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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질환

풍월 사선암 2010. 9. 15. 00:27

40대 이후 '삶의 질' 떨어뜨리는 전립선 질환… 머뭇거리다 병 키운다

 

나도 시원하게볼일 보고 싶다… 40代부터 전립선비대증… 50代 이후 전립선암 주의

서구식 생활 습관과 연관… 초기 발견하면 치료 쉬워

 

전립선 질환은 남성의 '숙명(宿命)'이다. 젊은 시절(전립선염)부터 중·장년층(전립선비대증)을 거쳐 노년층(전립선암)에 이르기까지 평생 남성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과 괴로움을 안겨 준다.

 

전립선염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병이다.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뉘는데,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데다 분명한 완치법도 없는 비세균성이 훨씬 많으며 흔히 만성으로 이어진다.

 

대표적 증상인 골반 통증 때문에 환자의 70%가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는 조사가 있을 만큼 정신적 고통이 심한 질병이다.

 

40대 후반에 들어서면 전립선비대증이 문제를 일으킨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 현상의 하나이며 육류 위주의 고지방식 등이 악화 요인이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모른다.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생기는 요점적(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현상) 빈뇨 야간뇨 잔뇨감 등의 전립선 비대증 증상은 40대 남성의 40%, 50대의 50%, 60대의 60%가 가지고 있다고 추정될 만큼 중년 이후 남성을 괴롭힌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받는 남성은 많지 않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요점적이 생겨 소변을 본 뒤 소변 방울이 떨어져 팬티나 바지를 적시면 냄새가 고약하다. 매일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냄새를 풍길 때마다 자존감(自存感)에 상처를 입는다. 따라서 환자들은 온열 요법 등 온갖 치료법을 찾아 전전하며, 건강기능식품이나 근거가 미약한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50대 이후에는 전립선암을 걱정해야 한다. 전립선암은 평균 수명 연장과 함께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전립선암으로 진료받은 환자(2만495명)는 2002년(4843명)보다 4.2배 늘었다. 2001년~2008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증가율은 모든 암 중 1위였고, 치료비도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800억원으로 폭증했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만 발견하면 암 자체는 치료하기 쉽고 완치율이 높다. 그러나 '비뇨기과=성병'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한국 남성들은 비뇨기과 검진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율이 서양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미국 등보다 악성도가 높아 예후가 나쁘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82.4%로, 미국보다 17.3% 캐나다보다 12% 낮다. 또, 암을 찾아내 수술해도 요실금과 발기력 감퇴라는 부작용이 거의 대부분 나타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100% 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전립선을 잘 '관리'하면 전립선 질환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 예컨데 전립선암 발병률은 우리나라에 사는 한국인보다 재미교포가 훨씬 높다. 차이의 원인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생활이 전립선암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도 신체 활동이 많고 채식을 위주로 하는 인구 집단에서는 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어느 질환보다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볼 수 있다. 의사들은 50세 이후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PSA(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받으면 평생 전립선이 말썽부리지 않도록 다루면서 원활한 배뇨와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립선이란… 밤톨 모양 스펀지 조직… 남성 성기능의 핵심

 

전립선(前立腺)은 남자에게만 있는 기관이다. 방광 바로 앞 부분과 요도괄약근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밤톨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긴 기관으로, 손가락에 낀 반지처럼 상부 요도를 감싸고 있다. 무게는 성인을 기준으로 20g 정도다.

 

현미경으로 보면 작은 샘 조직이 벌집처럼 모여 있는 스펀지 같은 형태인데 이 샘에서 전립선액을 생산한다.

 

전립선 양쪽에는 발기를 관장하는 성(性) 신경과 혈관이 다발을 이뤄 지나가고 있다. 전립선암 수술로 전립선을 제거할 때 이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술 후 대부분 발기부전이 나타난다.

