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경제,부동산

[아파트對아파트] 도곡 렉슬VS서초 롯데캐슬클래식

풍월 사선암 2006. 7. 12. 15:59

어느 지역이나 대표하는 아파트가 있기 마련이다. ‘A’지역 하면 굳이 떠올리려 애쓰지 않아도 ‘B’라는 아파트가 연상되는 식이다. 이런 랜드마크 단지들은 그 지역을 선도하는 역할과 함께 가격 또한 강세를 띠는 게 대부분이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대표 아파트, 도곡 렉슬과 서초 롯데캐슬클래식을 둘러봤다.


이름만 대면 아는 랜드마크 단지 / 프리미엄만 수억 원에 이르러


지금은 없어진 서울 동시분양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유한 단지는? 정답은 도곡 렉슬 43평형으로 2003년 4월 동시분양에 나와 무려 4,7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곡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순간부터 ‘최고’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생부터 떠들썩했던 도곡 렉슬은 지난 2월 입주 후에도 여전히 ‘관심 아파트 1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6평형(601가구) ▲33평형(936가구) ▲43평형(998가구) ▲50평형(404가구) ▲51평형(21가구) ▲68평형(42가구)으로 이뤄진 3,002가구의 매머드급 규모와 수억 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덕분이다. 실제 최고 경쟁률에 빛났던 43평형의 경우 8억 원이 안 됐던 분양가가 입주 직전 최고 17억 원에 거래, 10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높은 수익률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단지는 또 있다. 서초구의 대표 단지, 서초 롯데캐슬클래식이 그 주인공. 삼익아파트를 재건축 해 ▲30평형(214가구) ▲34평형(346가구) ▲45평형(294가구) ▲50평형(136가구) 등 총 990가구로 새로 태어났으며, 6월 8일을 입주 디데이로 맞이했다.


강남역을 배후로 둔 특급주거지인 덕에 프리미엄이 하늘을 찌른다. 분양가 3억 6,000만 원, 4억 8,000만 원, 6억 5,000만 원, 7억 7,000만 원이었던 30평형, 34평형, 45평형, 50평형의 현재 가격은 각각 9억 원, 11억 원, 16억 원, 18억 원 전후. 분양가 이상의 금액을 수익으로 올린 셈이다.


서초동 R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한동안 주춤했던 가격이 입주를 앞두고 또다시 오르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 인근 중개업소는 “양도세 때문에 3년 이내에는 물건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매물이 부족한데 매입 희망자들은 많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수천만 원씩 뛰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빽빽한 단지 속 주거쾌적성 렉슬이 한 수 위 / 개발 호재는 롯데캐슬클래식이 한 발 앞서


프리미엄만 수억 원에 달하는 특급 아파트지만 주거여건도 특급인지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렉슬의 경우 용적률이 274%, 롯데캐슬클래식은 296%에 이르러 너무 빽빽이 건물만 지어진 것 아니냐는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일단 렉슬에 대한 염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용적률에도 불구, 최소 30m에 이르는 동간 거리를 확보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한 것. 단지 내 설치된 조각공원, 하늘광장을 비롯해 매봉산과 이어지는 강남근린공원 산책로까지 자칫 삭막할 수 있는 넓은 단지를 푸르게 꾸민 배려가 돋보인다.

 

(좌)렉슬 1층 개인정원 (중)'데크'공법으로 지어진 단지 (우)단지 조경

 

반면, 롯데캐슬클래식은 높은 용적률을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최고 27층에 이르는 건물들은 높다 못해 아찔하기까지 한 상황.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겉에서 보는 것 만큼 빽빽하지는 않다”며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사생활이 침해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좌)서초 롯데캐슬클래식 전경 (우)평면한 조경

 

조경 역시 단지 면적이 넓은 렉슬이 한 수 위다. 특히 경사지라는 단점을 아래쪽은 주차장,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데크’ 공법으로 극복해 조경 면적을 최대화했다. 입주민 권 모씨는 “이사 오기 전까지 경사지라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입주하니 그렇지 않다”며 “단지 내에서 물 놀이를 할 수도 있고, 매봉산으로 바로 갈 수도 있어 아이 정서교육에도 좋은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롯데캐슬클래식이 평범한 조경을 가진 가운데 개발호재 만큼은 렉슬보다 앞서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상권 강남역을 끼고 있는 덕분이다. 강남역은 2010년까지 신분당선 강남역이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2008년 12월에는 9호선 교보타워사거리역도 완공된다. 현재 2호선 강남역만을 이용하는 이 단지는 2010년이면 2호선, 신분당선, 9호선 등 3개 노선의 트리플역세권으로 거듭난다. 그뿐 아니라 강남역 4번 출구에 건설중인 삼성타운과 롯데칠성음료부지에 예정된 롯데타운 등은 일대 지도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좌)신분당선 공사현장 (중)지하철 9호선 교보타워사거리역 (우)삼성타운 전경

 

두 단지의 뚜렷한 개성에 매수 희망자도 갈리고 있다. 안정된 부촌 렉슬은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이 주로 찾는가 하면, 삼성타운과 인접한 롯데캐슬클래식은 삼성 직원들이 미리 알아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교통 혼잡, 도로 소음 등 공통된 문제 도로여건, 학군, 편의성 ‘막상막하’


두 단지 모두 단지와 접하고 있는 도로가 좁아 출·퇴근 교통 혼잡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봉터널과 경부고속도로변에 있어 일부 동에서는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것도 필연.


왕복 6차선의 선릉로에 주출입구가 있는 렉슬 주변은 평소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은 아니다. 부출입구가 있는 8차선 도곡동길 또한 복잡한 때보다는 뚫려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도로. 하지만 3,002가구 대부분에서 차량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 만큼은 교통 혼잡을 피해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406, 407, 408동 43평형 C타입은 매봉터널로 인한 소음도 경험해야 한다. 

<시계방향>1.분당선 한티역 2.렉슬 앞 선릉로 3.2호선 강남역 4.롯데캐슬클래식 앞 서운로

 

강남역에 위치한 롯데캐슬클래식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인근 도로는 상습 정체구역인데다 단지 앞에 위치한 왕복 4차선의 서운로는 주말 ‘사랑의교회’에 가기 위한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것. 또 경부고속도로변에 위치한 101, 102동에서는 차량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인근 R공인 관계자는 “교통 정체는 지역적 특성상 어쩔 수 없지만 고속도로소음은 창문만 닫아놓으면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잡한 도로망으로 인해 오히려 교통 여건은 뛰어난 편이다. 선릉로, 도곡동길, 언주로, 남부순환로 등을 끼고 있는 렉슬과 테헤란로, 강남대로, 사평로, 서운로에 쌓여 있는 롯데캐슬클래식은 사통팔달의 교통을 자랑하는 것이다.


학군, 편의시설은 “역시 강남이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렉슬은 대도초, 단대부중·고, 중대부고, 숙명여중·고 등을 다닐 수 있으며, 롯데캐슬클래식은 서초초, 서일중, 반포고 등으로 통학 가능하다. 편의시설은 렉슬은 한티역 롯데백화점과 영동세브란스병원 등을 갖췄고, 롯데캐슬클래식은 강남역, 고속터미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평형은 40평대로 렉슬보다 롯데캐슬클래식의 방 개수가 1개 많다. 반면 크기는 렉슬이 더 넓어 같은 평형대라도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좌)도곡 렉슬 43A평형 평면도 (우)서초 롯데캐슬클래식 45평형 평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