 열거한 이러한 생활습관들이 비만의 원인이자 대사증후군의 원인이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및 이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장기 및 조직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이 중심이 되어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여러 대사 이상과 임상 양상을 모두 포괄해 한 가지 질환군으로 개념화한 것이다.

 

생활습관병, 우습게 보지 말자

 

좀 어렵다면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 항목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미국 국립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이 제시한 진단기준 항목을 보면 복부비만, 중성지방과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 공복혈당, 혈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구성 항목 중 3개 이상의 수치가 정상에서 벗어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대사증후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 성인병이라 칭하던 이른바 생활습관병의 대표격인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비만, 특히 복부비만이 대사증후군을 일으키고 나아가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 비만이 치료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암울한 결과에 봉착할 수밖에없다. 그렇다면 김 씨가 잘못된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살 경우를 가정해보자.

 

김 씨는 건강검진 후 며칠 헬스클럽에도 나가고 술도 줄이는 등 건강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하지만 다시 회식, 야근 등 흘러가는 일상에 젖었고 건강검진 때 들은 의사의 경고도 점차 잊어갔다.

 

과식 및 운동 부족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 50대가 되었고 51세 때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을 진단받았다. 당뇨병 진단 후 당뇨약을 복용했지만 여전히 술과 담배를 즐겼고 운동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식사 조절 역시 하지 않았다.

 

55세에 심근경색으로 처음 쓰러졌다. 회식 후 노래방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갔고, 응급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받았다. 그후 10가지가 넘는 약을 끼고 살아야 했다. 체중을 줄이라고 의사가 권고했지만 김 씨는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시야가 흐릿해져 제대로 볼 수 없었고 58세에 두 번째 심근경색으로 다시 응급실로 실려왔는데, 이번에는 관상동맥 우회로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때부터 김 씨는 하루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고 회사도 그만둬야 했다. 60세에는 이전부터 진행된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가 한계에 이르러 의사는 투석을 권유했고 61세부터 매주 3회 혈액 투석을 시작했다. 손발 역시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하루 종일 저리고 따끔거려 견딜 수 없었고 발바닥은 아예 감각이 없었다. 이제는 앉아 있는 시간보다 누워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우울증까지 동반된 비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너무 비관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며 수많은 환자에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복부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은 필연적이며 최악의 경우 이와 같은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된다.

 


 

 

적절한 운동과 식사에 해답 있다

 

그렇다면 비만, 나아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절한 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정신적?육체적 환경을 잘 조절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운동! 운동을 생활화하고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것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비만한 사람이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면 신체의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이와 동반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하루 30분 정도 걷기(1주에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나 가벼운 조깅은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혈압 개선과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당뇨병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허리둘레를 줄이면 내장비만의 위험도 감소하고 이에 따라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바른 식사 습관을 들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과식은 하지 않도록 한다.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칼로리 중 5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고, 탄수화물은 단순 다당류의 탄수화물보다는 정제하지 않은 곡류로 만든 빵이나 제품, 현미가 좋으며, 설탕은 정제하지 않은 것이 좋다. 물론 규칙적인 운동이 병행돼야 한다. 하나 더,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비결은 간단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진리는 단순하고 쉬운 법! 적절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지금부터 당장 생활습관을 바꾸어 행복하고 안락한 노후를 예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