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경제,부동산

강남 고가아파트 '新4强'시대

풍월 사선암 2006. 1. 31. 20:48

강남 고가아파트 '新4强'시대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를 겨루는 서울 강남 랜드마크 경쟁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다음달 3002가구짜리 초대형 재건축 단지 도곡동 렉슬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기존 '도곡동 타워팰리스-삼성동 아이파크-대치동 센트레빌' 3강 체제를 위협하 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규모와 시설면에서 도곡 렉슬이 종전 3강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최고급 아파트 '사대천왕(四大天王)'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강남 고급 아파트는 대치동 우성-미도-한보의 '빅3'에서 '신 3강'으로 바뀌고 이번에 '4강 체제'로 전환된 셈이다.


도곡 렉슬 40평형대 분양권 가격은 현재 평당 3000만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지난해 초 대치 동부센트레빌이 입주 후 두 달 이상 지나서야 넘긴 가격을 집 들이도 시작하기 전에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 새로운 강자 '도곡 렉슬'

 

=사대 천왕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신흥강자인 도곡 렉슬이다.


'렉슬(Rexle)'은 왕을 뜻하는 '렉스(rex)'와 성을 뜻하는 '캐슬(castle)'의 합 성어. 말 그대로 왕이 사는 성처럼 강자로 우뚝선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2003년 분양 당시에도 43평형 경쟁률이 무려 4795대 1에 달하며 서울 동시분양 사상 최고경쟁률로도 기록하는 등 강자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최근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렉슬은 그 동안 강남 최고가 아파트 자리를 고수해왔던 타워팰리스 시가총액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도곡렉슬 시가총액(1월 16일 조사기준)은 총 3조7127억원으로 2위인 타워팰리스 1차(2조9120억원)와 2 000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인근 D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도곡렉슬 43A형 분양권이 18억원에 거래됐다.


이 관계자는 "2월 입주가 임박해오면서 평형대별로 1억원 거래가격이 올랐고 43평형 이상 대형평형은 2억원 가까이 올라 있다"며 "호가는 더 높은 수준" 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인기의 가장 큰 원인은 '규모'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똑같이 최고급 설계를 적용한다해도 대단지인 렉슬이 보다 넓고 많은 편의시설 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지 내 산책로가 인근 매봉공원과 곧바로 연결 돼 입주자들이 접할 수 있는 실제 녹지공간은 다른 단지보다 한층 더 넓다.


매 봉산 조망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숙명여중, 중대부고 등 강남 8학군에 지하철 3호선 도곡역이 걸어서 5분거리인 역세권이라는 점은 타워팰리스, 센트레빌과 동급으로 평가받는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렉슬 이후 한동안 강남에 3000가구 규모 대단 지는 없다"며 "지금처럼 빠른 가격상승이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가격 강세는 지 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3강 시세도 '꼿꼿'

 

=타워팰리스를 위시한 기존 3강 아파트 시세 역시 작년 8ㆍ31대책 발표 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개 단지 모두 실거주자 비중이 높고 처분시 세금문제 등이 걸려 매물이 드문 데다 실거주를 위한 전세ㆍ매매 대기수요도 두껍기 때문이다.


주변 T중개소 관계자는 "타워팰리스는 8ㆍ31부동산대책이 나온 뒤에도 가격에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수요층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3차 69B평형은 최근 22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인근 H공인 관계자도 "작년 8ㆍ31대책 이후에도 평형별로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태"라며 "대기수요자는 여전히 있지만 매물 이 없어 실거래는 없다"고 전했다.


현재 동부센트레빌 45평형 기준층 거래 가능가격은 18억원에 이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평가다. 이 같은 사정은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도 유사하다.


작년 4월 이후 거 래가 끊어진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거래가 없는 탓에 정보업체 시세와 실제 거래가능 가격 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이 단지 63평형 시세는 24억원 선.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가 말하는 거래 가능가격은 다 르다.


아이파크 단지 내 I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말하긴 어렵지만 63평형을 사려면 30억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근 기자 / 유용하 기자] <매일경제 / 2006,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