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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예절 100문 100답<9>

풍월 사선암 2015. 4. 3. 23:09

생활예절 100100답<9>

 

81, 저는 설날만 되면 세배돈 때문에 고민이 됩니다. 세배돈 은 몇 살 까지 주며 얼마나 줘야 합니까?

 

세배돈은 절값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절하는 법을 가르치고 칭찬하기 위해서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것 저것 분별하는 나이가 되면 세배돈을 주는 것이 오히려 어린애 취급 같아서 불쾌한 것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형이나 누이에게도 절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나이를 먹더니 어른스럽고 절을 잘한다."고 칭찬하면서 다과나 세배돈을 주는 것이니까 부담이 되는 액수라면 더욱 곤란합니다. 아이들이 부담없이 즐겁게 받고 쓸 수 있는 적은 돈이어야 합니다.

 

82, 상주가 자기를 말할 때 '孤子' '哀子' '孤哀子' 등을 쓰는데 그 세가지가 어떻게 다릅니까?

 

어머니는 계시고, 아버지만 돌아가셨을 때는 '孤子'이고, 아버지는 살아 계시고 어머니만 돌아가시면 '哀子'이며, 누가 먼저이든 두 분이다 돌아가시면 '孤哀子'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상주가 자기를 自稱하는 것만 보아도 누구의 상()을 당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哀子'는 공식적으론 상가(喪家)를 대표해서 쓸 일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계시고, 어머니만 돌아가셨을 때 '哀子'인데 그런 경우의 상가의 주인(主喪)은 아버지인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고나 장사지낸 후의 인사장 등에 '哀子'라면서 아들의 명의로 하면 주상인 아버지를 제쳐놓는 일이며 심하게는 능멸하는 것이 됩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私信등에 '哀子'를 씁니다 

 

83, TV나 예절책에 소개되는 제상의 과실차림을 보면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西쪽에서부터 놓고, 기타 조과나 유과를 그 다음 쪽에 놓기도 하고, 쪽에 대추 西쪽에 밤을 놓고 쪽에서부터 붉은색, 西쪽에서부터 흰색의 생과를 놓고 중앙에 조과나 유과를 놓기도 합니다. 또 과실의 접시수도 어떤 이는 짝수이고, 누구는 홀수입니다. 어떻게 해야 맞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과실을 놓는 위치는 어느 禮書에도 명시된 곳이 없고, 접시수도 栗谷선생은 상당한 이유의 설명이 없이 홀수를 예시했고, 退溪 沙溪선생은 과실은 인 땅에서 나므로 수인 짝수로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굳이 접시 수를 말한다면 地産수로 한다는 이유가 제시된 짝수가 합리적이라 할 것입니다. 놓는 위치도 대추 밤 감의 순서를 주장하는 사람은 대추는 씨가 하나니까 임금이고 밤은 한 송이에 세 톨이 들었으니까 삼정승이고, 그러므로 벼슬의 높낮이에 맞춘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민가의 제례에 임금을 상징하는 대추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논리적인 근거가 박약합니다. 그러나 대추는 , 밤은 西쪽은 신부가 폐백에 밤과 대추를 가져가는 까닭이 대추는 "아침 일찍 부지런하게"라는 뜻이므로 아침 즉 쪽에 해당되고, 밤은 글씨도 西쪽의 나무()라 쓰고, 신주도 밤나무로 깎으므로 귀신은 두렵다고 西쪽에 해당되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제사음식은 현란한 색깔을 피하므로 붉은 대추를 놓은 쪽에서부터 붉은색, 깎아서 흰 밤을 놓은 西쪽에 서부터 흰색을 놓고 중앙에 조과나 유과를 놓되 역시 홍동백서(紅東白西)로 놓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입니다.

 

84,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각종 모 임에서 上下석의 좌석 구분을 없애고 있어 각 단체나 사회적 모임에서도 좌석배치에 논란이 많습니다. 上下석의 구분은 있어야 합니까, 아니면 없애야 합니까?

