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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사격선수 김장미 인기 만점

풍월 사선암 2012. 8. 3. 11:27

[런던 2012] 재테크도 금메달급? 재산내역 부모도 몰라

 

4차원 사격선수 김장미 인기 만점

 

남들에게는 최종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이 그녀에게는 인생의 한 단계였다.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20·부산시청·사진)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과제로 '인생 설계'를 적어냈다. 가지런한 글씨로 공책 한 장에 써 내려간 계획서에는 '체육 세계에 2등은 없다. 오직 1등과 꼴찌뿐이다'로 시작한다. 17세에 그는 이미 '20=2012년 올림픽 출전, 1위 입상(네 번째 목표 달성)'이라는 계획을 적어놓았다.

 

김장미의 인생 계획에서 '20~24'는 가장 바쁜 시기다. '연봉이 높은 실업팀'에 입단하고 '올림픽 1' '2014년 아시안게임 1'에 오르는 등의 일정으로 빼곡하다. 어머니 정향진(41)씨는 "장미가 어려서부터 최고의 목표를 세우고 그걸 꼭 이루려고 노력해왔다. 자기에 대한 비전이 확실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초등학교 시절 TV 드라마를 보다 경호원을 꿈꿨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경호원이 되려면 총을 잘 쏴야 한다"는 어머니 말에 사격부가 유명한 인천 부광중에서 처음 총을 잡았다. 김장미는 중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김정대 사격부 코치를 졸라 선배들과 함께 겨울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김 코치는 "처음 테스트 사격을 했을 때부터 사격에 대한 감이 뛰어났고 힘든 훈련에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안 했다"고 말했다.

 

경호원이 되기 위해 김장미는 다양한 운동을 섭렵했다.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는 어릴 적 꿈인 경호원이 되기 위해 여러 운동을 섭렵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합기도, 육상, 태권도 등을 섭렵했고 커서는 스킨스쿠버 다이빙, 골프까지 배웠다. 사진은 중학교 시절 합기도 도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김장미. /김장미 선수 가족 제공

 

사격뿐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합기도(2)를 배워 중학교 때는 전국 대회에 나가 입상할 정도로 열중했다. 어렸을 때부터 거친 운동을 즐긴 김장미가 일기장에 남긴 장래 희망은 육상 선수, 경호원, 경찰 특공대, 군인, 강력계 형사 등 언제나 험한 직업뿐이었다.

 

만능 운동 소녀는 어려서부터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용돈을 모아 직접 관리했고 부산의 한 야간대학을 같이 다닌 아버지뻘의 금융계 종사자들로부터 주식·펀드에 대해서도 배웠다. 김장미는 지금도 부모에게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장미는 똑 부러지는 성격만큼이나 톡톡 튀는 말 때문에 '4차원 소녀'란 별명도 붙었다. 사격 대표팀 막내인 김장미는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 다 같이 회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영국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는 "에이, 금메달 땄는데 괜찮아요. 제가 쏠게요" 하며 여유 있게 웃어넘겼다.

 

김장미는 지난 4월 런던월드컵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우유 광고 제의가 들어왔지만 올림픽 준비 때문에 미뤘다. 김장미는 개그 유행어를 흉내 내며 "다시 CF가 들어오면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장미의 20대 중반의 인생 계획에는 뜻밖에 '25=사격 선수 은퇴'가 있다. 김장미는 경찰 특공대에 들어가 꿈을 펼치다 50대부터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고아원을 짓겠다는 꿈을 그렸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잃은 외할머니의 얘기를 어머니 정씨로부터 자주 들었던 김장미는 부모 없는 아이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나중에 입양도 하고 싶다는 김장미는 인생 마지막 목표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꿈 많은 4차원 소녀의 다음 무대는 2년 뒤 열릴 인천아시안게임이다. "금메달 땄으니 일단 계속 사격해야죠. (아시안게임이) 저희 집 옆에서 열리거든요."

 

조선일보 최인준 기자 : 2012.08.0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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