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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를 극복하자

풍월 사선암 2010. 9. 15. 08:45

'잠 못 이루는 중년'… 병원 찾는 40~50代 수면장애, 4~5배 폭증

 

생체시계 조절하는 '시상하부' 노화수면각성 리듬 젊을 때와 달라져

 

모처럼 일찍 퇴근해 TV 앞에 앉으면 천근 추의 무게로 졸음이 온몸을 짓누른다. 깜빡 졸다 깨어나서 눈을 비비며 침실로 들어가지만 그러면 거짓말처럼 잠이 달아난다. 갑자기 회사 일이 생각나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낮에 우연히 들은 노래 가사가 계속 머리 속을 맴돌기도 한다. 양 한 마리부터 세어 보고, 거실에 나가 TV나 책을 보며 잠을 청하지만 오늘도 잠 잘 자기는 그른 것 같다.

 

◀ 나이가 들면서 겪는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면역력이 약화되고 노화 현상이 빨라진다. 수면장애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므로 자신의 잠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수면장애 실태

 

불면증·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로 2008년 1년간 병원을 찾아 진찰 받은 50대는 4만2651명으로 2001년(8756명)보다 4.8배 늘었다. 40대와 60대는 각각 4배, 70대 이상은 5배 늘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또 성빈센트병원이 지난해 23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64세 중 "잠이 들어도 자주 깨서 제대로 못 잔다"는 사람은 11.9%로 35~44세(5.5%)의 2배 이상이었다.

 

박상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경제난 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환경 때문에 수면장애 자체가 늘기도 했지만, 40대 이상이 갈수록 수면장애를 삶의 질을 훼손하는 고통스런 질병으로 여기기 때문에 진료받으러 오는 환자가 폭증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중장년층이 수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렇게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중장년층은 여름철 열대야가 찾아오면 불면의 고통이 가중된다.

 

원인1: 뇌의 노화

 

스트레스나 카페인만이 잠 못자는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뇌의 노화(老化)부터 의식하지 못했던 생활 속 습관, 집안 환경, 만성 질환, 복용 약물 등이 수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면서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새벽에 일찍 깨는 것은 '생체 시계'를 관장하는 40대 중반쯤부터 시작되는 뇌 시상하부(視床下部)의 노화 때문이다. 이정희 강원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시상하부가 늙으면 수면각성 리듬이 어긋나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뇌가 깨고(각성), 깨어 있어야 할 때 뇌가 잠들려 한다"고 말했다. 또, 잠잘 때는 심부(深部) 체온이 평균보다 1도 정도 떨어지고 깰 때는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시상하부가 노화하면 이 주기가 2~3시간 이상 앞당겨져 너무 일찍 자고 꼭두새벽에 깨게 된다.

 

 

원인2: 다른 질병·약물 복용

 

우울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질병도 불면의 직접 원인이다.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 장애로 생기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잠들 무렵 허벅지와 종아리 부근이 불편해지며 자면서 다리를 자꾸 움직이게 된다. 이 때문에 잠에 들지 못하거나, 얕은 잠을 자거나, 자꾸 깨게 된다. 우울증이 있어도 잠이 들기 어려운데, 약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으로 우울증을 먼저 치료해야 불면증이 해결된다. 폐경기 이후 갱년기 우울증이 있는 여성은 여성호르몬제 치료를 하면 우울증과 함께 불면증도 좋아진다. 그 밖에 관절염이나 호흡기질환 등에 쓰는 약 중 일부에는 불면증 유발 성분이 있으므로, 만성 질환을 동반한 수면장애 환자는 복용약 중 불면증 유발 성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원인3: 서파수면 시간 감소

 

한편 어렵게 잠이 들어도 수면 중 자주 깨거나, 자고 나서 개운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깊은 수면 단계의 지속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정영기 아주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개운하게 잤다고 느끼려면 뇌파가 느려지는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徐波)수면'이 총 수면 시간의 20% 이상 차지해야 하는데 50~60대엔 5%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서파수면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다. 나이가 들면 상기도(上氣道) 주위 근육의 긴장도와 탄성이 떨어져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진다. 그러면 수면 중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체내 산소가 부족해져서 자꾸 깬다. 박동선 숨이비인후과 원장은 "늘어진 상기도 주변 조직을 수술로 잘라내 기도의 공간을 확보하거나, 고압력 공기를 기도로 불어 넣는 마스크를 쓰고 자는 '상기도양압술'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전립선비대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만성통증이 있으면 수면 중 다리가 불편하거나 소변을 보려는 욕구나 통증 때문에 얕은 잠을 자거나 자주 깨게 된다.

