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란 / 윤보영
신던 신발처럼 편안한 것
때로는 새로 산 구두처럼
견딜 만큼 아픔도 있어야 하는 것
작은 공원처럼 휴식을 주는 것
메마른 나무에 단비가 내려주듯
보고 싶었다고 말 해 주어야 하는 것
별로 보이다가 달로 보이고
어두운 하늘에 꽃으로 보이는 것
하지만 그 하늘, 내 가슴에 있는 것
생각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질 뻔해도
주위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
오히려 생각 끊은 것이 더 미안해지는 것
보고 싶어 찾아 왔으면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연극해야 하는 것
하지만 알면서도 속아 주는 것
우동 한 그릇을 같이 먹어도
배가 부른 것
일어서면 마음은 허기져 있는 것
친구란 2 - 윤보영
전화해서 잘 있냐고 안부만 물어 놓고
‘보고싶었어’ 이렇게 말할 걸
전화끊고 후회하는 것
휴대용 가방처럼 고마움을 못느끼는 것
하지만 핸드폰처럼
하루만 없어도 일상이 헝컬어 지는 것
있는 듯 없는 듯 지내지만
필요할 때는 다가와 도움을 주는 것
가로등 같은 것
안부문자를 보내놓고도
하루 내 답장을 기다리는 것
답장을 받으면 안심이 되는 것
우산이 두 개라도 하나만 쓰고 싶은 것
하지만 비가 그쳐도
우산을 접고 싶지 않은 것
생각하면 좋은 것
만나면 더 좋은 것, 있다는
자체만 해도 행복이 느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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