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근의 붓글씨 이야기 - 승천하는 龍
다음 작품 사진은 “한국 방송기자 클럽” 에서 매월 발행하는 회보에서 금년도 신춘휘호로 발표한 작품이다.
사진 아래에 일류전문가가 평가한 작품평이 실려있다.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항상 사진 아래 부분에 "붓글씨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문가에게 들어 본 감상법
龍이 꿈틀거리면서 춤추며 昇天하는 형상
한문 붓글씨의 5體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草書다. 초서는 적어도 20가지를 갖춰야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상당수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높은 점수를 줘도 될 것 같다. 行草書는 무엇보다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줘야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행초서로 쓴 이 작품은 당장 무언가 튀어 오를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漢字는 상형문자이기 때문에 붓글씨 자체에서 그 모습이 연상되면 더욱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앞의 용(龍)이라는 글자는 커다란 용이 비상을 위해서 꿈틀거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고 있어 祥瑞로운 기분을 준다.
아래의 춤출 무(舞)자는 춤추며 하늘로 오르는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있어 그런 면에서도 가히 일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에서 가장 칭찬할 만한 것은 두 글자를 모두 검은 먹 색깔로 뒤덮은것이 아니고, 飛白을 잘 살렸다는 점이다.
비백이란 진한 먹을 묻힌 붓이 갈라지면서 하얀 분가루가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비백이 절묘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춤출 舞자의 마지막 내려 긋는 획을 반듯하게 써 내린 것이 아니라, 춤을 추듯 흘러져 내려오는 맛이 한층 멋을 더하고 있다. 마치 하늘에 띄운 연이 꼬리를 흔들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할 수 있다.
飛白書 : 서예 작품의 한 방법으로서 먹을 묻힌 붓을 그대로 까맣게 그어가는 것이 아니라, 붓이 갈라지면서 하얀 가루가 날아가는 것처럼 나타나도록 표현하는 기법
이 작품은 1천부를 발행하는 한국방송기자클럽 회보에 실린 이후 자기에게 기증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심지어 家寶로 삼아 대대손손 물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작품의 예술성을 높이 인정해 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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