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옛날 이야기

풍월 사선암 2006. 4. 29. 13:00

 

 

옛날 이야기

 

옛날, 어느 시골마을에 심술쟁이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가 한집안에 살았습니다. 시집살이 삼 년이면 시어미 하품소리만 듣고도 그 날 하루 일기를 본 다는데 며느리는 착하기만 했지 지혜롭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며느리는 자식 생산 잘하고, 남편 떡방아 잘 쪄 주고 (옛날엔 뽐뿌질이라 했음) 거기다 바느질, 길쌈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여인이었습니다. 그 중에도 떡방아 잘 찧기로는 읍내에서도 따라갈 뇨자가 없을 정도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어얼씨구 저얼씨구 잦은 방아로 돌려라. / 정월이라 십 오일 구머리 장군 긴코백이 액막이 연이 떳다/에라디야/에헤야 디야 떡방아로구나 자진모리로 돌려보세 ~` 아으 물 나오것다. 이것아!"


자진모리 장단에 맞춰 떡방아를 찧을 때면 집안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러 청상과부 시어머니로부터 눈총을 샀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갈구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사람처럼 며느리가 하는 일마다 트집을 잡았습니다. "으이구 빙시나. 아 얼릉 가서 떡방아 안 찧을겨!!!!!!!!"

 

귀머거리 삼 년 벙어리 삼 년 심 봉사 삼 년을 참아 왔지만 참는데도 꼭지점에 도달한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호소해 보았지만 시어머니의 구박은 날로 더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독한 마음을 먹고 엉뚱한 생각을 하기에 이 르렀습니다. 평소 떡방아를 찧으며 친분을 쌓아 둔 김첨지네 약방에 찾아가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시어머니를 독살할 독약을 지어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김첨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 없이 독약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보게, 그런데 이 약을 먹이는데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네.절대로 한번에 다 먹여서는 안되며 1년 동안 조금씩 떡에 발라 먹이도록 하게 그러면 다들 늙어서 죽은 줄로 알 걸세."


다음날부터 며느리는 약을 바른 찹쌀떡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극정 성으로 시어머니에게 먹였습니다. 시어머니는 "그따위 개떡 한 조각에 내가 넘어갈 줄 알고? 어림 택도없는 소릴 하덜 말그라" 길길이 날뛰었습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매일같이 맛있는 떡을 얻어먹다 보니 차츰 며느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느리는 눈 딱 감고 한 1년간만 고생하면 행복이 호박넝쿨째 찾아온 다고 생각하고 온갖 수모를 다 견디어 냈습니다.


봄이 가고 또 여름이 가고 앤드 가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기특해졌습니다. 동네에서도 사이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라고 소문이 자자해졌습니다. 그리곤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1년이 가까워 오던 어느 겨울 날 며느리도 크게 후회하고 다급한 마음에 김첨지네 의원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해독약을 지어 달라고 통 사정을 했습니다. 그러자 의원은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부인 아무 걱정 말구려 그 약은 본래 독약이 아니라 밀가루였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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