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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남-김재범-이원희-왕기춘, '그 기구한 사각관계'

풍월 사선암 2012. 8. 3. 11:42

송대남, 김재범, 이원희, 왕기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송대남-김재범-이원희-왕기춘, '그 기구한 사각관계'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 송대남(33), 김재범(27), 이원희(31), 왕기춘(24) 간의 기구한 운명이 화제다. 네 선수의 물고 물린 기구하고도 아름다운 '금빛' 사각구도가 감동을 주고있는 것.

 

송대남은 2(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제 2노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런던 올림픽 유도 남자 90kg 이하급 결승에서 쿠바의 애슬리 곤잘레스를 꺾고 승리했다. 그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절반으로 승리하며 유도판에 맺힌 한을 풀었다.

 

송대남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전 세계랭킹 1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과 운이 없었다. 운명의 첫 단추는 바로 김재범이었다. 송대남은 이전 73kg 이하급에서 체급을 올려 81kg 이하급으로 전향한 김재범에게 대표선발전에서 밀리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은퇴를 결심했던 송대남은 마음을 다잡고 노력했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도 김재범의 몫이었다. 결국 송대남은 체급을 올렸다. 91kg 이하급으로 체급을 올린 송대남은 오랫동안 이루지 못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그 이면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런 김재범도 4년 선배 이원희에게 밀려 체급을 바꿔야 했다. 김재범은 이원희, 왕기춘 등 73이하급 강자들과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쳐야 했고, 결국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10개월 앞두고 81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도박을 감행했다.

 

김재범은 1일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2에서 열린 유도 남자 81kg 이하급 결승에서 올레 비쇼프(독일)를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김재범은 이원희에 이어 한국 유도 사상 두 번째 그랜드슬램 주인공이 됐다.

 

김재범을 울렸던 이원희는 왕기춘에게 울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에서 왕기춘에 져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당시 이원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한국 유도의 간판이었다.

 

안타깝게도 이원희의 뒤를 이은 왕기춘은 부상에 재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왕기춘은 730일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2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kg 이하급 4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 만수르 이사예프(러시아)에게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왕기춘은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최강자였다. 하지만 리나트 이브라기모프(카자흐스탄)와 만난 32강전 도중 팔꿈치가 완전히 꺾이며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다쳤고 4강전에서는 왼팔마저 다쳤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갈비뼈 부상에 은메달에 머물렀던 악몽이 재현된 것이다.

 

<마이데일리 최두선 기자 /12-08-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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