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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의 돌이 떨어졌다? 어지럼증 환자의 절반이 '이석증'

풍월 사선암 2008. 10. 29. 09:02

귓속의 돌이 떨어졌다?

어지럼증 환자의 절반이 '이석증'

전정 내부의 돌가루 떨어져 평형기능에 장애 생기는 병

심한 머리 충격 등이 원인 이석치환술로 90% 이상 호전Url 복사하기


김도훈(56·서울 서초구)씨는 지난 주말 집 욕실에서 머리를 감다 갑자기 눈앞이 핑도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고 바닥에 쓰러졌다. 심한 구역감에 구토 증세까지 나타났다. 가족들은 뇌졸중으로 알고 깜짝 놀라 김씨를 병원 응급실로 옮겼으나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정상을 회복했다. 김씨가 쓰러진 이유는 '이석증(耳石症)' 때문이었다.


이석증은 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제대로 걷지 못하고, 구토 증상도 일어나 뇌졸중 등 큰 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이석증은 흔하고, 증상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경호 교수는 "어지러움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절반 정도가 이석증이 원인일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어떤 병?

귀의 전정기관(前庭器官)의 일부분인 주머니(囊) 속에는 액체로 차 있고, 그 안에 먼지 크기 만한 작은 돌들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이 돌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한쪽으로 쏠리면서 평형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데 이 돌의 일부가 주머니 속에서 빠져 세반고리관 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이석증이다. 이 돌이 세반고리관 안의 특정 신경세포를 자극해 어지럼증이나 구역감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할 때는 균형 감각을 잃고 쓰러지거나 눈동자가 떨리며 눈앞이 핑핑 돌기도 한다.


◆'머리 충격' 이석증 생길 수 있어

이석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경호 교수는 "이석증의 20~30%만 원인이 밝혀져 있을 뿐, 나머지는 원인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알 수 있는 원인은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거나 귀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경우, 귀 수술 뒤 부작용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머리에 충격을 받아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헬스클럽에서 근육을 풀어주는 진동벨트를 목 부분에 대거나, 차에 오르다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 딱딱한 책으로 머리를 세게 맞을 때에 이석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상황이라도 나이가 들수록 이석증의 위험성은 더 크다고 한다.


이석증은 증상이 워낙 강렬해 다른 중증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는 "귀 신경 염증으로 생기는 '전정신경염'이나 귀 안 림프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져 생기는 '메니에르병' 등과 증상이 매우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눈의 떨림이나 눈동자가 움직이는 방향 등을 보면 이석증인지, 다른 질환인지 구별한다. 또 다른 질환은 어지럼증의 증상이 길고 연속적으로 나타나지만, 이석증은 1~2분 정도로 짧다. 따라서 어지럼증이나 구토 때문에 심각한 질환이 걱정된다고 무턱대고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는 머리와 몸통 돌리기

주머니에서 빠져 나온 돌들이 세반고리관의 특정 신경세포에 처음 닿으면 신경이 예민하게 반응해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1~2분쯤 지나면 자극에 대해 적응하고, 어지럼증을 느낀 사람이 반사적으로 목을 이리저리 돌리기 때문에 돌들이 신경세포가 없는 쪽으로 이동해 어지러운 증상이 가라앉는 것 같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이면 처음 이석증이 생겼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또다시 어지러운 증상을 느낀다.


치료는 주머니에서 빠져 나와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간 돌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개념 그림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개인이 하기에는 어렵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이 '이석치환술'이다. 이석치환술은 다시 후반고리관 이석증에서 사용하는 '에플레이법'과 측반고리관 이석증에 사용하는 '바비큐법'으로 나뉜다.


이석치환술을 쓰면 대부분 어지러운 증상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저절로 증상이 없어지기도 한다. 빠져 나온 돌의 양이 많지 않거나 환자가 어지럼증에 둔감하거나 참을성이 강한 경우이다. 또 세반고리관으로 빠져 나온 돌이 1~2주쯤 지나면 체액에 자연스럽게 흡수돼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심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 받는 것이 안전하다. 병원에서 이석치환술 등을 받으면 90% 이상이 호전된다. 다만 치료 받은 사람의 40% 정도가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조양선 교수는 "이석증은 재발이 잘 되는 편이지만, 1~3회 정도 재발한 뒤에는 더 이상 생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사례는 학계에 보고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수술은 아무리 잘해도 주변 조직이 부분적으로 손상돼 청력 감소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석치환술' 어떻게 하나?

(오른쪽 귀 이석증 기준, 왼쪽 귀 이석증시 반대방향으로 하면 된다.)


●에플리법(후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간 경우)

 



오른쪽 귀에 이석증이 생긴 사람이라고 가정하자. 탁자 위에 천장을 보게 바로 눕히되 머리는 탁자 가장자리 밖으로 두게 한다. 처음에 머리를 약 45° 오른쪽(왼쪽 귀에 이상이 있으면 왼쪽부터)으로 얼굴을 돌리게 했다가 이어 머리를 왼쪽으로 90°회전시킨 뒤 30초간 유지한다. 다시 90° 더 돌려 30초간 유지한다. 고개를 그 상태로 둔 상태에서 몸을 90° 왼쪽으로 돌리게 한 뒤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한 뒤 30초를 유지한다. 모두 끝나면 탁자 위에 바르게 앉게 한다. 그 뒤 48시간 동안은 가능한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좋으며, 식사 등 일상생활을 할 때도 최대한 머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비큐법(측반고리관에 이석이 들어간 경우)


통닭집에서 바비큐로 닭을 굽듯이 사람을 누인 상태에서 한 바퀴 돌리는 방법이다. 탁자 위에 바로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90°가량 돌린 뒤 시작한다. 처음엔 왼쪽으로 90° 머리를 돌린 뒤 이어 몸통을 90°따라 돌리고 30초간 유지한다. 또 머리를 왼쪽으로 90°돌리고 이어 몸통도 90°돌리고 30초간 유지하는 방식으로 머리와 몸통을 360° 돌린다. 마찬가지로 마지막에는 환자를 앉힌 후 가능한 같은 자세로 48시간을 유지하게 한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어지럼증 (현훈)...


