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閏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문(門)간에 임금(王)이 서 있습니다. 궁 안으로 들지도 못하고 궁 밖으로 나서지도 못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이를 일러 윤(閏)이라 합니다. 임금마저 불안해서 문간을 서성대었다고 하는 것을 윤달(閏月)이라 합니다. 윤달이란 우리가 예전에 쓰던 음력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인위적으로 한 달을 삽입함으로써, 지구가 태양을 도는 태양년과의 오차를 조정하는 것이랍니다. 흔히들 윤달에 수의를 장만하면 부모님이 장수한다는 것과 윤달에 이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이런 얘기들은 지금도 우리 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왜 이런 유래가 생겼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 무탈한 달, 윤달?
1년 12개월 외에 몇 년만에 한 번씩 들기 때문에 윤달을 여벌달·공달 또는 덤달이라고도 부릅니다.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만큼 탈이 없는 달로 되어 있습니다. 집수리나 이사도 윤달에 하면 가릴 것이 전혀 없다고 해 윤달은 이사 대목입니다. 또한 수의는 꼭 윤달에 하게 되어 있어 나이 많은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윤달에 수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병치레 없이 오래 산다"거나 "수의를 미리 지어놓으면 오래 산다"라는 말들은 자손들이 효도 삼아 수의를 미리 장만한다고 해도 살아계신 부모에게는 죄송한 것이기에 위로하며, 될 수 있으면 수의를 기쁘게 장만하는 효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 윤달엔 결혼을 기피?
결혼은 평생의 대사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예전에는 윤달에 하면 좋다고들 했지만, 근래엔 귀신들이 쉬는 달이어서 조상귀신이 경사스러운 날에 후손들을 찾아오지 못한다 하여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윤달에 결혼하면 안 좋다는 속설이 나돌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이 윤달입니다. 이렇게 윤달이 있으면 봄 예식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곤 합니다.
◇ 윤년에만 있는 2월 29일?
지구가 팽이처럼 스스로 자전하는 것을 하루라고 합니다.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뜻하죠.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사이에 지구는 365.2425번 회전하기 때문에 1년이 365일보다 조금 더 깁니다. 4년이 지나면 여분의 0.2425회전이 네 번 모여서 0.97회전이 됩니다. 즉, 4년이 지나면 거의 하루가 더 생겨서, 4년에 한 번씩 2월 29일 하루를 더 넣고 366일짜리 윤년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윤달이 음력에만 있다면 윤년은 양력에만 있습니다. 따라서 2016년에는 2월 29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윤달에 대한 오해?
윤달이 들었으니 1년의 길이가 길어졌다거나 봄이 길어졌다고 생각해 윤달에 대해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윤년에는 식량이 더 소비되고, 생활비도 더 들 것이라 생각하며, 임신을 잘해서 인구가 증가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윤년 7월이 있는 해는 더위가 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모두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기상 현상이나 생리 작용이 윤달 때문에 변할 리는 없는 것입니다. 일제 말년인 1942년부터 1945년까지에는 음력을 없애려고 총독부 발행의 책력에서 음력 날짜를 빼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력도 윤달도 모두 천문학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음력을 없애려고 했지만 달의 위상 변화는 그대로 달력의 구실을 하니 하늘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민간 사람들은 양력이 지나면 더 추워진다고 설날이 설 같지 않다고들 합니다. 광복 이후 우리 설을 되찾겠다고 삽시간에 전국이 음력 과세로 통일됐습니다.
◇ 전통을 존중하되 미신은 믿지 말자!
전문가들은 윤달에 맞춘 전통은 존중하되 미신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윤달에 결혼을 기피하는 미신 같은 경우 오히려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놓아, 높아져 가는 이혼율과 출산율 저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윤달은 선조의 생활 여유였습니다. 같은 달을 한 번 더 맞아 다시 한 번 더 꼼꼼하게 해야 할 일을 찾아보고 혹은 지나친 것은 없었는지 살펴보았던 좋은 뜻이 더 많은 전통이었습니다. 그런 전통은 존중하되 미신의 맹신은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윤달(Leap Month)
윤달 또는 윤월(閏月)은 역법과 실제 우주년 또는 계절년을 맞추기 위해 여분의 날이나 달을 끼우는 달이다. 우주년이나 계절년은 정수 개의 날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 해에 정수 개의 날이 들어 있는 역법에서는 하루(윤일) 또는 한 달(윤달)을 적절한 시기에 끼워서 이를 보정한다. 이러한 보정법을 치윤법(置閏法)이라고 한다.
◇ 한국의 음력(태음력)
한국에서는 태음력과 태양력의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두는 한 달을 말한다. 지구의 공전 주기는 약 365.2422일이고 1삭망월인 29.53일로 1년을 만들면 약 354일이므로 3년만 지나면 33일가량이 모자라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오차를 보정하기 위하여 19년에 일곱 번가량 윤달을 두게 된다. 옛날부터 한국에서는 음력을 사용하는 습속이 있어서 민속 명절이나 절기에는 오늘날에도 음력을 사용하고 있다. 윤달이 든 해를 윤년(閏年)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1년이 열세 달인 셈이다. 음력에서 윤달이 1년 중 어디에 들어가는가는 일정하지가 않다. 따라서 3월에 들면 "윤3월", 4월에 들면 "윤4월"이라 부른다.
과거에는 윤달을 특정한 위치에만 두었으나, 현재의 치윤법에 따르면, 윤달은 중기(中氣 : 우수, 춘분, 곡우, 소만 등)가 없고, 절기(節氣 :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등)가 있는 달에 배치된다. 이를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이라 한다. 단, 중한 해에 두 번 이상의 중기 없는 달이 돌아오면 1개만 윤달로 하고 나머지는 평달로 하는데, 이 경우의 처리 규칙이 있으나 충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6년 음력 7월에는 중기인 처서, 음력 8월에는 중기인 추분이 들어 있지만, 윤7월에는 중기가 없고 절기인 백로만 들어 있다. 이런 시기에 맞추어 윤달을 집어넣는 것이다. 한편 현재 치윤법에 따르면 윤달은 겨울에 들어오지 않는다.
윤달에 따른 풍속 : 민속에서 윤달은 덤으로 생긴 달이므로 재액이 없다 하여 혼례식·건축·수의 만들기 등을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한다. 또 윤달에 출생하거나 사망하면 생일 잔치나 제사를 원래의 달과 윤달에 시행하므로 결국 두 번씩 치르는 셈이다.
◇ 히브리력(태음력)
히브리력에서는 19년 주기로 일곱 번의 아달 알레프(‘첫째 아달월’)를 아달 베트(‘둘째 아달월’) 앞에 끼워 넣는데, 정확히는 3, 6, 8, 11, 14, 17, 19번째 해에 윤달이 온다. 이 방법은 약 220년마다 1일의 오차가 발생한다.
◇ 태양력
태양력, 특히 그레고리력에서는 4년마다 2월에 하루를 더한다.
<출처 : 시대고시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