 

시기에 적절한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좌석배 치에 있어서의 上下석의 구분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고, 설사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도 않습니다. 비록 같은 모양의 의자를 둥글게 놓았다 하더라도 같이 앉아야 할 사람 중 가장 상급자가 앉는 자리가 상석이 되는 것이고, 그 상석을 기준으로 차례가 지어집니다. 그래서 의자가 같다든가 둥글게 좌석 마련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좌석준비를 해 놓으면 하급자들이 어디에 앉아야 할지를 몰라 더욱 혼란하고 몸둘 바를 모르게 됩니다. 또한 원탁이란 같은 계급의 사람들이 계급을 염두에 두지 않고 "모두 같다"는 인식을 갖는 배치인데 상급자와 하급자가 원탁에 앉았다고 같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상하급이 이런 식으로 해서 구분이 없어진다면 우리사회는 혼란과 無禮의 늪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85, 실천예절을 읽으면서 현행 신식 예식장에서의 신랑·신부 위치가 잘못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전통혼례나 종교의식등에 비추어 보아도 잘못 되었는데 왜 고치지 않는지요?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신식 혼인예식장에서는 신랑과 신부를 죽은 이의 위패나 묘지의 시체매장 위치에 세우고 있습니다. 예식장에서 고치지 않는다면 혼인하는 신랑·신부 당사자가 제자리를 찾는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 뫼시는 신주나 지방을 보면 西쪽에 남자, 쪽에 여자 조상을 씁니다. 묘지에 시체를 매장할 때도 西쪽에 남자, 쪽에 여자의 시체를 묻습니다. 그런데 현행 예식장의 상태가 신랑이 西쪽이고 신부가 쪽이라 죽은 이와 같은 위치입니다. 신랑과 신부들이 전통혼례나 모든 의식에서와 같이 산사람의 위치에 서려면 주례의 좌측인 쪽에 신랑이 서고 주례의 우측인 西쪽에 신부가 서야 합니다. 각자가 챙길일입니다.

 

86, 저는 혼인한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남편이 친구들과 함께 집에 와서 대접하는 일이 가끔 있는데 남편의 친구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겠습니다. 남편의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불러야 할 일 이 많을 것입니다. 남편의 상급자나 또는 사회적 직급이 있으면 그 직급을 불러도 됩니다. '과장님' '대리님' 만일 그런 직급명이 없으면 '선생님'이 가장 좋습니다. 젊은 사람들끼리 선생님이 어색하다고 생각되시면 ''도 좋습니다. 그러나 ''를 붙일 때는 성만 말해 '김씨' '박씨'라고 하면 안되고 반드시 성명을 다 말해야 합니다. '김갑동씨' '이몽룡씨'라고 말입니다. 될 수 있는대로 '선생님'이라 부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87,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님인 큰아버지, 그리고 큰아버지보다 손위인 고모부, 세분이 함께 계신 자리에서는 누구에게 먼저 절을 해야 합니까? 차례대로라면 고모부, 큰아버지, 아버지의 순서인데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여러 어른이 함께 계실 때는 절하는 순서에 원칙이 있습니다.

 

그 순서는 먼저 직계존속의 최상위자부터 ·, 다음은 방계친척의 상위세대 순으로 하되 같은 세대에서는 촌수가 가까운 순서의 ·, 그 다음이 친척이 아닌 사람은 연령순으로 절하면 됩니다.

 

귀하가 질문하신 경우는 직계존속은 아버지뿐이므로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고, 다음이 친족인 큰아버지, 마지막으로 고모부에게 절해야 합니다. 절의 순서에 대한 원칙은 古禮服制輕重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경우도 원칙은 아버지에게 먼저 해야 되지만 아버지의 직계존속보다 아버지에게 먼저 절하면 아버지가 불편하시대서 직계존속은 웃세대부터 합니다.

 

만일 연령순으로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친구, 큰아버지, 고모부, 아버지, 당숙, 아버지의 친구, 형님등 열분이 한 자리에 계시고 전부 절을 할려면 할아버지 아버지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큰아버지 당숙 고모부 형님 할아버지의 친구 아버지의 친구 순으로 절해야 할 것입니다.

