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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선정 2008 10대 뉴스] 국내

풍월 사선암 2008. 12. 25. 10:26

[조선일보 선정 2008 10대 뉴스] 국내

 

이명박 정부 출범… 한나라 총선서 과반 의석 확보

이명박 제17대 대통령이 2월 25일 취임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좌파정권을 10년 만에 종식시킨 우파정권이 탄생했다. 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4·9 총선에서 299석 중 과반(過半)인 153석을 획득했다. 민주당 81, 자유선진당 18, 친박(親朴)연대 14, 민주노동당 5, 창조한국당 3, 무소속 25석이었다. 한나라당은 이후 무소속과 친박연대 의원 상당수를 영입해 172석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명박 정권은 이로써 행정·의회·지방(시·도지사 16명 중 12명) 등 '트리플 권력'을 모두 차지했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괴담… 反정부 폭력시위 사태

정부는 4월 18일 미국과 쇠고기 수입 협상을 타결지었다. 열흘 후 MBC 'PD수첩'이 광우병 위험을 과장한 프로그램을 내보냈고, 좌파 성향 인터넷매체와 시민단체 등이 비과학적 괴담을 부풀리며 가세해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광풍(狂風)을 불러일으켰다. 5월 2일부터 촛불집회가 열려 98만여 명(경찰집계)이 참여하고 106일간 계속됐다. 초기에는 국민건강을 우려한 비폭력 시위였으나 곧 광화문일대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반(反)정부·반(反)이명박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됐다. 6월 말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후 촛불은 사그라졌다.

 

 

 

환율 폭등, 주가 반토막… 투자자 등 자살 잇따라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 금융위기를 한국도 비껴가지 못했다. 국제 금융기관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면서 증시가 한때 900선 밑으로 폭락했고, 환율은 달러당 1500원대까지 급등했다. 반 토막 난 주식·펀드 계좌를 빗대 '고등어펀드'(절반으로 자른다는 뜻)며 '갈치계좌'(4분의 1로 자른다는 뜻)라는 푸념이 나왔다. 투자 손실을 비관한 투자자와 증권사 직원의 자살 소식도 끊이지 않았다. '제2의 외환위기설'은 시중 자금난을 가중시켰고, 실물경제 침체로 전이되면서 한국 경제는 IMF외환위기 이후 최대 시련기를 맞았다.

 


‘망치 국회’에 국민들 실망… 전세계의 조롱거리로

12월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과정에서 해머와 전기톱까지 등장하는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한나라당은 의자와 책상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회의장을 봉쇄했고, 민주당은 해머와 정으로 회의장 문을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여야 당직자와 국회 경위들이 몸싸움을 벌이다 다쳤고, 2000여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많은 나라 TV가 폭력장면을 생생하게 방영, 한국 국회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놀고 먹는 국회'는 이제 국민들로부터 '난장판·싸움판 국회'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개성관광 중단… 남북관계 급랭

7월 11일 새벽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여·53)씨가 해변을 산책하다가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통일부는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각종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려 했지만 북한은 이에 불응, 오히려 "불필요한 남측 인원을 추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결국 사건 한달 만인 8월 11일 금강산 내 한국관광공사와 면회소 인원이 모두 철수했다. 11월 28일에는 개성지역 남측 인원 500여명이 철수하면서 개성관광과 남북 열차운행도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불타버린 ‘국보 1호’ 숭례문… 문화재 관리부실 충격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0일,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이 불에 타 무너져 내렸다. 이날 밤 8시50분 시작된 불은 이튿날 새벽 2시5분 꺼졌지만,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숭례문의 2층 누각이 거의 전소됐다. 자신의 주거지 보상문제에 불만을 품은 70대 노인의 방화가 원인이었다. TV를 통해 국보의 소실(燒失)을 지켜본 국민들은 경악과 분노에 빠졌다. 목조문화재 안전관리시스템 부재 등 정부당국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숭례문 복원사업은 현재 진행 중이며, 2012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


 

 

한국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13개 사상최다, 종합 7위

2008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떨친 무대였다. 8월 8일 개막, 24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 13개, 은 10개, 동 8개를 획득하며 종합 7위(역대 최다 금메달)에 올랐다. 박태환은 기초 종목인 수영 자유형 400m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기록했고, 역도의 장미란은 다섯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들어 올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야구 강국 미국과 일본, 쿠바를 차례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대표팀의 활약은 2002 한·일 월드컵축구 4강에 못지않은 감동을 국민들에 선사했다.

 

 

 

건국 60주년 재평가 활기… 역사 교과서 수정 논란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60년사'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일어난 해였다. 지난 60년을 좌파정권의 주장처럼 '정의가 패배한 역사'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 위에 대한민국을 세워 민주화·산업화를 모두 성취한 '성공의 역사'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와 함께 금성출판사 책 등 몇몇 고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적 시각에서 서술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교과서 수정운동으로 발전했다. 12월 1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들 교과서에서 모두 206곳을 수정키로 결정했다.

 

 

노무현 前대통령 측근 비리… 형 건평씨 결국 구속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개입, 29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로 12월 4일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감쌌던 노씨의 비리 행각이 이후 속속 드러났다. 로비를 주도하고 받은 '사례금'으로 사행성 오락실을 차리고 자신의 회사자금 15억원을 빼돌렸는가 하면 그 딸과 사위, 사돈은 세종증권 주식거래로 6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노씨와 얽히고설킨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정대근 전 농협 회장 등 다른 측근들의 '정·관계 로비' 수사는 아직 진행형이다.

 

 

 

최진실 등 연예인 잇따라 자살… 인터넷 소문 도마에

1988년 데뷔 이후 20년간 톱스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최진실(40)이 10월 2일 서울 잠원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거액의 빚에 몰린 탤런트 안재환(36)이 자살한 뒤, 그가 빌려 쓴 사채에 연루됐다는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견디기 힘든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죽음으로 인터넷의 악질적 이면에 대한 자성이 이어졌다. 이후 트랜스젠더 연예인 장채원과 모델 김지후, 그룹 엠스트리트 이서현 등 연예인들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방 자살'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