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262

[더오래] 여든살인가 여덟살인가? 내 마음 나도 몰라

[더오래] 여든살인가 여덟살인가? 내 마음 나도 몰라 작가노트 사람은 늙어가면서 점점 아이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체로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한 단계 더 앞서서 간다고들 합니다. 필자인 저 역시 남자이기에 ‘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가 봅니다. 한창 잘나가던 젊은 시절엔 전혀 없었던 행동들이 나이가 조금씩 들어감에 따라 여자아이들처럼 조그마한 일에도 곧잘 투정부리거나 토라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것아 난감합니다. 어느 때는 이런 행동의 나 자신이 조금은 창피하기도 해서 고쳐야지! 고쳐야지! 매번 작심하면서도 어느새 툭하면 또다시 슬슬 기어 나오니 시쳇말로 미칩니다. 하하 그렇다고 매번 마누라한테 큰소리치고 싸울 듯이 덤비는 것은 저 자신이 너무..

꼼수로 黑을 白으로 만든 위성정당 창당… 코미디 잘 보고 갑니다

꼼수로 黑을 白으로 만든 위성정당 창당… 코미디 잘 보고 갑니다[이진구 논설위원의 對話] 이진구 논설위원 입력 2020-06-02 03:00 정치판 떠나는 조훈현 전 미래통합당 의원 《당대의 국수(國手)가 보는 정치가 궁금해 해마다 가진 인터뷰가 이제 네 번째. 그동안 그는 “하수인 나도 수가 보이는데 고수들이 왜…”라며 잡힐 게 뻔한 축(逐)만 계속 두는 소속 정당을 안타까워했지만, 그 자신 또한 그 축 속의 돌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차이가 있다면 자신의 행보가 꼼수임을 인정한다는 정도가 아닌지. 꼼수임을 알면서도 놓여야 하는 돌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제 마지막 대국을 둔다.》 ● 4년간 당적이 4번이나 바뀔 정도로 파란의 연속이었다. ○ 프로 기사 시절 별명이 ‘제비’였는데… 하하하, 의도한 건..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국가보훈처가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 측에 "장군이 돌아가시면 서울 현충원에는 자리가 없어 대전 현충원에 모실 수밖에 없다"면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지금 여권 일각은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를 이장한다'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친일파 낙인은 자신들이 찍는다. 이들이 친일파로 매도하는 백 장군이 사후(死後) 현충원에 안장되더라도 뽑혀나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보훈처 측은 "단순히 법 개정 상황을 공유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현충원은 안 된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백 장군 측도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100세 호국 원로가 목..

가시나무 할머니

가시나무 할머니 아일랜드 전설에 ‘가시나무새’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새는 둥지를 나와 평생을 편히 쉬지도 못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기 위해 날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일생에 한 번 가장 슬픈 노래를 부르고 날카로운 가시나무 가시에 가슴을 찌르고 죽습니다. 오래 전 겨울이었습니다. 지금의 고양 시(市) 쪽으로 취재하러 갔다가 열차를 타고 신문사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내 옆자리에는 연세가 지극한 할머니께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앉아계셨습니다. 나는 목례를 하고 그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 참 있다가 “어디까지 가시느냐”며 고개를 돌렸더니 할머니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나는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무엇을 간구하시기에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시느냐?”고..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년의 자세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년의 자세 어느 조찬 모임에서 저 보다 연세가 많은 분이 퀴즈를 냈습니다. "우리 나이가 어떤 나이냐?"는 겁니다. 느닷없는 질문이어서, 그냥 무슨 말이 이어질지 기다리고 있었더니 "미움 받을 나이"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의미가 큰 화두입니다. 저는 배우자, 자식, 이웃 친구에게 미움 받지 않고 살려고 애써야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년의 자세" 란 글을 친구로 부터 전해 받았습니다. 우리 세대에게도 실용적인 지침이 되지만, 다음 세대도 이런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부디 차근차근 읽으시면서, 생각하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1. 노년(老年)은 그 동안 모은 돈을 즐겨 쓰는 시기이다. 돈을 축적(蓄積) ..

