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친구란 - 윤보영

풍월 사선암 2013. 5. 29. 08:18

 

친구란 / 윤보영

 

신던 신발처럼 편안한 것

때로는 새로 산 구두처럼

견딜 만큼 아픔도 있어야 하는 것

 

작은 공원처럼 휴식을 주는 것

메마른 나무에 단비가 내려주듯

보고 싶었다고 말 해 주어야 하는 것

 

별로 보이다가 달로 보이고

어두운 하늘에 꽃으로 보이는 것

하지만 그 하늘, 내 가슴에 있는 것

 

생각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질 뻔해도

주위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

오히려 생각 끊은 것이 더 미안해지는 것

 

보고 싶어 찾아 왔으면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연극해야 하는 것

하지만 알면서도 속아 주는 것

 

우동 한 그릇을 같이 먹어도

배가 부른 것

일어서면 마음은 허기져 있는 것

친구란 2 - 윤보영

 

전화해서 잘 있냐고 안부만 물어 놓고

보고싶었어이렇게 말할 걸

전화끊고 후회하는 것

 

휴대용 가방처럼 고마움을 못느끼는 것

하지만 핸드폰처럼

하루만 없어도 일상이 헝컬어 지는 것

 

있는 듯 없는 듯 지내지만

필요할 때는 다가와 도움을 주는 것

가로등 같은 것

 

안부문자를 보내놓고도

하루 내 답장을 기다리는 것

답장을 받으면 안심이 되는 것

 

우산이 두 개라도 하나만 쓰고 싶은 것

하지만 비가 그쳐도

우산을 접고 싶지 않은 것

 

생각하면 좋은 것

만나면 더 좋은 것, 있다는

자체만 해도 행복이 느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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