 

문제점: 면역력 약화·노화 촉진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제대로 못자고 출근해 근무를 하면 우리 몸과 뇌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의 만취 상태로 일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수면 전문의들은 수면장애는 악영향이 심각하므로 장기간 방치하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인체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자신이 다양한 원인 중 무엇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해야 수면장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분만에 잠 못들거나 5번 이상 깨면… 불면증

 

수면장애의 진단

 

불면증은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입면장애), 잠든 후 다섯 번 이상 깨거나(수면유지장애), 6시간을 못 잤는데도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힘든(조기각성) 것이 주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하나라도 주 3회 이상씩 한 달 이상 반복되면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효과도 떨어지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 중년 이후 불면증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우울증 등의 질환에 의해 유발 또는 악화되므로 이런 질병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수면리듬장애에는 새벽 1~2시까지 잠들기 어렵고 아침 7~8시에 일어나기 어려운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과 저녁 7~8시부터 잠이 쏟아져 새벽 3~4시에 잠이 깨서 다시 잠을 못자는 '전진성 수면위상증후군' 등이 있다. 역시 이런 증상이 주 3회 이상씩 한 달 이상 반복되면 수면리듬장애로 진단한다. 전진성 수면위상증후군은 뇌의 노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불면증과 수면리듬장애는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수면검사실에서 하룻밤 자면서 실제 수면 상태의 혈압, 맥박, 호흡, 뇌파, 산소포화도 등의 신체 증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 처방 수면제, 내성 없고 기억력 안 나빠져

 

불면증 치료법

 

불면증 치료는 크게 인지행동치료와 수면제 복용으로 이뤄진다. 홍승철 성빈센트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전체 불면증 환자 중 대다수는 수면습관개선, 인지행동치료, 이완요법 등으로 증상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런 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 수면제를 처방하는 것이 원칙이다.

 

◆침실에선 이렇게

 

수면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졸릴 때만 잠자리에 눕고, 침대에서는 책을 읽거나 음식을 먹는 등 수면 이외의 다른 행동을 삼가야 한다. 이와 함께 침실에서 시계를 치워야 한다. 방에 시계를 두면 잠들지 못하는 동안이나 자다가 깨서 시간을 체크하게 돼 강박관념이 생긴다. 하루 한 번 15분 이내의 낮잠은 자도 되지만, 15분이 넘으면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다가 억지로 깨게 되므로 밤잠을 방해한다. 불면증 환자는 낮잠을 자지 않는것이 좋다.

 

인지행동치료는 의사와 면담을 하면서 젊을 때와 똑같은 시간 동안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잠 잘자는 배우자를 미워하거나 부러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자신의 짜증스런 상황을 불면증 탓으로 돌리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1~2주마다 병원을 방문하며 최소 4주 이상 실천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김린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불면증 증상이 처음 나타나면 인지행동치료와 잠들기 1~2시간 전 복식호흡·명상 등으로 긴장을 푸는 이완요법을 스스로 해 보라"며 "한달 안에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의와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에 심전도 및 뇌파감지기를 붙이고 마음가짐에 따라 근육긴장도, 심박동수, 뇌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도 도움된다.

 

 50대 남성이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있다. 머리 이마 턱 팔 다리 등 신체 곳곳에 센서를 부착하고 카메라가 설치된 측정실에서 자 는 동안 뇌파 산소포화도 안구운동 얼굴근육의 움직임 등을 측정해 수면장애 유무를 확인한다.

 

◆약국서 사는 약은 '수면유도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은 수면제가 아니라 '수면유도제'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수면제는 뇌의 신경세포 중 최면·진정 작용에 관여하는 가바(GABA)라는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서 잠이 오게 한다. 수면유도제는 뇌 세포에 직접 작용하지는 않으며, 각성 작용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차단한다. 수면유도제는 감기약, 알레르기 연고 등 항히스타민제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식약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승인 받은 약이다.

