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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예절 100문 100답<7>

풍월 사선암 2015. 4. 3. 22:58

생활예절 100100답<7>

 

61, 전통적으로 기제사는 음력으로 돌아가신 날에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양력을 쓰고 있고, 또 양력이 더 정확하니까 양력으로 날짜를 찾아서 지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 아닙니까?

 

전통적으로 음력으로 해왔고, 현재도 음력이 없어진게 아니고 존속하니까 음력으로 지내고 있는 것입니다. 귀하의 의견처럼 음력은 3년에 1개월이 틀리고 달의 大小도 일정하지 않아 문제점이 많은데, 양력은 4년에 1일만이 틀리며 그것도 2월에 국한해서 못박았고, 달의 大小도 일정하기 때문에 양력이 더 정확한게 사실입니다. 기제사란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제사이기 때문에 음력이든 양력이든 그 달의 그 날짜에 지내면 되겠지만 보다 계절 적으로 걸맞는 양력으로 지내더라도 망발은 아닙니다.

 

62, 축문에 제사 달의 초하루와 제삿날의 일진을 쓰는데 근래 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양력으로 제삿날을 차릴 때는 더욱 그렇게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옛날의 문헌이나 역사기록들을 보면 날짜를 숫자로 안쓰고 간지(干支)로 기록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습관과 관례에 따라 간지를 쓴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택일해서 지내는 제례는 대개 ''일이나 ''일을 택일하도록 했고, 상중(喪中)의 우제(虞祭)나 졸곡(卒哭) 등도 일진의 강유(剛柔)를 따져서 했기 때문에 일진을 쓰는 것이 합리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기제사의 일진을 쓰더라도 실제 돌아가신 날의 일진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점으로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 실제 돌아가신 날의 일진은 男子였는데 금년의 제삿날의 일진은 일수도 있다. ) 그래서 음력으로 제사를 지낼 때는 전통방식에 의해 간지를 쓰더라도, 양력으로 제사를 지낼 때는 간지를 안써도 무방하다고 생각됩니다.

 

63, 어떤 사람은 제사때나 상가의 빈소에서 절을 할 때 두 번 반이라고 합니다. 반 번의 절을 하려면 어떻게 합니까?

 

그런 말을 더러 듣게 되는 데 절의 종류에 반절(半拜)은 있어도 횟수에 반번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절의 종류에 반절(半拜)이란 아랫사람의 절에 대해 어른이 답배(答拜)한 경우 정중하게 하지 않고 간략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반번은 없습니다. 생각컨대 남자의 배례에 읍()을 하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거나 아니면 부인들이 절을 한 다음에 공경하고 사양하는 뜻으로 약간 허리를 굽히는 것을 그렇게 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읍이 나 허리를 굽히는 것은 간략한 의 표시이지 절()은 아닙니다. 혼동없으시기 바랍니다.

 

64, 저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를 조상의 산소 옆으로 옮기려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어머니께서 어른께서 살으시는 근처로 이사를 하더라도 반드시 어른께 인사를 여쭐 것입니다. 산소를 옮길 때도 그냥 옮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머니의 지금 산소를 팔 때와 새로 산소를 뫼신 뒤에 아무런 의식도 행하지 않는다면 도리에 어긋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참으로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귀하의 건전한 상식과 도리 대로하는 것이 바로 예절입니다. 우리의 전통예절은 건전한 상식이며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오랜 생활관습에 의해 정립한 것들입니다.

 

조상의 산소옆에 다른 산소를 쓸려면 간략하게 제수를 차리고 '동강조선묘고사(同岡祖先墓告)'를 하고, 새로 모신 곳에서도 간략한 제수를 차려 '일우축문(一虞祝文)'을 지어 읽어 산소 쓰는 일이 끝났음을 고하는 것입니다. 귀하의 건전한 상식과 전통예절은 이렇게 일치합니다.

 

65, 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며칠 후면 49일이 됩니다. 주 위에서 49일제()를 지내야 한다고 하는데 전통예절에도 49일제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말하는 49일제란 '()'가 아니고 '()'입니다. 즉 죽은지 49일만에 지내는 제사란 말이 아니고 불교에서 사람이 죽어 49일이 되면 '일곱번의 생사를 거쳐 각 과보를 감지하고 三界·六道에 가서 태어난다'고해 7일씩 7번이 되는 49일에 불교의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례절차인 제례로서는 '49일제'가 없고 불교의 종교의식으로 '49일재'가 있습니다. 혼동이 없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제가 아니고 재이므로) 49일재는 가정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고 사찰에서 불교의식으로 치릅니다.

 

66, 저의 아버지께서 생전에 손자 보시기를 무척 기다리셨는 데 돌아가신 후에야 제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어떤 방법으로 이 사실을 알려드려야 합니까?

 

갸륵하신 효성입니다. 어찌 아들을 낳은 일 뿐이 겠습니 까? 집안에서 있었던 큰 일은 조상에게 고하는 절차가 '유사즉고(有事則告)'라고 정해져 있습니다. 원래는 사당을 뫼신 큰 집에서 고하는 축문()을 지어 고했는데 현대는 사당이 안계시지만 조상의 위패(신위)를 임시로 뫼시고 간략한 제수를 차린 다음 사실대로 고할 수 있습니다. 귀하의 경우도 기제사를 지낼 때같이 신위를 뫼시고 간략한 제수를 차린 다음 아이를 데리고 "누구의 아내 00성씨가 00일 아들을 낳았기에 고하며 뵈옵니다"고 고하시면 됩니다.

