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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2010 스포츠 코리아'] 눈물… 질주… 그리고 부활

풍월 사선암 2010. 12. 30. 10:40

[키워드로 본 '2010 스포츠 코리아'] 눈물… 질주… 그리고 부활

 

김연아 金 따고 눈물 빙속 3남매 신나는 질주 월드컵 ‘헤발슛’도 화제

17세이하 월드컵 여인천하 프로야구 기록 풍년 박태환·장미란 부활…

 

2010년 경인년(庚寅年)이 저물어간다. 어느 해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았던 올해, 국민의 뇌리에 박힌 단어들이 적지 않다. 한국 스포츠의 키워드 7개를 통해 한 해를 되돌아본다.

 

■여왕의 눈물

 

피겨 여제(女帝) 김연아가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으로, 사상 처음 피겨스케이팅에서 우승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205.50점)를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친 연기에 세계의 찬사가 이어졌다.

 

‘여왕의 눈물’은 아름다웠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피겨 스케이팅 사상 최고의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따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대회를 중계한 미국 NBC 방송은 "여왕 폐하 만세!"라고 외치며 흥분했다. 김연아는 연기를 마친 뒤와 시상대에서 하염없이 울어 국민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이후 의욕상실증에 걸린 그는 은퇴를 놓고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스승 브라이언 오서와도 결별하는 등 한동안 방황했다. 결국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했지만 연말 미국 여성 스포츠 재단이 선정하는 '올해의 스포츠우먼'으로 뽑히는 등 여전히 이름값을 하고 있다.

 

■G세대의 쾌속질주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88년 올림픽둥이 3총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들은 시상대에서 우는 대신 웃었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 과거 선배들과는 달리 솔직하게 기쁨을 표현한 것이다.

 

배고픔을 참으며 혹독한 훈련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의지에 따라 즐겁게 운동하는 이들 신세대의 등장에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G(global)세대 트리오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헤발슛'과 풍차세러모니

 

6월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원정 16강의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스를 완파한 뒤 아르헨티나에 졌지만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이뤄 조 2위를 차지한 한국 축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바로 '헤발슛'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이정수가 기성용의 프리킥을 받아 헤딩을 시도했지만 공이 발에 맞고 들어간 것을 두고 팬들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박지성의 풍차 골 세러모니도 인상적이었다.

 

박지성은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29일 현재 6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이청용(볼튼)과 박주영(AS 모나코), 기성용, 차두리(이상 셀틱) 등 유럽파 축구스타들의 활약을 이끌고 있다.

 

■축구 '여인천하'

 

여민지는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최고의 ‘황금발’이었다.

 

여민지(함안 대산고)와 지소연(고베 아이낙). 1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이들은 지난여름 국민적 스타가 됐다. 7월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을 3위로 끌어올린 지소연은 6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인 '실버부트'와 최우수선수 2위인 '실버볼'을 수상했다.

 

9월엔 17세 이하(U-17) 대회에서 여민지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여민지는 또 대회 최다득점상인 '골든부트'에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까지 휩쓸며 여자축구 '황금세대'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홍대갈'포

 

 다른팀에 공포의 대상이었던 롯데 가르시아-이대호-홍성흔

 

'홍대갈포'는 프로야구 롯데의 중심타선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를 일컫는 말이다. 롯데는 올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SK가 했고 포스트시즌의 스포트라이트는 5경기가 모두 1점 차로 승부가 갈린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에 쏟아졌다.

 

그러나 이대호를 빼고는 프로야구를 설명할 수가 없다.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그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하면서 시즌 MVP까지 석권했다. 그의 위세에 투수 2관왕 류현진(한화)도 고개를 숙였다.

 

이대호·류현진의 활약 속에 프로야구는 사상 최다관중(592만8626명) 기록을 세웠고, 광주구장 신축에 신생구단 창단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2011년 또 한 번의 도약을 기약하고 있다.

 

■광저우의 부활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에 오르며 부활한 박태환.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부활이란 단어가 쏟아졌다. 작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했던 '마린보이'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100m·200m·400m를 휩쓸며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에 올랐다.

 

2006년 '도하의 치욕'을 당했던 야구대표팀도 추신수를 앞세워 전승 우승하며 '아시아 최강국'의 명예를 회복했다. 남자 핸드볼도 8년 만에 정상을 되찾는 등 한국은 76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2위를 지켰다.

 

특히 수영의 정다래, 바둑의 이슬아, 리듬체조 손연재는 '얼짱 3총사'로 새롭게 조명을 받았고 만삭 투혼을 보여준 사격 김윤미, 고교생 명궁 김우진 등이 새로운 스타로 이름을 알렸다.

 

■골프 코리아

 

미국 여자(LPGA), 일본 남녀투어(JGTO·JLPGA), 아시아 남자투어(APGA)까지 4개 투어의 상금왕을 한국이 독식했다. LPGA에선 최나연이 상금왕과 함께 최저타수상을 받아 2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들이 총 10승을 합작했다.

 

김경태와 안선주는 일본 골프 동반 상금왕에 올랐다. 19세의 노승열은 APGA 최연소 상금왕을 차지하는 등 해외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국내 무대에선 이보미가 상금, 최저타수, 다승에 이어 대상까지 받으며 새 스타로 등장했고 남자는 신인왕에 오른 김비오가 미국 PGA 진출로 한 해를 화려하게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