 

수면유도제는 일과성 불면증(중요한 시험이나 회의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잠이 오지 않는 증상)이 생겼을 때 2주일 이내 단기적으로 쓰도록 개발됐다. 김 교수는 "수면유도제 성분 자체는 중독성과 내성이 없지만 환자 스스로 약의 용량을 조절하면서 복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과도하게 복용하면 약을 계속 찾게 되는 습관성 중독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자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같은 용량의 처방 수면제와 비교하면 깊은 잠을 유도하는 효과가 떨어지고 구강 건조·가슴 두근거림 등 항히스타민제의 일반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의사 처방 필요한 '수면제'

 

법적으로 의사가 처방하는 수면제는 한 번에 한달 분까지만 처방이 가능하다. 요즘 병원에서 처방하는 수면제는 중독성·내성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과거에 쓰던 벤조다이아제핀 성분의 수면제는 뇌의 여러 부위에 영향을 줘 팔다리의 힘이 풀리거나 복용을 중단한 뒤 불안감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뇌에서 수면을 관장하는 부위에만 작용하는 수면제를 써 부작용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수면제도 심한 불면증 환자는 같은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수면제를 오래 복용하면 약 성분이 몸 안에 쌓여 기억력이 나빠지고 뇌가 굳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수면제 성분은 일정 시간 지나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손·발 가운데 침 놓고, 척추 좌우에 부항

 

한방 불면증 치료

 

한의학에서 수면은 기(氣)의 운행(運行)으로 설명한다. 김영진 내미지한의원 원장은 "불면증은 낮에 몸 밖으로 나갔던 음(陰)의 기운이 잘 들어오지 못해 생기는 병"이라며 "불면증 치료는 기를 몸 안으로 잘 모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기를 안으로 모아주는 대표적인 혈인 손바닥과 발바닥 가운데 움푹 파인 부위인'노궁(勞宮·그림 위)'과 '용천(湧泉·그림 아래)'에는 침이나 뜸을 놓는다. 이 부위를 손이나 지압봉으로 눌러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척추 양 옆에 세로로 지나는 '독맥(督脈)'이라는 혈에는 부항을 뜬다. 잠들기 전 이 부위를 손날로 가볍게 두드려도 된다. 보통 1~2주에 한번씩 3~6개월간 치료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민간요법으로는 산조인차와 연자차가 효과적이다. 산조인이나 연자 12~20g에 물 1.5L를 넣어 끓인 차를 물 대신 마신다. 산조인은 대추과 나무인 산조인나무의 씨앗, 연자는 연꽃의 씨앗이다. 둘 다 대형마트나 약재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연자는 8~9월에 수확하므로 여름철에 가장 구하기 쉽다.

 

산조인은 반드시 볶아서 껍질을 벗긴 뒤에 끓여야 한다. 김 원장은 "산조인은 각성작용이 있어 볶지 않고 먹으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며, 볶아야 단단한 껍질이 벗겨져 불면증에 좋은 성분이 잘 스며나온다"고 말했다.

기공(氣功) 요법도 불면증 치료에 쓴다. 조성훈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잠자기 전 양반다리로 앉아서 목과 손에 힘을 완전히 풀고,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다음 몸을 좌우로 10 ~ 20분간 천천히 움직이면 몸 안에 기가 모아져 잠이 잘 온다"고 말했다.

 


 

다리 쑤셔서 잠 깨··· 도파민제 알약이 '특효'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은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콕콕 쑤셔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는 병을 말한다. 잘 때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밤에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환자의 약 60%가 수면장애를 겪고 약 30%가 주간졸림증을 호소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꽤 흔한 병이지만 환자 대부분은 자신의 병에 대해 잘 모르거나 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는다. 조용원 계명대동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20~69세 전국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가 하지불안증후군이었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뇌에서 중독 등에 관여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노화로 도파민 분비량이 줄어드는 40세 이후에 잘 생기며, 도파민의 원료인 철분이 부족해도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잠들기 2~3시간 전 도파민제 알약을 복용한다. 약을 복용하면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나 1~2주 내에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권형민 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는 "도파민제 알약은 근본적인 치료 수단이 아니므로 상당수 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구토나 어지럼증 등 외에는 큰 부작용이 없고 파킨슨병 용량의 4분의1 정도만 쓰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혈액검사 결과 철결핍성 빈혈이 있는 사람은 도파민제를 복용하지 않고 철분제만 복용해도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권 교수는 "환자 중 20%가 철결핍성 빈혈이 있으며, 철분을 보충해주면 증상이 좋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철분제나 철분이 풍부한 쇠고기 녹색채소를 먹으면 도움된다"고 말했다.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인 하지 불안증후군은 도파민계 약을 먹으면 빨 리 좋아지지만 약을 끊으면 잘 재발한다.

