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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부동산테크] 아파트 디자인을 입다…

풍월 사선암 2006. 8. 8. 17:57

[이것이 부동산테크] 아파트 디자인을 입다…

튀는 외관에 특허 출원까지


▲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는 단지 내에

야간조명을 설치했다.

“밋밋한 아파트는 가라.”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외관은 물론 독특한 조명과 조형물을 통해 아파트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차별화’가 아파트의 가격을 끌어 올릴 뿐 아니라 ‘건물=대형 광고판’ 역할을 한다고 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건물 자체가 조형물=일자(-)형의 단조로운 건물에서 벗어나 탑상형으로 설계를 하고 최상층을 조형물 형식으로 꾸미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건물 자체를 조형물처럼 설계한 건물도 등장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경기도 분당 정자동의 ‘타임 브릿지’는 개선문 형태의 외관을 지니고 있어 벌써 지역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타임 브릿지는 삼성전자가 자사 임원들에게 특별 분양했다.


아파트에 독특한 조형물을 배치, 단지를 차별화하기도 한다. 롯데건설은 전쟁터에서 승리한 장군이나 황제를 기리는 유럽 개선문의 디자인을 차용한 조형물을 단지 입구에 배치하고 있다. 입주민의 성공과 발전을 기원하고 아파트 단지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조형물을 설치하겠다고 롯데측은 밝혔다. 동부건설은 ‘커튼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커튼월은 아파트 전면을 유리로 덮는 설계 방식. 건축비는 비싸지만 주민들이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 등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야간 조명으로 눈길을 끌어라=건물 외관과 함께 조명도 차별화의 포인트. 초고가 아파트로 자리 잡은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는 옥탑에 야간 조명을 설치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단지 내의 옹벽, 분수, 정원 등에도 야간조명이 설치돼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분양된 현대아파트도 첨단 조명기술로 아파트 조명을 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우송영 차장은 “LED(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할 경우, 유지비를 크게 들이지 않고 다양한 조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진에버빌도 지난 2003년에 입주한 곤지암단지부터 아파트에 야간조명을 설치하고 있다. 경기 용인 동백지구 단지에도 옥탑과 측벽, 외벽의 브랜드 로고 등에 조명을 설치했다. 현진에버빌 김경철 팀장은 “운영비를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 사진 왼쪽은 동부건설이 최근 저작권 등록을 한 아파트 옥탑설계. 오른쪽은 GS건설이 아파트단지 입구에 설치한 조형물. 

 

◆아파트 외관도 저작권 대상=건설업체들은 경쟁업체들이 흉내내지 못하도록 설계에 대한 저작권이나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넓은 공용홀을 구비한 공동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1층 로비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1층 공간을 확대,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설계가 특징. 동부건설도 최근 입주한 부천 동부센트레빌의 외관디자인에 대한 저작권등록을 했다. 아파트 옥탑부를 등대 형태로 설계하고 계단실 전체를 커튼월로 시공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다양한 모습의 아파트가 등장함에 따라 가로변 경관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차학봉기자 hbcha@chosun.com /입력 : 200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