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워런 버핏 ‘37조 쾌척’ 美에 충격파 번져

풍월 사선암 2006. 6. 29. 18:47

 워런 버핏 ‘37조 쾌척’ 美에 충격파 번져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활용되는 나눔교육 기자재.저축.기부.용돈으로

칸을 나눠 놓아 어릴때부터 기부 문화를 몸에 익히게 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75)가 평생 모은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쾌척한 것을 계기로 미국에서 ‘기부문화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버핏 회장의 기부가 비영리단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박애주의 정신의 새 물결이 확산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뉴스 전문채널인 CNBC는 “록펠러와 카네기의 기부로 미국에서 박애주의의 전통이 시작됐다면 버핏과 게이츠(50·마이크로소프트 회장)가 하려는 것은 이를 넓혀가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버핏 회장의 큰손 기부가 미국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3백7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기부금 규모뿐만 아니라 버핏 회장이 보여준 겸손함이 미국 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경제계 사람들은 탐욕적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버핏은 극히 이례적인 이타주의를 보여줬다”면서 그의 역사적인 기부로 기부문화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자선단체의 지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버핏 회장의 기부로 그동안 부의 사회환원에 인색했던 다른 부자들도 향후 기부활동에 적극 나서 경제계 라이벌들 간에 경쟁적 기부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통신은 그러한 예로 게이츠 회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CEO가 기술계통의 억만장자들을 모아 버핏-게이츠 자선 연대에 대항하는 새 자선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레이 호튼 컬럼비아대학 사회기업프로그램 소장은 이 통신에서 “버핏 회장의 기부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박애주의자가 되는 가장 효율적 방법에 대해 생각토록 만들 것”이라면서 “세계 50대 부자 목록에 오른 다른 49명도 오늘의 이슈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과 자선단체들을 연결시켜주는 마케팅회사인 ‘콘’사의 캐럴 콘 창업자는 “버핏과 게이츠를 따라하려는 ‘거울 반응(Mirror Response)’이 있을 것”이라면서 “매우 창의적인 다른 박애주의들이 이들의 동료로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버핏 회장은 이 거액을 희사하면서 자신의 자녀들이 운영하거나 사별한 부인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의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내놓았다. 버핏 회장은 26일 기부금을 서약하는 기자회견에서 “돈을 책임있는 곳에 기부하는 것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자선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버핏 회장은 회견을 마치며 “세계적 자본주의로 인해 부자가 된 사람들은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못사는 사람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며 “그들도 이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도 “우리는 정말로 그 돈을 사회에 돌려줘야 할 빚을 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워싱턴|정동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