 

전립선은 남성의 성기능에 핵심 역할을 한다. 전립선에 있는 근육은 남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 수축해 정액을 몸 바깥으로 쏘아 준다. 전립선액은 요도 밖으로 나온 정액이 굳지 않고 액체 상태를 유지하게 하며,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정자가 여성의 질(膣)에 들어갔을 때 질 내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전립선은 이러한 전립선액을 내보내기 위해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며, 수많은 미세한 관으로 요도와 연결돼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생겨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전립선은 성기와 고환 등 밖으로 노출돼 있는 다른 성 기관과 달리 골반 속 깊이 숨어 있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등 질병이 생겨도 일찍 알아채기 힘들다.

 

전립선암 원인·증상·치료법

서구식 식생활이 증가 원인… 로봇수술하면 성기능 보존

 

원인과 증상

 

전립선암의 발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위험 인자는 연령이다. 전립선암은 40세 이하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병하며, 50세 이후 나이에 비례해서 급증한다. 서구식 식습관도 발병과 관련이 있다. 육류에 들어 있는 동물성 지방은 성호르몬의 분비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초기 전립선암은 요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잘 생기므로 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암 덩어리가 점점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서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전립선암이 더 진행돼 말기에 가까워지면 의자에 앉을 때 뼈가 울리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요도나 방광으로 암세포가 침범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암 수술은 환자의 병기(病期)와 몸 상태에 따라 최적의 수술법이 달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수술법을 찾아야 한다. HIFU /삼성서울병원·한양대병원·분당차병원 제공

 

전립선암 치료 원칙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 "순한 암이니 천천히 수술 받아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립선암도 가급적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 적기는 조직검사를 받고 난 6주 후다. 조직검사 후 전립선 주변에 생긴 혈종이 없어지거나 주변 장기와의 협착이 풀리기 위해서는 6주 정도가 소요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악성도가 낮은 초기암이라면 '6주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1~2개월만에 조직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으므로 2주에 한번씩 조직의 경과를 관찰하면서 그 이후 수술을 받아도 된다.

 

"전립선암은 수술 않고 내버려둬도 제 수명만큼 살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사실이다. 실제로 10년 전만 해도 전립선암 발병 연령이 65세 이상이면 적극적으로 수술하지 않았다. 암이 악화돼 사망하는 시점이 노화나 다른 질병으로 사망하는 시점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요즘은 수술의 기준 연령이 75세로 크게 높아졌다. 전립선암 전문의들은 "요즘은 80세, 85세 이상이라도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이 없어서 10년 이상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로봇수술./삼성서울병원·한양대병원·분당차병원 제공

 

어떤 수술법이 좋나?

 

전립선암 수술법은 개복수술, 복강경을 사용하는 수술, 다빈치 로봇을 사용하는 수술 등 세가지다.

 

비용 걱정만 없다면 로봇수술이 환자에게 가장 좋다. 수술 과정에서의 출혈이나 감염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성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에도 성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용은 개복수술의 5~7배 수준이다. 기대 여명의 연장으로 노년기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성 신경을 보존하는 로봇수술이 인기다.

 

그러나 환자가 성 기능 보존에 크게 관심이 없고,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면 굳이 로봇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또한 비만이어서 지방층이 두껍거나 골반이 좁은 사람은 로봇 팔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다른 사람보다 좁으므로 로봇수술보다 개복수술이 좋을 수 있다. 또 이전에 전립선 부위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수술 부위의 협착이 있거나 출혈이 생기는 등 수술 과정에서 예기치 않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개복수술이 더 나을 수 있다.

 

◀ 브래키세라피. /삼성서울병원·한양대병원·분당차병원 제공

 

수술 이외의 최신 치료법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 등으로 전신마취 수술이 곤란한 사람은 방사선을 쪼아 암세포를 죽이는 등의 비절제술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20~30%가 이런 경우다.

 

비절제술은 수술에 비해 치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료 효과도 덜 하지만 최근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이나 '방사성 동위원소 삽입술(브래키세라피)'과 같은 최신 기술들이 도입돼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다.

 

HIFU는 고강도 초음파로 전립선에 고열을 가해 암세포를 없애며, 브래키세라피는 전립선에 골고루 방사성 동위원소를 심어 약 1년에 걸쳐 서서히 암 세포를 죽인다. HIFU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개복수술과 비슷한 치료 효과가 있으며, 브래키세라피는 전립선에 집중되는 방사선 양이 기존 방사선 치료의 2배 이상이어서 효과가 뛰어나다.

