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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근의 붓글씨 이야기 - 진시황과 항우

풍월 사선암 2010. 10. 29. 22:26

 

유희근의 붓글씨 이야기 - 진시황과 항우

 

옛사람들은 흰 白자를 “완성, 절정, 최고” 라는 가치로 여겼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흰 白자의 절정은 皇帝라는 단어다. 皇帝란 말은 “왕 중의 왕” 이란 뜻으로서, 진시황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임금 王 字 위에 흰 白 字를 얹어서 “왕 중에 최고의 왕이라”는 뜻이다.

 

중국 역사를 잠깐 얘기하자면 夏, 殷, 周 까지, 절대군주는 王이었다. 酒池肉林(주지육림) 으로 夏 나라를 망친 마지막 왕이 桀(걸)왕이요, 妲己(달기) 라고 하는 美人에 빠져 殷 나라를 망친 마지막 왕이 紂(주)왕이다.

 

그 후 周 나라까지도 중앙에서만 왕이었고, 진, 초, 연, 제.........를 비롯한 모든 나라가 왕이라는 말을 못 쓰고 公이었다. 濟 桓公, 晋 文公, 魯 壯公.........이런 식이었다.

 

春秋時代를 지나 戰國時代에 와서는, 각 나라마다 중앙의 周나라 왕을 무시하고 너도나도 자기들이 왕이라고 칭했다. 따라서 진시황도 처음에는 진나라 왕으로서 秦王 政이었다.

 

그는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나는 단순한 왕이 아니다. 하늘아래 최고의 왕이다, 왕 중의 왕이다. 황제라 불러라” 이렇게 해서 皇帝가 始作된다.

 

자기가 처음 시작한다고 해서 始皇帝 라 해놓고, 아들代부터는 무조건 2世, 3世, 4世.........이렇게 붙이면서 자손만대를 지속하게 해 놓았다. 그러나 萬 代는 고사하고 2代에 가서 망하고 말았다. 진시황이 죽으면서, 수 천리 떨어진 북방으로 귀양 보낸 큰 아들에게 代를 잇게 하라는 유언을 내렸다.

 

그러나 환관 조고가 유언장을 멋대로 조작해, 무능한 둘째 아들을 황제로 만들었다. 황제를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고, 권력을 마음대로 흔들었다. 결국 나라가 거덜 나면서 전국에서 영웅호걸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때 楚나라의 항우가 秦으로 쳐들어가면서 “병사들의 밥 짓는 솥은 모두 깨 버리고, 타고 간 배는 강 밑에 침몰시켰다” 위의 사진은 “솥을 부수고 배를 침몰 시킨다”는 말에서 만들어진 破釜沈舟 다. 2,200년 된 四字成語다.

 

“항우는 겨우 3일간 먹을 식량만 남겨놓고 싸움터로 몰았으니, 병사들은 전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죽음뿐이라는 생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서 승리했다”

- 史記 項羽本記에 나온다.

 

그 결과 진나라는 항우에게 멸망했다.

破釜沈舟는 背水陣이라든가, “必死卽生이요 必生卽死”라는 말과 같다.

臨戰無退의 군인정신, 물러서면 죽는다는 각오를 말한다.

 

이 말은 전쟁을 앞둔 장군과 장병들에게 사용한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軍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신인 것 같다. 물론 이보다 앞서, 국가와 모든 국민과 군에게 有備無患이 더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必死則生이요 必生則死라 - 이 말은 충무공의 亂中日記에 나오는 말이다.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비겁하게 굴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