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터란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해보면 일본은 집터(양택)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데 우리나라는 묘터(음택)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임금을 만든 집에 대한 첫 공식기록은 삼국유사에 나타나 있다.
신라 4대왕인 탈해왕은 어렸을 때 경주 토함산에 올라가 7일동안 머물면서 초승달 형국의 집터를 발견하고 꾀를 써서 이 집을 차지하게 되는데 결국 이 집 때문에 그는 후일 왕이 되었다.
고려 태조 왕건도 그 출생이 풍수지리의 양택에서 연유되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생가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성계는 고려 충숙왕 4년(서기 1317년) 10월 11일 지금의 함남 영흥에서 태어났는데 이성계가 왕이 된 것은 이성계의 태(胎)를 부근의 정자리 연못에 묻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일찍이 이곳을 지나던 무학대사는 왕기가 일어날 수 있는 지역임을 감지하고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에게 아들이 태어날 경우 태를 반드시 연못에 깊이 묻으라고 일렀다는 것이다. 이후 왕이 태어날 수 있는 집은 풍수지리적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조선시대때 신앙처럼 번져갔다.
따라서 풍수지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할 수밖에 없었다.
양택에 대한 풍수지리도 음택과 다를 바 없다. 음택이 한 사람을 위한 자리임에 비해 양택은 여러 사람과 함께 기거한다는 점에서 범위가 더 넓다고 할 수 있으나 고인이나 후손에 미치지 않고 오직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에게만 미친다.
양택론에는 전해오는 몇 가지 원리들이 있다. 먼저 대지의 모양은 원만하고 방정해야 한다. 여기에다 지질(地質)은 신선도가 뛰어나야 하고 수질은 맑고 담백한 것을 최고로 친다.
울타리는 가옥과 음양이 조화되고 통풍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가옥의 외벽과 울타리 사이에는 바람이 감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 담이 집에 비해 높으면 음상(陰相)이요 낮으면 양상(陽相)인데 양택에서는 양상을 길(吉)로 본다.
도선유기에 의하면 다산(多山)은 양이고 고루(高樓)도 양이라 하여 우리나라는 다산, 즉 산이 많으므로 고루, 즉 높은 다락이 있는 집을 짓는다면 국운이 쇠멸할 것이라 했다. 따라서 평옥만 짓고 고옥(高屋)을 금했으며 이 때문에 조선조 말기까지 우리나라에는 고층건물은 고사하고 2층집도 없었던 것이다.
참고로 조선조 학자 가운데 집터에 대한 풍수론에 관심을 기울인 대표적인 사람은 홍만선(洪萬選)으로 산림경제 목거조에 나타난 집터에 관한 내용을 일부 옮겨본다.
집터는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데가 가장 좋고 그 반대이면 부자는 못되나 부귀를 누린다.
앞이 높고 뒤가 낮으면 집안이 망하고 뒤가 높고 앞이 낮으면 집짐승이 늘어난다. 또 사면이 높고 가운데가 낮으면 비록 부자일지라도 점점 가난해지므로 평평한 터가 가장 좋다.
집터가 남북이 길고 동서가 좁으면 처음이 나쁘나 뒤에 잘된다. 집의 동쪽에서 흐르는 물이 강과 바다로 들어가면 좋으나 동쪽에 큰 길이 있으면 가난하고 북쪽에 큰길을 두면 나쁘며 남쪽에 큰길이 있으면 영화를 누린다.
사람의 주거지는 땅이 윤기가 있고 기름지며 밝은 곳이 좋고, 건조해 윤택하지 않은 곳은 나쁘다.
탑이나 무덤터, 절이나 사당터, 대장간이나 군영터 그리고 전쟁터는 살 곳이 못 되고, 큰 성문 입구와 옥문을 마주보는 곳은 역시 좋지 않으며 네거리 입구, 산등성이가 곧바로 흘러내린 곳, 흐르는 물과 맞닿은 곳, 여러 물이 모여서 나가는 곳, 초목이 나지 않는 곳은 나쁘다.
옛길, 영단(靈壇)과 신사앞, 불당 뒤, 논자리, 불을 땠던 곳은 모두 불길하다.
