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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화초관리요령

풍월 사선암 2006. 6. 10. 15:57

 

 

춘분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집 안팎으로 봄맞이 손길이 바빠지는 요즘이 실내에서 키우던 꽃과 나무들을 바깥 구경시킬 채비를 할 때다. 겨우내 답답한 실내 생활을 했던 화초들의 분갈이 등 봄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송정섭 농업진흥청 원예연구소 실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봄은 식물이 생장을 시작하는 때지만 겨우내 충분치 않은 영양이 걸림돌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수개월을 지낸 화초들은 분갈이를 통해 필요한 양분과 수분을 공급받아야한다.


화초의 종류에 따라 분갈이 주기도 다르다. 키가 작은 풀 종류(초본성)인 싱고니움, 스파티필럼, 산호수, 스킨답서스, 디펜바키아, 아이비 등은 대부분 매년 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 생장 속도가 느린 관엽식물(목본성)인 행운목, 관음죽, 소철, 파키라, 팔손이나무, 남천 등은 매년 하지 않아도 된다. 2m보다 작으면 2∼3년, 크면 4∼5년에 한번씩 분갈이를 한다. 그러나 잎이나 줄기를 보고 생장이 부진하거나 화분의 양분이 고갈된 것 같으면 그때그때 해줘야 한다.


분갈이는 흙을 새것으로 바꾸는 동시에 뿌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부엽토(낙엽 썩은 흙)나 시중 화원에서 파는 배양토를 깨끗한 흙에 섞은 것으로 기존 흙을 교체한다. 뿌리의 크기에 따라 새로 옮겨 심을 화분은 넉넉한 게 좋다. 뿌리를 자세히 살펴서 묵은 것은 3분의 1정도를 제거한다. 이때 만져 봐서 말라 있는 뿌리부터 잘라낸다.


분갈이는 흐린 날이 좋다. 식물이 강한 햇볕을 받아 광합성이 활발할 때 분갈이로 뿌리가 드러나면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새로 난 뿌리가 햇볕에 노출되는 것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분갈이를 마친 후에는 그늘에 2∼3일 정도 두어 식물이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분갈이 순서는 대체로 기존의 화분보다 큰 화분을 준비하고, 묵은 화분의 가장자리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식물과 흙을 빼낸 후, 뿌리에 붙은 흙을 털고 묵은 뿌리를 정리하고, 새 화분에 원래 있던 높이만큼 흙을 채운 다음 식물 상태에 따라 분갈이 하면서 포기 나누기나 비료 주기 과정을 거친다.

 

봄 햇볕은 매우 강렬하기 때문에 화초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겨우내 실내에만 있다가 갑자기 강한 햇볕을 받으면 잎이 타버릴 수 있다. 실내는 빛의 세기가 500룩스 내외인 반면 실외는 맑은 날엔 5만룩스 이상 될 수 있다. 따라서 화분을 밖에 내놓을 때는 어느 정도 그늘지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일교차가 큰 날엔 일몰 후에 실내로 다시 들여놓아야 한다.


대표적인 봄 화초인 프리뮬라, 팬지 등은 높은 온도를 싫어한다. 추위엔 강하지만 보통 실내 온도에서는 고온 장해를 받아 꽃이 금방 시들거나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다. 최저기온이 섭씨 영상 5도만 넘으면 실외에서 계속 키워도 되고 최저 온도가 섭씨 영상 5∼10도 정도일 때 잘 자라고 꽃색도 훨씬 진하다.


최근엔 새집증후군이 관심을 끌면서 화초가 가족의 건강 지킴이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인 공기정화에는 팔손이나무, 아레카야자, 테이블야자, 스킨답서스, 관음죽 등 관엽식물이 효과적이다. 특히 아레카야자는 거실 등에 많이 배출되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데 우수하고 스킨답서스는 일산화탄소를 잘 흡수해 불을 많이 쓰는 부엌에 알맞다.


관음죽은 암모니아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화장실에 좋다. 다육식물(잎이 육질인 식물)인 선인장이나 호접란은 야간에 동화작용을 많이 하므로 침실에 두면 자는 동안 산소를 배출해 준다. 로즈마리나 라벤더 등은 정신집중이나 숙면에 도움이 되므로 자녀 공부방에 적합하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