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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의 행방, 김재철 사장의 '해명'과 '진실'은?

풍월 사선암 2012. 7. 20. 10:45

MBC 노조의 행방, 김재철 사장의 '해명''진실'?

 

18일 오전 MBC 허일후 아나운서의 전출이 논란이 되었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1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어젯밤 10시경 인사발령이 났다. 새로 생긴 미래전략실이라는 곳으로 전출 명령을 받았다고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글을 올렸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오래 기다리셨는데 이런 답을 드리게 되어 송구하다. 와신상담해서 MBC의 밝은 미래에 대해 확실한 전략을 세우고 오겠다라며 미래전략실에서 일할 앞으로의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 다른 MBC 노조들의 현재 행방은?

 

허일후 아나운서의 전출 명령으로 다른 아나운서들의 타부서로의 전출, 대기 발령에 대한 말이 많아지고 있다. 먼저 문지애 아나운서의 남편이자 MBC 아나운서 출신 전종환 기자도 타부서로 발령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국 소속이었던 전종환 기자는 지난 17일 밤 인사발표에 따라 용인 드라미아개발단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용인 드라미아 개발단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MBC 드라마 세트장을 관리하는 곳으로 보도국 기자의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데서 더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외에도 MBC 아나운서국의 신동진, 김범도, 김상호 아나운서도 타부서로 전출 되었다. 2명의 아나운서가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대기발령 중인 아나운서도 5명이나 돼 노조 소속 아나운서 중 1/4이 원부서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또한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대거 대체 인력을 채용한 MBC는 그 PD역시 비제작부서로 발령을 해 노조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 사측은 이번 인사는 노조의 업무 복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갈등이 있는 상태에서 복귀를 하는 것이므로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부서로 복귀 발령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마음을 추스르자는 취지로 128명에 대해 인사발령을 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MBC 노조는 이를 파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들에 보복성 인사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가만히 있지 않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인사발령 조치와 함께 대기발령자 56명에 대해서는 자택 대기명령이 내려졌다. 노조 측은 이를 사측이 대기발령 이후 3개월 뒤에는 해고나 정직 등 징계를 내리도록 돼 있다. 징계 전까지 회사에 나오지 못하는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김재철 사장의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김재철 사장은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MBC 노조원들이 170일간의 파업을 끝내고 오늘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사장으로서 불법 정치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을 환영합니다.” 라고 운을 뗐다. 정당하지 않은 업무 복귀라는 말이 맞는 표현일까.

 

MBC 사측 관계자의 말대로 적응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인사 발령을 내린 사실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그리고 불법 정치파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나는 잘 못 하지 않았고 노조가 불법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라는 뜻을 내포했다.

 

이어 노조원들이 일터를 떠나 정치적 주장을 앞세우며 거리를 전전하는 동안 문화방송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습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노조원들이 일터를 떠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그는 과연 해명할 수 있을까. ‘거리를 전전하게만든 것에 대한 사장으로서의 미안함은 없는지.

 

그는 불법적인 노조의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과 양심을 포기하는 행동이라며 강경한 어조였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MBC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회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 김재철 사장님, MBC는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노조가 그렇게 화가 나도록, 더욱 똘똘 뭉쳐 불법적인 행동을 저지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긴 170일이라는 시간동안 MBC의 사장은 어디 있었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는 데에 할 말이 있을까. ‘노조들이 불법적인 일을 저지를 때까지 기다렸다 분위기가 잠잠해졌을 때 들어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태도로 몸을 사리고 있었던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MBC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개인이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리 사장이라 한들 아무것도 없다. 그가 전문에서 말한, “시청자들이 MBC를 생각하면 파업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했다라는 것이 자신에게 주는 채찍이었으면 한다. 노조 스스로가 자신들이 일하는 회사에서 뛰어나와 거리를 전전하면서 까지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장의 법인카드 내역을 불법적으로 공개하고 사장에 대한 흡집 내기를 위해 무고한 무용가를 동원하는 등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보인 노조들을 경고하는 듯한 발언은 제 살 깎아먹기태도다. ‘도덕적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다면 자신이 먼저 청렴한 태도를 보여주는 게 마땅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며 안 쓴 법인카드에 내역이 찍힐까.

 

그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편향적인 MBC가 아니라 공정한 언론사로서의 MBC가 될 것을 약속했다. ‘공영방송’ MBC의 사장답게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졌으면 한다. 우선 그 동안 있었던 사건들에 대해 해명을 해야 공영(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경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노조들의 일터 지키는 방법 part.2'의 무대활동은 더 넓어지지 않을까. MBC의 복귀에 일단 환영하며 지켜볼 바이다.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