좋은 집터 찾기 이제 풍수사상의 양택론에 전해오는 좋은 집터의 선택요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좋은 집터는?
첫째, 방향이 남향 또는 동향으로 햇볕이 잘들고 따뜻해야 한다. 주거지의 땅은 지질이 좋고 윤기가 있어야 하며 햇볕이 잘드는 양명(陽明)한 곳을 최고로 치는데 우리나라는 집의 방향이 남쪽이나 동남향을 향해야 겨울에는 북서풍이, 여름에는 동남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따뜻하고 그 반대방향이면 겨울에 춥고 여름에 오히려 덥다. 그러므로 밝고 따뜻한 집을 좋은 집으로 본다.
모든 생물은 햇볕을 필요로 하는데 같은 햇볕이라도 기가 일어나는 아침 햇볕을 받아야 좋고 저녁 햇볕은 오히려 생기를 잃게 한다.
둘째, 대지는 평평하고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안정감이란 대지의 형태뿐 아니라 건물자체에도 적용된다. 경사가 심해 불안한 형태의 가옥은 어딘지 안정감이 없고 대지의 모양도 한쪽이 불거지거나 들어간 곳보다는 모양이 원만하고 방정한 곳이 좋다.
셋째, 북서쪽이 높고 남동쪽이 경사진 곳으로 산을 등지고 낮은 곳을 향하는 것이 좋다. 즉, 전형적인 배산임수로 뒤에는 산, 남쪽에는 물이나 길(도로)이 있어야 하며 집앞의 전경이 좋아야 한다.
넷째,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그 효용가치가 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듯이 교통이 좋아야 손님도 오고 복도 들어온다. 대지의 사면 중에 최소한 한 면만은 도로에 접해야 하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도로의 교차점으로 코너가 되는 대지이다.
실제로 도로가 없는 맹지는 건축법상 건축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코너땅과 그 옆의 땅과는 가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상업지역일수록 그 의미는 크다.
나쁜 집터란 그렇다면 나쁜 집터는 어떤 것일까?
첫째, 막다른 골목집은 좋지 않다.
둘째, 생토(生土)가 아닌 매립지도 좋지 않다. 풍수지리 이론은 땅의 기는 생토에만 있는 것으로 간주해 매립토 위의 주택은 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집안에 지붕보다 높은 나무가 있거나 사랑채가 본채를 압도하면 집안의 거주자에게 좋지 않다.
넷째, 망해서 나간 집은 좋지 않다.
다섯째, 연못이 마당에 있어도 좋지 않다.
여섯째, 기존의 두 집을 담을 터서 한 집으로 사용해도 좋지 않다.
일곱째, 형과 동생이 이웃에 나란히 집을 가지고 살면 좋지 않다. 이는 실제로 형제가 이웃에 살면 형이나 동생은 잘되는 쪽에 의지하게 되며 동서간은 시샘을 일으키게 돼 화목치 못하기 때문이다.
여덟째, 대문에서 안방이나 부엌문이 보이면 좋지 않다. 외인이나 내방객의 눈에 안방이 들여다보이면 견물생심 도난우려가 있고, 부엌이 바로 보이면 딸이나 안주인이 외부와 연결돼 음탕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아홉째, 벽에 금이 가거나 물이 스며들면 좋지 않다. 기초공사의 중요성과 붕괴 우려를 나타낸 말이다.
끝으로 정원수는 어떤 것이 좋은지 알아보자.
집에 정원수를 심는 것은 집을 잘 가꾸고자 하는 생활인 동시에 미래지향의 마음가짐이며 인간의 본성에 따른 자연에로의 마음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도의 근본이고 역의 대원리다.
즉, 인간에게 길흉이 있듯이 식수 또한 길흉이 있다고 본다. 예컨대 집을 중심으로 해 동쪽에는 복숭아나무, 버드나무를 서쪽에는 산뽕나무, 느릅나무를 남쪽에는 매화나무, 대추나무를 북쪽에는 살구나무, 은행나무를 심으면 동의 좌청룡, 서의 우백호, 남의 주작, 북의 현무를 대신하는 길목(吉木)으로 집안의 기운이 번성하고 부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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