 

둘 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로봇수술보다는 저렴하다.

 

국내 전립선암 명의는?

(가나다 순)

 

김청수(서울아산병원)=전립선암 개복수술을 가장 많이 한 사람 중 하나다. 2007년부터는 병원 내 다빈치로봇수술센터 소장을 맡아 3년만에 700여건의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김현회(서울대병원)=복강경수술을 국내에 확산시켰다. 전립선암 수술 환자 2600여명의 5년 생존율은 96.6%로 국내 평균 82.4%보다 높다.

 

나군호(세브란스병원)=2005년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시행했으며, 최근 로봇수술 850건을 돌파했다. 국내 최다기록이다. 세브란스병원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로봇수술교육센터를 유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박동수(분당차병원)=주사기로 전립선 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해 서서히 암세포를 죽이는 '브래키세라피'를 도입했다. 경요도 전립선절제술의 단점을 보완한 단일구멍 전립선 적출술을 40건 이상 성공했다.

 

이강현(국립암센터)=개복수술 전문가다. 지난 3월, 전립선암 환자의 혈액에 전립선줄기세포 항원이 있으면 전립선암이 잘 재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고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상은(분당서울대병원)=1990년대 PSA 검사법을 국내에 들여왔으며 최근 개복수술 1000건을 달성했다.

 

정병하(강남세브란스병원)=로봇수술이 국내에 도입되기 이전인 2004년 요실금, 발기부전 등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시 음경신경을 보존하는 '신경보존 근치적 전립선 적출 수술법'을 들여왔다.

 

천준(고대안암병원)=간암 등에 쓰이던 냉동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 수술에 도입했으며, 로봇수술 시 수혈이 필요 없는 무혈수술을 한다. 전립선암·전립선비대증의 유전자 치료법 미국 특허 4개가 있다.

 

최영득(세브란스병원)=고난이도 로봇수술의 대가다.

 

최한용(삼성서울병원)=복부 대신 고환과 항문사이를 절개해 암을 제거하는 근치적 회음부 전립선적출술(RPP)을 국내에 도입했다. 2004년에는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을 도입했다.

 

황태곤(서울성모병원)=전립선암 복강경 수술 권위자다. 2006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전립선암 수술 100건을 돌파했다.

 

그밖에 영남권에선 정문기 양산부산대병원 교수와 정재일 부산백병원 교수가, 호남권에선 김형진 전북대병원 교수와 류수방 전남대병원 교수가, 충청권에선 김원재 충북대병원 교수와 설종구 충남대병원 교수가, 경기강원권에선 송재만 원주기독병원 교수와 김세중 아주대병원 교수가 전립선암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

 

전립선암 예방하려면

토마토 케첩·생마늘 먹고 비대증 치료제 복용하라

 

전립선암 발병과 관련되는 두가지 요인은 노화와 식습관이다.

노화는 사람 힘으로 막을 수 없으므로 사실상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채소는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있는데 특히 토마토, 마늘, 녹차는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잘 증명돼 있다.

 

첫째,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가장 높은 것은 토마토다. 토마토 속 '라이코펜' 성분이 암을 예방하는데, 라이코펜은 날 것일 때보다 조리할 때, 특히 기름과 함께 조리할 때 흡수율이 높아진다. 미국인은 라이코펜의 약 80%를 스파게티나 피자 등으로 섭취하지만 한국인은 토마토를 조리해 먹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라이코펜 함량이 높은 케첩으로 먹거나 올리브유 등 기름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100g당 라이코펜 함량은 토마토 케첩 20㎎, 토마토주스 9.3㎎, 토마토 3.0㎎이다. 암 예방 효과를 보려면 라이코펜을 하루 15~30㎎ 섭취해야 하므로 토마토 케첩은 6큰술(90g), 토마토 주스는 한컵(200g), 토마토는 2~3개(500~750g)를 먹어야 한다.