 

>> 자가진단표

 

1. 저녁이나 밤에 다리가 저리고 쑤신다

2. 자려고 눕거나 잠에서 깰 때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

3. 다리를 들거나 떨면 통증이나 불편함이 사라진다

4. 이런 증상으로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깬다

5. 이런 증상으로 낮에 피곤하고 졸리다

6. 이런 증상이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7. 이런 증상 때문에 우울하고 성격이 예민해졌다

 

▶1~7번 /4점:상당히 그렇다 /3점:아주 그렇다 /2점:적당히 그렇다 /1점:약간 그렇다 /0점:그렇지 않다

 

8. 증상의 정도는?

 

▶/4점:매우 심하다 /3점:심하다 /2점:약간 심하다 /1점:보통이다 /0점:나타나지 않는다

 

9.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는?

 

▶/4점:주 6~7일 /3점:주 4~5일 /2점:주 2~3일 /1점:주 1일 이내 /0점:나타나지 않는다

 

10. 하루평균 증상 지속시간은?

 

▶/4점:8시간 이상 /3점:3~8시간 /2점:1~3시간 /1점:1시간 이내 /0점:나타나지 않는다

 

※모두 합한 점수가 11점 이상이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자료: 대한수면학회>

 


  

잠 제대로 자려면 늦은 오후 햇빛 30분 이상 쬐라

 

잠, 궁금증 풀이

 

불면증은 병원 치료와 함께 일상 생활 습관을 올바로 가져야 좋아진다. 어떤 생활 습관이 수면에 좋은지에 대한 상식과 속설은 수없이 많다. 불면증을 개선하는 올바른 생활 요법을 전문의 도움말로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 잠자리에 들기 1시간 이내에 TV를 보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작은 볼륨으로 틀어 놓거나 시집 수필집 등 마음을 안정시키는 책을 읽는 게 좋다.

 

햇빛 쐬기

 

일찍 졸리고 새벽잠이 없어지는 수면리듬의 변화는 오후 늦게 밝은 햇빛을 30분~1시간 쬐며 산책하면 개선된다. 햇빛 산책은 초저녁 잠이 오기 1시간쯤 해야 효과가 가장 좋다. 빛은 눈의 시신경을 통해 뇌의 송과선(松果腺)에 신호를 보내고, 신호를 받은 송과선은 초저녁에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때, 안구가 햇빛을 받아야 하므로 모자나 선글라스를 쓰면 안 된다. 날이 저물었거나 밖에 나갈 수 없으면 실내에서 형광등과 TV를 켜놓고 2~3시간 정도 있으면 된다.

 

차광(遮光)커튼

 

최근 호텔처럼 외부의 빛을 100% 차단하는 커튼을 설치하는 집이 많다. 희미한 빛도 시신경을 자극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므로 이런 커튼은 숙면에 좋다. 하지만 외부 빛이 완전히 차단되면 아침 햇살도 받지 못하므로 뇌가 아침이 왔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해 잠에서 깨기 어려워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수면 리듬이 깨진다. 따라서 보통 사람은 굳이 이런 커튼을 쓸 필요가 없다.

 

돌·흙침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잠을 잘 때 허리와 목의 곡선 부분이 이부자리로 빈틈없고 부드럽게 채워져야 수면의 질이 유지된다. 바닥이 너무 딱딱하면 근육이 바닥에 눌려 몸이 경직되므로 숙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단, 허리 디스크 환자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면 통증이 감소하므로 숙면에 도움될 수 있다.

 

성관계

 

남성은 성관계를 하면 오르가즘과 함께 졸음을 느끼게 하는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 농도가 높아지므로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성은 성관계를 하면 몸의 긴장이 풀려 잠이 잘 온다는 사람도 있고, 거꾸로 완전히 잠이 깬다는 사람도 있어 사람마다 다르다.

 

TV 시청

 

TV에서 나오는 빛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드는 것을 방해하며, 잠이 들어도 대뇌가 각성돼 깊은 잠에 빠지기 어렵다. TV 시청으로 인한 각성은 1시간 정도 지속되므로 잠자기 1시간 전부터는 TV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작은 볼륨으로 틀어 놓고 시집, 수필집 등을 읽으면 심신이 이완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흡연

 

니코틴은 뇌를 각성시켜 수면을 방해하며,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는 혈액 내 산소 농도를 떨어뜨려 잠의 질을 저하시킨다.