 

88, 어떤 책에서 보니까 10촌 이내를 일가라고 한다 했고, 다른 책에서는 8촌이 넘어야 일가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일가의 범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일가란 엄격한 의미에서는 동성동본(同姓同本)의 혈족(血族)을 총칭하는 것이고 더러는 혈족남자의 배우자를 일가의 범주에 넣기도 합니다. 그러나 귀하의 질문 취지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가가 아니라 일반적 대화 중 호칭(呼稱)으로서의 '일가'에 대한 것이라 이해됩니다. 대화 중에 "저 분은 저의 일가입니다"라고 말하는 일가를 10촌이내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또 10촌이라는 한계기준이 모호합니다. 일반적으로 친족의 친소를 구분하는데는 8촌을 한계기준으로 하는 바 그 이유는 8촌은 죽었을 때 복을 입는 유복지친(有服之親)의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8촌이내를 일가라 말하는가, 아니면 8촌이 넘어야 일가라고 하는 가가 문제입니다. 8촌이내는 근친으로서 남에게 말할 때의 호칭이 특정되어 있습니다. 8촌 형제면 "삼종입니다", 6촌형제면 "재종입니다"라고 말하지 일가라고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가'라고 말하는 경우는 8촌이 넘어 특정의 호칭으로 말하기가 곤란한 혈족을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89, 저의 아버지께서는 회갑이 되기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번에 어머니의 회갑을 당해 조촐한 잔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잔치도 같이 해야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살아 계신 어머니의 회갑잔치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잔치를 겸한다면 얼른 보면 극히 효성스러운 것 같지만 깊은 의미로는 불효라 할 것입니다. 生死가 다른 두 분을 함께 뫼시고 잔을 드리는 헌수()를 한다는 말인데 산 어머니 옆에 죽은 아버지의 위패(신주)를 뫼셔야 할테니 살아계신 어머니가 얼마나 슬프시겠습니까? 원래 돌아가신 부모의 생신에는 이제를 지낼 수 있으므로 죽은 아버지의 회갑에는 이제를 성대히 지내고 손님을 청해 아버지의 유덕을 기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계신 어머니의 회갑잔치는 어머니에게만 헌수하고 잔치도 어머니의 회갑잔치만 해야 합니다.

 

90, 父母님의 회갑에 헌수를 할 때 자손이 향해서 왼쪽에 아버지, 오른쪽에 어머니를 앉으시게 하는가 본데 맞는지요?

 

회갑잔치의 좌석배치는 병풍치고 병풍 앞에 당사자가 앉고 그 앞에 상을 차린 다음 자손들이 당사자를 향해 서게 됩니다.

 

그렇다면 禮節東西南北은 병풍친 것이 쪽이고 자손들은 쪽에서 향해 서는 것이 됩니다. 이런 방위로 보아 귀하가 말씀하신 父母님의 위치는 아버지가 西쪽이 되고 어머니가 쪽이 된다는 말입니다. 즉 남자가 西쪽 여자가 쪽에 위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의 위치입니다. 제사때 지방을 쓸려면 향해서 왼쪽인 西에 남자, 향해서 오른쪽인 에 여자의 신위를 쓰고, 묘지에 시체를 매장 할 때도 신주와 같이 西쪽에 남자, 쪽에 여자가 묻힙니다. 그런데 살아계신 父母님을 죽은 사람의 위치에 뫼신다면 그런 불효가 어디에 있습니까? 당연히 아버지를 자기들의 왼쪽인 , 어머니를 자가들의 오른쪽인 西쪽에 뫼셔야 합니다.

 

古禮에 보면 시부모가 새 며느리의 폐백을 받을 때 구동고서(舅東姑西), 즉 시아버지는 쪽 시어머니는 西쪽에 앉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禮節에서의 東西南北은 상좌(上座)쪽으로 간주해 상좌의 측이 이고 측이 西쪽이 되는 것이며, 生者쪽을 으로 해 남자가 쪽으로 가고, 死者西쪽을 으로 해(以西爲上) 남자가 西쪽으로 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