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사람 - 이해인
겨우내 언 가슴으로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 한창이다.
만물은 봄의 부름에 화답이라도 하듯 생기가 돌고 힘이 뻗친다.
생명이 약동하고 소생하는 계절의 하루하루가 이토록 고마울까 싶다.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는 것만으로도 몸이 가벼운데,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니 마음 또한 날아갈 것만 같다.
사실 우리들 가슴을 포근히 적셔주는 것은 봄이다.
‘봄’이란 말만으로도 향기가 나고 신선한 기분이 감돈다.
봄의 자연을 마음 곁에 두고 사는 이웃들에게서 배시시 흘러나오는
미소가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봄날 같으면 좋겠다’는 말이 생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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