 

67, 돌아가신 아버지의 회갑이 가까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옷을 지어 태우고 잔치를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古禮에 의하면 돌아가신 父母의 생신에 관한 의식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제인데 일반적으로 음력 915일에 사당에서 父母의 위패만 모시고 지내는 제사로써 원래의 유래는 처음 '이제'를 지낸이의 아버지의 생일이 915일이었다는 데에 연유합니다. 또 하나는 사당에 '생신제고사(生辰祭告)'를 하는 것인데 사당에 뫼신 모든 신위의 생신제로써 李退溪 선생은 가 아니라 했고, 金沙溪 선생과 宋尤庵 선생은 인정의 발로라고 했습니다. 효성이 지극한 자손이 조상의 생신에 잊지 않고 의식을 갖는 일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명한 분의 탄신 주 행사를 사회적으로 치르기도 하는데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의 회갑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인정 상 차마 어려운 일입니다. 마땅히 '이제' 지내듯이 위패(신위)를 뫼시고 가까운 친척이 모여 제사를 지내며 추모한 다음 함께 음복하면 자연히 추모하는 경건한 잔치로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의복을 지어 태우는 일은 속설(俗說)일 수는 있으나 전통의례에는 없는 일입니다.

 

68, 직장에서 사무실을 이전하는데 고사를 지내기로 했습니다. 의당 축문을 읽어야 하는데 한문서식을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무슨 뜻인지도 모릅니다. 마침 글 솜씨가 있는 동료직원이 있어 우리말로 축문을 지을까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나쁜 생각이 아닙니다. 현행되는 각종 축문이나 고사가 한문식으로 된 것은 그런 서식이 정립된 시기가 한문전용시대였고, 그렇게 써서 읽어도 알아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문서식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한글세대의 제례행사에 한글로 된 우리말 축문을 지어 읽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다만 제사나 고사의 취지가 분명히 담기고 조상이나 만물을 주재하는 천지신명에게 공경을 다하는 내용이면 되겠습니다.

 

69, 문화민족일수록 전통문화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예 절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근래의 시중에 나오는 예절 책을 보면 '예의 바르다'고 정평이 있던 우리집의 방법과 너무도 다릅니다. 아무리 가가례(家家禮)라지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나라는 家家禮라고 해서 집집마다 또는 고장마다 예절에 차이가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는 그 家家禮를 방치해 둘 수만은 없습니다. 높은 산이나 깊은 강에 막혀서 왕래가 수월치 못해 사투리가 생길 정도로 생활양식이 서로 다르던 때와는 다릅니다.

 

당연히 어느 쪽이든 통일된 의식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집에서는 이렇게 한다"고 고집하면 통일이 안됩니다. 논리적인 근거에 의해서 모두가 따라 올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겠습니다.

 

70, 근래 방송이나 신문잡지등의 보도에 보면 제상을 진설하는데 있어서 西쪽에 밤, 쪽에 대추를 놓는 방법과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놓는 방법이 섞여서 소개됩니다. 전통의식을 배워서 하고싶어도 어떤 방법이 옳은지를 몰라 당황하게 됩니다. 시원한 해답을 주십시오.

 

매우 절실한 문제입니다. 사실 제례에 있어서 가가례라는 양상이 두드러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추 밤 감 배, 棗栗枾梨의 순서를 주장하는 경우의 이유는 대추는 씨가 하나니까 임금이고 밤은 한송이에 세톨이 들었으니까 3정승이고 감은 씨가 여섯 개니까 6판서고 배는 씨가 여덟 개니까 8도 관찰사에 해당해 벼슬의 높이에 맞춰 임금 정승 판서 관찰사의 순으로 놓는다고 합니다. 이 주장이 옳다고 가정하면 개인의 제사에 임금을 상징하는 대추를 쓴다는 것이 불경스러우며, 官制가 바뀌면 그 비유가 맞지 않을 수도 있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밤을 西쪽 대추를 쪽에 놓고 붉은 것을 쪽 흰 것을 西쪽에 놓는다는 東棗西栗紅東白西의 주장은 한문적인 논리에 의한 것입니다.

 

밤은 서쪽의 나무()라고 쓰며, 두렵다()는 뜻이 있고, 神主도 밤나무로 깎으므로 , 西쪽에 해당되고, 대추의 붉은 색은 하늘 즉 을 뜻하며 혼례에 폐백을 대추로 하는 의미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한다는 뜻이므로 東西南北방은 쪽이고, 쪽에서 해가 뜨므로 부지런하다는 의미와 합치해 대추는 쪽에 해당되며, 제사음식은 현란한 색깔을 피하므로 붉은 대추가 놓인 쪽에서부터 붉은 색의 과실을 놓고, 흰밤이 놓인 西쪽에서부터 흰색의 과일을 놓는다는 紅東白西가 되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주장을 비교할 때 東棗西栗, 紅東白西棗栗枾梨보다 더 논리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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