 

둘째, 마늘은 가급적 생것으로 먹는 것이 좋다. 마늘의 매운 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전립선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고 암세포 크기를 줄여 전립선암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알리신은 30분 이상 가열하면 90% 가량 파괴되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생마늘 2~3쪽(마늘 6~9g)을 먹어야 하며 삶거나 굽는다면 20~30개를 먹어야 한다.

 

셋째, 녹차는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전립선암 세포의 밥줄인 신생혈관의 생성을 차단해서 전립선암을 예방한다. 카테킨 200~500㎎을 섭취해야 예방효과가 나타나므로 녹차를 하루에 최소 5~10잔 마셔야 한다.

 

한편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전립선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성분 중 하나는 '두타스테리드'인데, 이는 체내에서 남성호르몬이 강력한 호르몬인 DHT로 변하는 것을 막아 전립선 조직이 커지지 않도록 막아준다. 미국 워싱턴대병원 비뇨기과 연구팀은 전립선암 역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증상이 심해지므로 이 성분이 전립선암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두타스테리드가 전립선암 발병률을 22.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태 한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이 약은 전문의 처방을 받아야 복용할 수 있으며, 예방을 위해 이 약을 복용하려면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원인·증상·치료법

빈뇨·잔뇨감… "나이 탓" 방치하면 요도 폐쇄될 수도

 

상당수 중장년층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이 생겨도 대수롭잖게 여기고 치료를 미루다가 병세를 악화시킨다.

 

배뇨 장애 때문에 일상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도 "나이 탓이겠지…"하며 미루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왜 미루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전립선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전립선비대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노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왜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커지는지 분명한 이유는 모른다.

 

야채를 덜 먹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집단에서 더 많이 발병하고, 비만 흡연 대사증후군 등은 증상을 빨리 진행시킨다는 국내외 조사 결과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 크기에 따라 약물 레이저치료 수술 등으로 치료하면 배뇨 장애가 해결된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소변을 본 뒤 오줌 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요점적, 소변을 다 보지 않은 것 같은 잔뇨감, 밤에 소변이 마려워 자다 깨는 야뇨, 2시간도 안 돼서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빈뇨 등 7가지가 주요 증상이다〈표 참조〉. 요도 주위 근육이 느슨해지거나 방광의 탄력성이 떨어진 경우에는 전립선비대증이 없더라도 요점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진단법

 

우선 국제전립선증상 점수표(IPSS)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비대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의사가 항문에 검지손가락을 넣어 살펴보는 직장수지검사를 받아서 확진한다. 이 외에 직장을 통한 전립선 초음파 검사, PSA(전립선특이항원)검사, 요속검사 등으로 증상의 정도나 전립선암 여부 등을 검사한다.

 

단계별 치료법

 

◆전립선이 호두 크기(20g)일 때

 

이 시기엔 자기 전 40~43도의 물에 좌욕을 하는 온열요법이 도움이 된다. 항문이 따뜻해지면 항문 뒤쪽에 있는 전립선으로 피가 몰려 개운한 느낌이 들고 전립선비대증 약의 약효도 높일 수 있다. 43~45도의 새끼손가락 크기 금·은 막대를 하루 2회 20분씩 항문에 삽입하는 온열치료기가 시판 중인데 기본적으로 비슷한 원리다. 그러나 전립선 조직을 축소하려면 60도 이상의 열이 필요하므로 온열치료기로 근본 치료까지 기대할 수는 없다.

 

◆전립선이 통통한 호두 크기(20~30g)일 때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DHT(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을 막는 약과 교감신경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 두 가지를 사용한다. DHT 억제제를 6개월 복용하면 전립선 크기가 15~25% 줄어든다.

 

교감신경 차단제를 복용하면 전립선과 방광 입구로 가는 혈관이 확장돼 소변길도 함께 넓어진다. DHT억제제보다 효과가 빨라 2~3일 내에 30~50% 증상이 좋아진다. 그러나 전립선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투약을 중지하면 증상이 재발한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어지럼증 두통 등 부작용이 심하므로 아침에는 혈압약을, 저녁에는 전립선약을 먹는 등 복용 시간을 달리 해야한다.

 

◆전립선이 호두 2~3알 크기(40~60g)일 때

 

약이 듣지 않거나 비대증이 심해 요로감염, 방광결석 등 다른 병까지 생기면 레이저 치료를 한다.

