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우리들의 껍데기 - 허홍구

풍월 사선암 2013. 5. 12. 06:18

 

우리들의 껍데기 -허홍구

 

옛날 어른들은 간혹 아버지를 껍데기로 불렀다

"너그 껍데기 계시냐?" 이렇게 불렀었다

눈물 나는 이 이야기를 영문도 모르고 들었었다

 

그랬을 것이다

왜 껍데기라 하지 않았겠는가?

애지중지하던 아들 딸 보호 해 주던 껍데기

더 두텁고 더 단단한 껍데기가 되었다가

자신의 알갱이 다 던져주고 얻은 위대한 이름

우리들의 아버지는 그렇게 껍데기로 사라져갔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든든하였던 아버지

껍데기로만 남아 우리를 지키던 볼품없던 늙은이

우리들의 껍데기 위대한 이름 아버지.

 

*너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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