 

신경안정제

 

직장이나 집안의 골칫거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잠을 못 이룰 때 하루 이틀 신경안정제로 마음을 가라앉히면 잠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신경안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또 복용하다가 끊으면 예전보다 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아로마 요법

 

라벤더·카모마일·마조람·네롤리 향 등을 이용한 아로마 요법은 근육을 이완하고 신경을 안정시켜서 잠을 잘 자게 도와준다. 아로마 오일을 손수건이나 휴지에 2~3방울 정도 묻혀 머리맡에 두면 된다. 양파를 까거나 마늘을 다져 머리맡에 놓고 자도 신경이 안정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역설적 불면증'

 

나는 말똥말똥 깨어 있었는데 배우자는 내가 쿨쿨 잘 자더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배우자 말이 맞다. 잠을 잘 자는데도 자신이 자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역설적(逆說的) 불면증'이다. 잠 들기까지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그 동안 몇 시간 뒤척였다고 착각하거나, 자다가 잠깐 깼을 때 들린 소리를 밤새 들었다고 착각한다. 이런 사람은 수면검사를 통해 본인이 충분히 잘 자고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게 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와인 한두 잔은 OK!… 독주는 '수면품질' 저하

 

술과 잠

 

술을 마시면 잠이 쉽게 드는 것은 알코올이 신경세포와 조직을 마비시켜 신체를 이완시킨다.

 

따라서 몸은 피곤하지만 스트레스나 골똘한 생각으로 대뇌가 각성 상태여서 잠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 술을 적당히 마시면 전신의 신경이 이완되면서 수면을 막는 '빗장'이 열려 잠이 쉽게 든다.

 

이 때, 도수가 너무 높은 술은 효과적이지 않다.

 

알코올은 위를 지나 십이지장을 통과하며 흡수되는데, 알코올 도수가 25도를 넘으면 위에 오래 머물러서 취기가 상대적으로 늦게 온다.

 

이렇게 되면 독주(毒酒)가 독주를 불러 술에 취하게 된다. 따라서 소주나 양주보다 맥주나 막걸리, 와인을 한두 잔 마시는 게 낫다.

 

◀ 약간의 술은 수면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알코올은 대부분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음주에 의존한 수면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하거나 반복적 음주는 '잠의 품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수면을 관장하는 뇌 시상하부의 기능을 불규칙하게 해 비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만든다. 술을 마시면 꿈을 꾸는 얕은 잠(렘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반대로 피로를 회복시키는 깊은 잠(논렘수면) 시간은 줄어든다〈그래프>.

 

렘수면이 길어지면 오래 자도 피로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또 인체에 들어간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혈당을 떨어뜨려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잠을 깨운다. 술에 취해서 자면 새벽에 일찍 깨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다.

 

이처럼 술을 많이 마시면 당장 잠들기는 쉬워도 편안하게 푹 잘 수 없고 새벽에 일찍 깰 뿐 아니라, 과음 자체가 건강을 해치므로 의사들은 술에 의존해 잠드는 버릇은 좋지 않다고 충고한다.

    


 

멜라토닌 제제 잘못 먹으면 밤잠 더 없어진다

 

멜라토닌 제제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멜라토닌 제제를 구해 복용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뇌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멜라토닌 제제를 꾸준히 먹으면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수면 전문의들은 그러나 멜라토닌 제제를 함부로 먹으면 오히려 수면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초저녁 잠이 많아지고 새벽잠이 없어지는 노인성 수면리듬장애는 멜라토닌을 먹으면 오히려 더 이른 시각부터 잠이 쏟아지게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멜라토닌 제제는 잠드는 시각을 늦추게 하는 '치료약'이 아니라 먹으면 잠이 오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람들이 구해 먹는 멜라토닌 제제는 모두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비공식 경로로 들어온 '건강기능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멜라토닌 제제의 제조·수입·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원장은 "멜라토닌 제제는 부작용 등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돼 있지 않으므로 장기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멜라토닌은 해외여행 시 시차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평소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을 때 1~2알 정도 일시적으로 복용해 수면 타이밍을 바로 잡는 정도로만 활용하는 게 좋다.

