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우리 엄마는 한쪽 눈이 없다

풍월 사선암 2012. 6. 30. 09:19

 

우리 엄마는 한쪽 눈이 없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학교에 오셨다.

다음날 "너네엄마는 한쪽 눈 없는 병신이냐!"

하고 놀림을 받았다.

 

늘 놀림거리였던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왜 엄마는 한 쪽 눈이 없어?!

진짜 창피해 죽겠어!"

 

나는 평소하고 싶은 말을 해서인지 속이 후련했다.

그날 밤... 엄마가 숨을 죽이며 울고 있었다.

 

한쪽 눈 없는 엄마도 싫고 이렇게

가난한 게 너무도 싫어 악착같이 공부했다.

 

엄마 곁을 떠나 대학에 들어갔고

세월은 빠르고 빨라 결혼을 하고

내 집도 생기고 아이도 생겼다.

이 행복이 깊어 갈 때 쯤...

 

낯선 이가 초인종을 눌렀다.

우리 엄마였다.

여전히 한쪽 눈이 없는 채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결혼하기 전 부인에게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그래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당장 나가여! 꺼지라 구여!" 그러자

엄마는 "죄송합니다. 제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 봐요."

역시, 날 몰라보는구나..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 어느 날 대문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보아라...

엄마는 이제 살만큼 산 것 같구나.

이제 다시는 찾아 가지 않을깨...

너를 생각해서, 그리고 한쪽 눈이 없어서

정말로 너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다.

 

어렸을 때 니가 교통사고가 나서

한쪽 눈을 잃었단다.

엄마는 너를 그냥 볼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 눈을 주었단다.

 

그 눈으로 엄마 대신 세상을

하나 더 봐주는 니가 너무 기특했단다.

난 너를 한번도 미워한 적이 없단다.

너를 많이도 사랑한다."

 

갑자기 어머니가 주신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엄마...사랑하는 내 엄마...

사랑한다말 한번도 못해드리고

좋은 음식 못 사드리고

좋은 옷 입혀드리지도 못했는데

 

엄마가 아니 내가 눈 병신이어야 했는데

이제야 못남을 알게 된 이 못난 놈...

 

어머니 용서해주십시오...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껏 한번도 들려 드리지 못한 말...

불러 봅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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