꼼수로 흰돌을 검은돌로 바꾸는게 정치판…난 '이물질' 이었다

"꼼수로 흰돌을 검은돌로 바꾸는게 정치판…난 '이물질' 이었다" [청론직설] 국회 떠나는 國手 조훈현 미래통합당 의원 정치는 입으로, 바둑은 머리로 싸워…일찌감치 불출마 결심 보수야당 총선 참패, 리더 부재로 분열·민심 못 잡은 탓 거대여당, 쉽게 잡힐 대마가 아냐…野 복기 제대로 해야 국수(國手) 조훈현의 ‘정치 대국’이 막을 내렸다. 반상(盤上)의 황제로 바둑 외길 인생을 걷던 조 국수는 4년 동안 여의도 정치를 경험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정확히 29일로 20대 국회의원 금배지를 뗀다. 바둑밖에 몰랐던 그로서는 외도라면 외도다. 그는 스스로 ‘어쩌다’ 국회의원이 됐다고 했다. 국수라고 불러야 할지, 의원으로 불러야 할지 망설이다 질문에 따라 호칭을 섞어 썼다. 이 시대 최고의 승부사는 자신이..

[진중권 오디세이] ‘노무현의 시대’가 왔으나 노무현은 없다

[진중권 트루스오디세이] ‘노무현의 시대’가 왔으나 노무현은 없다 입력 2020.05.28 04:30 브레히트를 다시 읽다 이제는 부르주아 속물이 됐지만 우리도 한때는 순수했었다. 그 시절 우리는 술자리에서 종종 브레히트의 시를 낭송했다.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 그녀는 요구 받았다 /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지 / 이유를 대라고 / 이에 답한 후 그녀는 일어서 부르기 시작했다 / 인터내셔널을 /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 그녀는 매섭게 외쳤다 / 기립하시오! 당신도 /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살아남은 자의 슬픔 이 시의 낭송은 늘 인터내셔널가 합창으로 이어지곤 했다. 속물의 심장도 여전히 왼쪽에서 뛰는지, 아직도 이 노래는 내 가..

부친 태운 자전거로 1200㎞ 주파 소녀, 국가대표 검사받는다

[여기는 인도] 부친 태운 자전거로 1200㎞ 주파 소녀, 국가대표 검사받는다 입력 : 2020.05.24 17:36 ㅣ 수정 : 2020.05.24 17:45 인도에서 15세 소녀가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운 채 1200㎞가 넘는 거리를 달려 일주일 만에 집에 간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조티 쿠마리라는 이름의 이 15세 소녀는 최근 이런 일화가 공개돼 인도사이클연맹 측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검사 요청을 받았다. 쿠마리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만에 아버지 모한 파스완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운 채 뉴델리 인근 하라아나주 구르그람(옛 구르가온)에서 비하르주 다르방가에 있는 자택까지 패달을 밟아 도착했다. 아버지가 일하는 동안 다치는 바람에 자전거를 몰..

즐거움을 주는 모든 행동은 자연스럽고 옳아야 한다

즐거움을 주는 모든 행동은 자연스럽고 옳아야 한다 교수신문 승인 2020.05.07 15:52 사드 후작 · 선과 악의 기존 정의를 뛰어넘어 · 자신의 윤리적 코드를 만들고자 노력 · 쾌락의 경험은 우리가 자신의 본성과 · 자연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신호 계몽주의로 촉발된 자유로운 탐구 정신은 18세기 후반에 기존의 사회적 및 도덕적 법에 대해 점점 더 대담한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들 중에서 가장 대담한 사상가는 사드(Donatien Alphonse Francois de Sade, 1740~1814)였다. 아폴리네르는 그를 ‘지금까지 존재한 가장 자유로운 정신’이라고 선언했고, 시몬 드 보부아르는 사드의 삶을 비판하면서도 그의 문학적 공헌은 높이 평가했다. 사드는 물론 사디즘으로 기억되며, 그것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