   


 

약도 되고 독도 되는 카페인의 두 얼굴

 

하룻동안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진통제, 감기약, 피로회복제와 같은 약을 복용하면 대략 30㎎(한 알 또는 한 병), 커피는 약 80㎎(자판기 커피 1잔), 차는 20~50㎎(종이컵 1잔)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음식 속의 카페인 양도 만만찮다. 초콜릿과 커피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카페인은 각각 25㎎과 48㎎이다. 하루에 물약 1병, 커피 한 잔만 마셔도 하루 카페인 섭취량은 100㎎을 넘는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몸에 이롭지만, 지나치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카페인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약이 되는 카페인

 

일반인에게 하루 커피 3~4잔(약 240~320㎎) 이하의 카페인 섭취는 건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약간의 카페인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예로부터 카페인의 ‘잔틴’ 성분이 기관이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작용 때문에 기관지 천식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였다.

 

또 적정량의 카페인은 집중력을 강화시켜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신체의 반응속도를 높여 운동 선수의 경기력과 민첩성을 향상시킨다. 미국 국립과학원 의학연구소에 따르면 600㎎ 이하의 카페인은 시각·청각 등 신체 각 기관의 반응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며, 일시적으로 지구력을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대테러 작전 등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데 적정량의 카페인이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최근 캐나다 대학의 연구팀은 하루에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하루 1잔 이하로 커피를 마신 사람에 비해 혈중 요산 수치가 훨씬 낮아, 결과적으로 통풍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600명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는 하루 3잔의 커피가 기억력과 사고력 감퇴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식품, 음료, 제약회사에서는 특유 청량감과 향미를 위해 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카페인을 첨가한다.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음식이나 음료, 의약품을 섭취할 때는 카페인 함량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위험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독이 되는 카페인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다. 카페인에 민감한 성인이라면 하루 300㎎ 이상의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해서는 안된다. 과다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증(caffeinism)’이 생기기 쉽다. 어린이는 100㎎, 청소년은 200㎎, 어른은 3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카페인 중독증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 섭취로 수면 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안절부절 못함, 지칠 줄 모름, 근육 경련, 신경 과민, 흥분, 산만, 안면 홍조(얼굴이 확 달아오름) 등이 나타나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불면증, 불안장애, 심장병(부정맥), 과민성 방광 등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자극제다.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뿐 아니라 소화기관을 자극해 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카페인은 이뇨작용이 있어 칼슘과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임산부가 카페인을 하루 300㎎ 이상 섭취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저체중아 출산위험이 높아지고, 태아가 빈혈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칼슘이 부족하거나 뼈가 약한 사람도 카페인을 삼가는 것이 좋다.

 


 

카페인, 코코아·감기약에도 있어

 

음식 속 카페인

 

'커피'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에는 거의 모두 카페인이 들어 있다. 심지어 '디카페인 커피'(2~4㎎/100mL·이하 같음)에도 카페인이 약간 들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커피에서 카페인을 97% 제거하면 디카페인 커피로 인정한다. 캔커피 54.4㎎, 커피우유 45.2㎎, 커피아이스크림 20.4㎎, 커피맛 요거트 36㎎, 커피껌 32.04㎎/1통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차는 카페인이 있는 것과 없는 종류가 있다. 녹차(25~50㎎)와 홍차(20~60㎎)에는 거의 인스턴트 커피(60㎎)만큼 카페인이 들어 있다. 하지만 차에는 카페인 흡수를 저해하는 탄닌 성분도 들어 있기 때문에 같은 양의 카페인을 마시더라도 체내에 흡수되는 양은 커피보다 적다. 우롱차(20~60㎎)와 코코아(6~7㎎)에도 카페인이 있다.

 

반면 페퍼민트, 로즈마리, 캐모마일, 쟈스민 등의 허브차에는 카페인이 없다. 연잎차, 둥글레차, 유자차, 오미자차 등 전통차에도 카페인이 없다.

 

탄산음료 중 코카콜라(13.7㎎), 펩시콜라(12.9㎎), 마운틴듀(21㎎) 등에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사이다와 환타에는 카페인이 없다. 박카스(30㎎/1병) 등에는 카페인이 있지만, 비타민C 드링크류는 카페인이 없다.

 

카페인은 의약품에도 많이 들어 있다. 진통제 감기약 피로회복제 등을 한알 복용하면 대략 30㎎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먹을거리 외에 카페인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과 샴푸도 있다. 카페인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피부장벽을 비교적 잘 뚫고 들어가 두피와 피부를 진정시키고 수분을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