 

요도를 통해 레이저를 넣어 호두를 까듯 전립선 표피는 그대로 두고 그 안에 커진 부위만 살짝 도려내는 원리다.

 

비용이 수술보다 비싸지만 출혈과 통증이 적어 시술 다음날 퇴원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레이저 치료(KTP)의 단점을 보완한 홀렙과 HPS라는 새 치료법이 나왔다. 모두 요도 안으로 레이저 기구와 내시경을 넣는 방법인데, 홀렙은 내시경으로 전립선을 도려낸 뒤 커진 전립선을 방광으로 밀어넣어 칼로 전립선을 분쇄하면서 순간적으로 흡입기로 빨아내는 것이다. HPS는 전립선을 레이저로 수십번 찔러 기체로 만든 다음 몸 안에서 서서히 녹이는 것이다.

 

기존 레이저 치료는 전립선이 80g이상일 때는 쓸 수 없었지만 홀렙은 전립선 크기와 무관하게 쓸 수 있다. HPS는 레이저 기구가 전립선과 3㎜정도까지 떨어져도 되므로(기존 0.5㎜) 시야 확보가 가능해 아주 작은 크기의 전립선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전립선이 호두 3~5알 크기(60~100g 이상)일 때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 도구를 넣어 전립선을 긁어내는 '경요도절제술'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전립선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지만 수술 과정에서 요도가 손상돼 수술로 생긴 흉터로 요도가 다시 막힐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일구멍 전립선 적출술이 도입됐다. 배꼽과 치골 사이를 2~3㎝ 절개한 뒤 내시경과 수술 도구를 넣어 방광쪽으로 튀어나온 전립선을 칼로 살짝 도려낸 뒤 손으로 뜯어낸다. 요도로 수술 도구를 넣지 않으므로 요도에 상처가 생기지 않고 전립선을 부수거나 기화시키지 않고 통째로 꺼내기 때문에 크기가 큰 전립선도 1~2시간 내에 제거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효과 있나

"쏘팔메토 효과 없다" 연구 결과 잇따라

 

북미 지역의 톱니 모양 야자수에 있는 '쏘팔메토' 성분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이 성분이 전립선비대증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권위 있는 최초의 연구는 2003년 영국비뇨기과학 저널에 발표됐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하루 320㎎씩 12주 동안 쏘팔메토를 먹게 했는데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다. 2006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에는 1년간 쏘팔메토 성분을 중증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먹였지만 먹지 않은 사람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천준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식물이 주 원료라서 부작용은 없지만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쏘팔메토 성분 제조업체는 "전립선비대증 환자 100여명과 정상인 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임상시험에서 쏘팔메토 복용자의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의미 있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NCI는 남성 3만5000명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셀레늄과 비타민E가 발병 억제 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

 

치료제의 부가 효과

머리카락 나고 발기능력 좋아지기도

 

◀ 발모효과가 있는 전립선비대증 약은 프 로스카 등이 대표적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복용하면 머리카락이 나거나 발기력이 향상되는 등 뜻하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DHT를 억제하는 치료제는 성기능 감퇴를 초래할 수 있지만 대신 남성의 고민인 탈모를 예방하고 힘없는 머리카락을 튼튼하게 한다.

 

DHT가 많으면 전립선이 비대해지고 탈모가 촉진되는데 이를 억제하면 전립선 크기가 줄어들면서 머리카락도 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감신경의 작용을 막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발기력을 좋게 한다. 이 약을 복용하면 전립선으로 가는 혈관이 넓어지므로 전립선과 방광 입구의 근육이 느슨해져 소변을 편하게 볼 수 있는데, 이때 음경 주위 근육도 함께 느슨해져 발기부전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사정액이 방광에 거꾸로 섞여 나오는 '역행사정'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사정을 할 때 요도의 앞은 활짝 열리고 뒤는 닫혀야 하는데, 교감신경 차단제를 복용하면 뒤쪽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에는 해가 되지 않으며 방광내 정액은 성관계 후 첫 소변을 볼 때 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