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바둑,오락

이세돌vs구리, 빤쮸 속까지 비교해 보자! (Ⅰ)

풍월 사선암 2008. 8. 20. 13:42

 

이세돌vs구리, 빤쮸 속까지 비교해 보자! (Ⅰ)

 

세계 바둑사를 돌아보면 조치훈-고바야시 고이치, 후지사와슈코-사카다에이오, 조훈현-서봉수, 녜웨이핑-마샤오춘, 이창호-창하오 등와 같은 영원한 맞수들의 대국은 많은 바둑팬들을 매료시켰다.


당대 바둑계에는 이에 맞먹는 이세돌 9단 vs 구리 9단의 관계가 있다. 이들은 이창호 9단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틈을 타 세계일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인물들이다.


동갑내기인 이들은 이제 좋든 싫든 세계1인자의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영원한 맞수의 관계가 됐다. 현재 역대 상호 전적은 비공식 기전을 포함해서 7:7로 팽팽하다. 단지 아직까지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두 사람이 정면 충돌을 한 적이 없는 상황이지만 곧 그날이 올 것임에는 틀림없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이들 두 사람중 한 사람이 이창호 9단과 같이 독보적으로 아직까지 세계대회를 싹쓸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들이 세계일인자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은 유사한 점이 많으면서도 다른 점이 있으며 각자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83년 동갑이다. 생일도 묘하게 3월 2일과 2월 3일로 마치 숫자 싸움이라도 하는 듯하다. 이세돌 9단은 기혼이며, 구리 9단은 미혼이다. 두 사람 모두 한국, 중국에서 각각 랭킹 1위에 올라 있으며, 세계대회 우승 경력과 국내타이틀 획득을 포함한 통산우승기록도 이세돌 9단이 27회, 구리 9단이 24회로 비슷하다.


이세돌 9단도 구리 9단의 기풍이 자신과 아주 흡사하다고 말했다. 굳이 다른 것이 있다면 공격적인 면에서 두 사람은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이세돌 9단은 공격을 할 때 실리를 중시하는 공격을 펼치는 반면 구리 9단은 공격 자체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포석, 끝내기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감각의 차이라고 본인들은 말하고 있다.


데이터의 자료로 볼 때는 이세돌 9단이 약간은 앞서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기원 왕루난 전원장은 ”이세돌은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아주 좋다. 또한 다른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구리 9단보다 더 높다. 이런 미세한 차이 때문에 구리가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세돌을 쫓아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구리 9단이 쫓아가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까지 14번의 격돌을 펼쳤지만 실질적으로 세계대회 결승전과 같은 중요한 고비에서의 충돌은 정작 아직 없다. 하지만 호전적인 이들이 각종 대회에서 겨룬 힘겨루기는 세계대회 결승전 못지않은 관심을 끌었고 그 반상 위에서 그들은 세계일인자의 자리를 놓고 자존심과 기(氣)의 싸움을 펼쳤다. 그렇다. 이들의 싸움은 곧 자존심과 기의 싸움이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승부사의 자존심과 기 그것이 이들을 거칠게 만들었다.


다음 편에서 그들이 펼친 반상의 자존심을 3편에 걸쳐서 하나하나 풀어보며 누가 더 센가 한번 빤쮸(?) 속까지 비교해 가며 들여다 보기로 하자.  - 사이버오로/김경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