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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집값…`하우스 푸어` 탈출구는

풍월 사선암 2012. 4. 17. 08:19

떨어지는 집값`하우스 푸어` 탈출구는

부동산 투자전략

 

1주택자, 주거가치 높다면 버텨볼 만

2주택자, 팔리는 집부터 과감히 처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빚을 내서 버블세븐지역에 55000만원을 주고 아파트를 산 최 부장. 지금은 35000만원도 비싸다며 사는 사람이 없다. 그는 손절매를 해야 할지, 그냥 가지고 있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손절매를 한다면 작전은 어떻게 짜야 할까.

 

최 부장의 경우는 운이 없었다거나 욕심이 과했다기보다는 정보의 비대칭상황에 속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이란 시장 내 거래 주체들이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을 때, 정확한 정보를 갖고 판단하는 사람이 훨씬 이익을 내기 유리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2006년이나 2007년에 부동산 시장에 돈을 묻은 사람들은 재테크의 기본에 조금 무지했거나 적은 확률에 베팅한 상당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세금을 포함한 각종 규제정책이 나왔고, 시장을 잠재울 만한 건축인·허가 물량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즉 새로 뛰어들기에는 녹색불이 꺼지고 노란불이 들어온 상황이었다. 최 부장은 이런 정보들에 익숙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1주택자는 마음의 여유를

 

최 부장의 경우 앞으로의 전략은 그가 1주택자인가, 2주택자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최 부장이 1주택자라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1주택자는 보유세 등 각종 상황에서 버틸 만한 여유가 있다. 주택구입의 목적 또한 주거공간 확보라는 근본 개념으로 돌아가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빚을 내서 집을 한 채 샀는데 그 시점이 좋지 않았고, 그후에 가격이 많이 빠졌다는 점에 얽매이지 않도록 스스로를 달래야 한다. 그저 생활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데 충실하다가 적정가격이 될 경우 팔고 나오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면 되겠다.

 

주거가치와 투자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 아쉬움은 있을지라도 보유기간 중 시시때때로 바뀌는 집값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인테리어 등 리모델링을 권한다. 집값이 떨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매년 물가는 조금씩 오르고 있고 철근, 벽돌 등 건축재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정책은 시장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종속적인 것이다. 정책이 바뀔 수밖에 없도록 시장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새로운 정책들이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에 너무 민감한 것도 1주택자에게는 좋지 않다.

 

2주택자는 거래활성화 기다려야

 

최 부장이 2주택자인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투자용 레버리지로 사용한 대출금 때문에 생기는 고민은 그가 잠을 못 자 건강을 해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된다.

 

부동산 투자의 매뉴얼에 따랐다면 융자를 기반으로 투자를 위해 주택을 살 때는 장기적으로 끌고 갈 것에 대비해 구입하려는 주택이 대출금 이자를 낼 만한 기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인지부터 살펴봤어야 한다.

 

투자용 주택거래가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주택의 경우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는 선입선출을 중요하게 여긴다.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는 자신의 돈이 일부 들어가지만 전체 주택가격의 70% 정도는 대출로 커버하고 그 이자는 월세로 충당할 수 있도록 자금 계획을 짠다.

 

무작정 시세차익을 얻고자 집을 사들이고, 산 주택을 낮은 가격에 전세를 주고 있으며 매월 급여에서 상당 부분을 떼내 대출이자를 내고 있다면 큰 고통이다. 수도권 버블세븐지역에서 피크때 집을 산 사람들이나 2기 신도시에 대형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부동산 불패론의 분위기에 편승해 이런 구조적 계산을 간과한 실수로 위기에 몰려 있다.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도 못 가고, 차선책으로 새 집을 전세 놓아야 할 처지이지만 전세가격이 새 아파트의 잔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집을 비워놓고 있는 등 난처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도 많다.

 

만일 최 부장이 이런 경우에 속해 있다면 시장이 조금 좋아질 때 2주택 중 1채를 팔아서 본래의 1주택자로 돌아간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 시점은 가격과 상관없이 거래가 활성화되는 때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자신이 감당할 만한 손실 범위 내에서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 당초 투자한 금액에다 그동안 낸 이자를 더한 가격에 팔고 나올 수 있을 때까지 버티기에는 앞으로 수년간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채의 주택 중에서 잘 팔리는 집을 먼저 팔아 상황을 추스른 다음 실패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2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에도 철학이 필요

 

부동산을 살 때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꼭 필요한 것을 사야 한다. 특히 투자사용은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적정한 투자 시점은 전철역이 개통되는 등 교통망 완성이 눈앞에 보일 때다. 또 부동산 부자가 압박을 받지 않는 환경이 조성될 때 신축 부동산을 사는 것이 좋다. 다만 시장이 끓어 오를 때는 나와야 될 때, 얼었을 때는 들어가야 할 때라는 점을 명심하자.

 

부동산을 고를 때는 매매가의 절반 이상 가격에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 물건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쉼터, 일터, 놀이터, 배움터가 있는 곳의 부동산이 유망하다. 팔 때를 생각하고 언제나 쉽게 팔 수 있는 부동산을 사기를 권한다.

 

유동인구도 투자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은 올라간다. 시장이 침체기일 때 유동인구가 늘어날 곳에 투자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개발이 완성돼 사람이 모여들면 지명도가 높아지고 상업적 활용도도 늘어난다.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은 역이나 터미널이 새로 생기는 곳, 백화점 등 대형 사업시설이 들어오는 곳, 단독주택이 근린시설로 바뀌고 점포들이 들어오는 곳 등 용도전환이 눈에 보이는 곳이다.

 

이 밖에 참고해야 할 것은 앞으로 몇 년간은 빽빽하게 과밀화 된 지역이 군데 군데 공터가 보이는 곳보다 팔기 쉽고, 오르기 쉽다는 것이다.

 

공급과잉에 따라 건설사들이 공터를 개발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미 계획된 각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도 파행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과밀화된 지역의 아파트를 팔고 공터가 보이는 외곽이나 신도시로 옮겨가고자 한다면 한 번 더 시장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집을 늘리거나 더 비싼 집으로 옮겨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월 수입이다. 근본적으로 월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다. 여전히 전체적인 시장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주택의 크기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좋은 지역으로 옮겨가는 정석플레이가 필요한 때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 한경 입력: 201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