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졸부 예찬론

풍월 사선암 2006. 6. 29. 18:27

 

 

미국에서 빌과 워렌이 사회에 거액을 기부 했다는 등의 바다 건너 이야기는 잠시 접고 한국 내의 이야기로 촛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해 보자.


일단 졸부와 재벌, 또는 전통적 부자의 다른 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졸부"란 신흥부자를 부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주로 부동산 투자나 그 외 시류적 흐름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부자가 된, 즉 비교적 적은 노동에 비해 큰 부를 이룬 사람들을 일컷는 말인 듯 하다. 인간사회의 룰과, 도덕 & 윤리에 반하는 짓을 통해 부를 이룬 사람들은 대중의 비난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대중에 의해 부정적 의미의 졸부나 쌩양아 계급으로 불려도 합당한 변론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흥부자 계급 중 반칙을 하며 부를 이룬 이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을 것이란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직 한국사회는 그래도 비교적 상식적인 사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의 사회분위기를 보면 공정한 게임에서 승리해 신흥부자가 된 이들과 부를 쟁취한 역사가 길지 않은 신흥부자들 모두를 싸 잡아 욕 하는 풍조가 있는 듯 하다.


이 현상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1)전통부자, 또는 재벌들에 의한 신흥부자들에 대한 텃세

오랜 세월간 부를 누려온 전통적인 부자들에게는 새로 등극하는 부자들이 곱게 보일 수가 없다. 일종의 기득권 의식에 의함이다. 내가 알아서 남에게 내 파이를 나눠 주는 것은 몰라도, 남이 내 파이를 가져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사회에서는 누가 득을 취하면 어디선가 누구, 또는 누구들이 실을 보게 된다. 그래서 전통적인 부자들은 신흥부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이 두렵고 꼴사납기에 자기방어적 본능과 한국인 특유의 성공한 사람 짓밟기 습성이 동해 신흥 부자들을 공격한다.


이 들은 자신들과 신흥부자들과의 차이점을 통해 명확한 차별성을 두려고 한다. 이 들이 주장하는 것은 신흥부자들이 부자로서의 교양과 문화를 갖추지 못 한 돈만 있고 사상적으로 빈곤한 '졸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것은 신흥부자의 노력에 대한 매도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전통적 부자들과 재벌들이 누리는 그들만의 문화란 것은 오랜간의 부의 유지를 통해서만 생성될 수 있었던 것이기에 신흥 부자들이 그들의 문화와 같은 것을 가질 수 없다. 이런 당연한 것을 가지고 신흥 부자들을 매도하는 것은 참으로 안스러운 것일 수 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재벌들도 해방과 동란 후 전통적 양반이 망해가는 와 중에 성공한 상인 계급, 또는 평민들이 다수였다. 이들 역시 당시에는 왜곡되게 말해 졸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들은 반백년에 가깝게 부를 유지하며 이들만의 '부티나는'문화를 생성한 것이지, 원래 지금과 같았던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신흥부자들이 전통적 부자들과 같은 문화와 교양(?)을 소유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런 이유로 신흥부자들의 노력의 결과가 '졸부'라는 단어로 싸잡아 매도될 수 없는 것이다.


2)부를 쟁취하지 못 한 이들에 의한 물귀신 짓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놈이 성공을 해 저 위로 올라가 버리면 배가 아픈 것은 한국인 만이 아닌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이런 시기심과 질투심은 경쟁심으로 전환되어 결국에는 인간과 사회의 노동력과 생산생을 증가 시키는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 전통적으로 존재해 온 괴팍한 풍조가 있으니 이 것은 잘 된 사람의 노력과 성공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을 끌어 내리려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딸딸이즘이란 것이다.


우리는 영웅을 못 만드는 민족이란 말이 틀리지가 않는지 한국인은 남의 성공을 이야기 할 때 그 사람이 인간 이상을 초월하는 슈퍼맨이기를 강요한다. 즉 인간은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 없다는 지극 단순한 논리를 쌩깐채 성공한 사람이 100프로 완벽하지 못 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헛점을 잡아 패대기를 쳐 일순간에 모범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을 쪽팔리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하기에 열심히 일 해 성공을 하고, 그 성공을 통해 남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정당한 부자들 까지 졸부로 매도 당하기도 한다.


3)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윗 글에서 이야기 한 한국인만의 괴팍한 성향을 잘 읽고 파악하여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 해 왔다. 성공한 사람에 비해 성공하지 못 한 이들이 다수란 것을, 그리고 비교적 성공을 한 사람들 역시 이루지 못 한 것이 있기에 허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이용해 성공한 사람들과 이룬 사람들을 부정한 이들로 매도하는 식으로 사회 선동을 가해 대중을 흥분하게 하였다.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정치세력은 그 부정한 이들을 응징하는 세력으로 비쳐지게 하는 선전을 을 통해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


이런 정치선동 기법은 너무나 뻔한 고전 정치선동법인데, 이미 오래전에 성숙단계로 들어 선 한국사회에 먹혔다는 것은 한국인의 '배 고픈 것은 물 먹고도 잘 참지만 배 아픈 것엔 온 갖 백약이 무효하다'는 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공략한 노무현 대통령의 뛰어난 정치감각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 졸부 예찬론 -

나는 민주-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임의 법칙을 준수하며 승리를 거둬 부를 쌓은 신흥부자, 즉 졸부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고 본다. 이들의 학력이 고졸도 안되고, 교양 빵점에 무식이 좔 좔 흐를 수록 이 들의 성공은 그 무엇 보다도 값진 것이며 그 들에게 역시 무안한 행복이다. 남들은 쌩판 촌놈이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해 이들을 돈만 있고 사상적으로 빈한 쌩졸부새끼로 매도할 지언정 이들은 그 누구 보다도 그 들이 이룬 부를 즐길 권한이 있다.


생각해 봐라. 없던 놈이 있는 놈이 되면 겉보기는 구려 보일지 몰라도 무엇을 해도 새롭고 즐거운 것이다. 이들이 소위 말해 외국물 좀 먹은 놈들만 온다는 청담동 시가바에 가서 꼬냑을 마시면서 소주잔을 달래 원샷을 해대고, 입담배로 피는 시가를 빨아 마셔 눈이 벌게져 있어도 이 들을 교양 없는 놈으로 욕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들 신흥부자 역시 문화의 주체가 되어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출 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와서 비빔밥을 포크로 먹어도 귀엽게 봐 주지만, 같은 한국인이 양식을 먹을 때 서양식 식탁메너를 못 지키는 것을 '졸부스럽게' 보는 사대성 강한 전통적 부자들의 문화를 이 '졸부'들은 한국에 맞는 더 자연스런 문화로 재창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합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 한국사회에서 부를 얻는 사람들의 다수는 위선적인 정치 선동가들이 이야기 하듯 다 나쁜 놈들이 아니다. 지금 껏 내 인생을 통해 본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남들 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정보수집 하고, 시간관리를 한 사람들이며, 타인을 볼 때 자신의 가치관으로 그들을 평하는 것을 자제하고 상대성을 통한 이해를 하려는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남을 인정 안하고 남의 행위를 부정하며, 모든 것을 나, 또한 내가 속한 이기적인 소집단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평하려는 좁은 사고를 가진 사람치고 잘 되는 것을 나는 지금껏 보지 못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