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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선정 2008 10대 뉴스] 국제

풍월 사선암 2008. 12. 25. 10:30

[조선일보 선정 2008 10대 뉴스] 국제

 

미국發 금융위기 세계경제 강타… ‘리먼’ 등 파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대형 글로벌 경제위기를 몰고 왔다. 9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전 세계적인 연쇄 파산 공포와 신용경색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월가(街)의 붕괴를 막기 위해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을 통과시키고 기준 금리를 0~0.25%까지 인하해 '제로 금리' 시대를 열었다. G20(G7+신흥개발국) 정상들은 11월 미 워싱턴DC에 모여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를 다짐했다. 이 회의는 G7(선진 7개국)의 위상 약화와 중국 등 신흥개발국의 위상 강화를 상징했다.

 

 

오바마, 미국 첫 흑인 대통령에… ‘통합정치’ 주목

버락 오바마(Obama) 민주당 후보가 11월 4일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이기고 제44대 미 대통령에 당선됐다. 흑인 후보의 첫 당선이다. 그는 아버지 없이 자란 유년 시절 등 인간적 성장 스토리와 참신함으로 미국 젊은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미국 선거를 '세계의 선거'로 주목받게 했다. '변화'와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선된 그는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링컨식 통합 정치를 추구하고 있다.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둔 그에겐 공황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 극복과 미국의 강압적 대외 이미지 개선이라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널뛴 국제油價, 147달러까지 올랐다 30달러대로

올해 국제 유가(油價)는 그 어느 해보다 변동이 심했다. 1월 2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유가 100달러 시대'가 열린 이후, 7월 11일엔 147.27달러(WTI 기준)까지 치솟았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석유 수요 증가 예상과 공급 불안 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하반기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면서 12월엔 최저 3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2월 17일 하루 22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지만 세계 경제불황으로 당분간 유가 하락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베이징올림픽 성공 개최… 떠오르는 중국의 힘 과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고 8월 8일 개막된 베이징올림픽은 개혁개방 30년을 맞은 중국이 전 세계에 국력을 과시하는 장(場)이 됐다. 대회 직전엔 티베트 시위 사태와 전 세계 반중(反中) 시위로 각국 정상들의 개막식 참석 여부가 논란이 됐다. 대기 오염과 삼엄한 경비 등으로 우려가 높았지만 환상적인 개막식은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고, 대회 운영도 원만했다는 평을 받았다. 육상 100·200m와 400m 계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우사인 볼트와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의 등장으로 기록 결실도 풍성했다.

 

 

 

中쓰촨성 강진, 7만명 사망·실종… 내부결속 계기도

5월 12일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의 원촨(汶川)현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 사망·실종자가 7만여명에 부상자가 약 36만명에 이르렀다. 특히 부실하게 지어진 학교 건물들이 대거 무너지는 바람에 어린이 피해자가 많아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중국 정부는 구조와 복구를 위해 14만 명에 이르는 군 병력을 투입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직접 현장을 지휘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지진은 중국 전역에 자원봉사 물결을 일으키는 등 중국 내부 단결을 강화시켰으며 중국의 티베트 탄압에 대한 국제 비난 여론도 잠재웠다.

 

 

러시아, 그루지야戰 압승… 미국과 新냉전 우려

베이징올림픽 개막일(8월 8일)에 러시아가 그루지야와 전쟁에 돌입해 개전 5일 만에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친미(親美) 정권인 그루지야가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던 친(親)러시아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를 침공했다는 게 개입 명분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진짜 의도는 과거 초강대국 이미지의 회복을 꾀하고 구 소련 소속 국가들에까지 미사일방어(MD) 체제를 확대하려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는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와 연합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중남미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 미·러 간 신(新)냉전 우려를 낳고 있다.

 

 

‘인도판 9·11’ 뭄바이 테러공격 당해 171명 숨져

11월 26일 인도의 뭄바이에서 발생한 테러공격으로 171명(정부 발표)이 숨졌다. 테러범 10명은 배를 타고 해안으로 상륙, 호텔·열차역·카페·병원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타지마할 호텔 등에서는 60시간 넘게 인질을 잡고 현지 군경과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범인들은 미국의 대(對)테러전 주요 동맹인 파키스탄 내에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소속으로 지목됐고, 이로 인해 핵무장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무력충돌 우려가 고조됐다. 이 테러는 경제중심지에서 외국인 목표물을 노렸다는 점에서 '인도판 9·11'로도 불렸다.

 

 

곡물가격 폭등… 아시아·아프리카 식량폭동 사태

중국·인도 등 신흥개발국들의 식량소비 급증과 유가 급등에 따른 농업용 연료·비료 가격의 상승 등으로, 주요 곡물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00% 가까이 폭등했다. 식량난으로 인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25개국에서 폭동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아이티에선 쌀값 폭등과 시위사태로 총리가 물러났고, 카메룬은 식량 폭동으로 4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관세를 인상하고 수출금지 조치까지 취하면서, 식량 민족주의의 우려가 높아졌다. 7월의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도 식량 위기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미얀마 덮친 사이클론으로 13만3000명 인명피해

군사정권의 강압통치에 시달리던 미얀마 국민에게 또 하나의 재앙이 닥쳤다. 5월 3일 수도 양곤을 비롯한 서남부 곡창지대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가 강타했다. 이로 인해 13만30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가옥 2만 채 이상이 파괴됐다. 폭우가 계속되고 부패한 시신들과 동물 사체들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되면서 전염병 위험 경고까지 내려졌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은 체제 붕괴를 우려해 해외의 구호인력 입국을 제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약 240만명에 이르는 이재민들은 아직도 기아에 허덕인다.

 

 

중국산 유제품에 멜라민… 식품공포 세계로 확산

중국에서 단백질 함유량이 많은 것처럼 속이기 위해 유(乳)제품에 공업용 화학물질 멜라민을 섞어 판매하면서, 9월 중국발(發) 식품 공포가 전 세계로 번졌다. 중국 전역에선 이런 '독(毒)분유'로 급성 신장결석에 걸린 아기 4명이 사망했고, 5만4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또 중국산 분유·과자·커피 크림·동물 사료 등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이들 제품과 중국산 유제품을 원료로 쓰는 유명 대기업 제품의 대량 리콜 사태가 벌어졌다. 멜라민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각종 식품에 들어가는 중국산 재료의 안전성이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