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어머니가 아들에게 / 랭스턴 휴스

풍월 사선암 2010. 9. 23. 14:48

 

어머니가 아들에게

랭스턴 휴스(1902~1967) 장영희 역


아들아, 내 말 좀 들어보렴

내 인생길은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

압정도 널려있고

나무가시들과

부러진 널빤지 조각들,

바닥에 카펫이 깔리지 않은

맨 바닥이었지.

그렇지만 쉬지 않고

열심히 올라왔다.

더듬어 내려서고

모서리 돌아가며

때로는 불 없이 깜깜한

어둠 속을 갔다.

그러니 얘야 절대 돌아서지 말아라.

사는 게 좀 어렵다고

층계에 주저앉지 말아라.

여기서 넘어지지 말아라―

얘야 난 지금도 가고 있단다.

아직도 올라가고 있단다.

내 인생길은 수정으로 만든 층계가 아니었단다.

 

Mother to Son

by Langston Hughes(1902-1967)


Well, son, I'll tell you: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It's had tacks in it,

And splinters,

And boards torn up,

And places with no carpet on the floor—

Bare.

But all the time

I'se been a-climbin' on,

And reachin' landin's,

And turnin' corners,

And sometimes goin' in the dark

Where there ain't been no light.

So, boy, don't you turn back.

Don't you set down on the steps.

'Cause you finds it's kinder hard.

Don't you fall now—

For I'se still goin', honey,

I'se still climbin',

And life for me ain't been no crystal stair.

 

 

어머니가 자신이 걸어 온 인생길을 끝없이 이어지는 층계에 비유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흑인 특유의 사투리를 쓰는 이 어머니의 삶은 그 누구보다 힘겨웠던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가시밭길 헤치고, 그 어둠 속을 더듬으며 층계를 올라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의연하고 아름답습니다.


우리도 매일매일 계단을 올라갑니다. 우리의 계단도 찬란한 수정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올라가면서 걸핏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고, 모퉁이를 돌기 전 층계참에 앉아 마냥 쉬고 싶습니다.


허지만, 오늘도 쉬지 않고 삶의 계단을 앞장서 올라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럴 수가 없습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얘야, 사는 게 어렵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하는 어머니의 말씀이 가슴을 울리기 때문입니다.


- 故 장영희교수의 영미시 산책 중에서 - 

 

랭스턴 휴스(1902~1967)

1902년 2월 1일 미국 미주리 출생. 미국 시인이자 소설가.

콜럼비아대학 중퇴 후 잡지사 현상공모에서 詩부문 1등으로 입선. 블루스와 민요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1920년대 미국의 대표적 흑인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음. 또한 그는 유색 인종 핏줄답게 "흑인은 강하다" 말을 남겨 유명하며 유색인종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글을 많이 남겼습니다.

"Negro blood is sure powerful - because just one drop of black blood makes a colored man. one drop - you are a Negro! ... Black is power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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