현훈(어지럼증)이란 주위가 뱅글뱅글 돈다거나, 자신의 몸이 붕 뜨는 듯 하거나 옆이나 뒤로 자신의 몸이 잡아 당겨지는 듯 하다거나 하는 환각이 느껴지는 어지러움입니다.


이런 현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말초성 현훈’이고 다른 하나는 ‘중추성 현훈’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앞서 현훈과 관련된 우리 신체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설명해야겠군요.


우리 귀는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뉘어집니다. 고막 안쪽이 중이고, 그것보다 더 깊은 곳이 내이입니다. 내이에는 우리의 청각신경이 와 있습니다. 소리는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이라는 작은 기관을 통해서 청각신경에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청각에 관련된 구조물 이외에도 내이에는 전정기관이라는 구조물이 있습니다. 이 기관을 통해 우리는 평형감, 속도감, 회전감 등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바이킹을 탈 때 떨어지는 느낌도 이 기관을 통해서 느껴지는 것이며, 우리가 45% 기울어진 경사길에 서 있을 때 별다른 의식 없이도 중력에 직각으로 서게 되는 것도 이러한 전정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현훈이란 바로 이러한 전정기관이나 전정신경, 또는 전정신경에 연결된 뇌중추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생기는 증상입니다.


현훈은 문제가 발생한 위치가 말초신경 쪽(전정기관이니 전정신경)이냐 아니면 중추신경 쪽(전정신경에 연결된 뇌 중추 부분)이냐에 따라 ‘말초성 현훈’과 ‘중추성 현훈’으로 구분됩니다. 말초성 현훈과 중추성 현훈의 감별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말초성 현훈은 그 증상이 아무리 심각해도 그 원인이 되는 병들은 치명적인 병들이 아닙니다. 즉 어지러움이 아무리 심해도 말초성 현훈이라고 진단이 되면 일단 안심을 해도 좋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중추성 현훈은 그 증상이 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더라도 그 원인이 되는 병들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즉 어지러움이 심각하지 않더라도 중추성 현훈이라고 의심이 되면 경각심을 가지고 그 원인을 끝까지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1) 말초성 현훈


① 양성 체위성 발작적 현훈(Benign positional paroxysmal vertigo, BPPV)

먼저 가장 흔한 것이 양성 체위성 발작적 현훈라는 병입니다. 이것은 체위 변동시 반복적으로 순간적인 현훈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머리를 움직인다든가, 침대에서 돌아눕는다든가 할 때 현훈이 유발되는데, 이러한 체위 변동 수초 후에 현훈이 발생하여 그 지속시간은 보통 1분이하입니다. 현훈과 함께 안구진탕이 동반됩니다.


또한 흔히 심한 구역과 구토 증세가 동반되며, 현훈의 정도는 아주 심한 편으로 간혹 실신에 이르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현훈은 체위 변동시마다 아주 짧게(1분이하) 반복되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BPPV는 한번 발생하면 보통 수일에서 수 주 동안 반복적인 현훈이 발생하다가 자연적으로 점차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후 재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BPPV가 발생하면 우선 가능한한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세반고리관에 흘러 들어간 otoconia가 쉽게 빠질 수 있도록 체위변동훈련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전정기관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신경안정제 종류의 약물을 투여하는데, 어지러움을 많이 감소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하면서 약물투여를 받으면 시간이 경과되면서 자연적으로 현훈은 사라집니다. 그러나 간혹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현훈의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전정기관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사용될 수 있는데 그런 경우까지 가는 예는 드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씀드리자면, BPPV의 현훈(어지러움증)은 아주 심한 편이지만, 병 자체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양성 병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② 메니에르병(Meniere disease)

이 병은 반복적인 이명(tinnitus), 청각 감소 및 소실, 그리고 현훈을 특징으로 합니다. 위의 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시작하기도 하지만, 청각소실이나 현훈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리고 발작기와 완화기를 거치면서 점차로 증상들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완화기는 길게는 수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발작기에 증상들은 비교적 갑자기 나타납니다. 현훈의 지속시간은 BPPV와는 달리 수분에서 수 시간 지속되어 꽤 깁니다. 또한 보통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며, 안구 진탕이 동반됩니다.


그러나 발작이 가벼울 경우에는 가벼운 어지러움이나 가벼운 보행실조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청각소실은 저헤르쯔의 음부터 소실되는 것이 보통이며, 발작기에 갑자기 악화되다가 완화기에는 조금 호전됩니다. 증상은 보통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지만, 20~30%에서는 종국적으로 양쪽 귀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③ 전정신경염

쉽게 말해서 전정신경이나 전정기관에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이 경우 현훈은 비교적 갑자기 나타나며, 증상은 수일까지 지속(BPPV와 비교하면 지속시간이 매우 깁니다)되며, 구역과 구토 증세, 그리고 안구진탕이 또한 동반되고 이명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심한 현훈은 며칠이 지나면 사라져도 가벼운 보행실조 증세가 계속되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보통 수 주일이 걸립니다. 그 원인으로서는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이 가장 의심됩니다. 특별한 치료는 없고, BPPV처럼 다만 어지러움을 감소시키는 목적으로 약물 투여를 하게 되며 안정하면서 기다리면 증상은 자연적으로 호전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말초성 현훈은 어지러움의 정도는 심하지만, 그 원인이 되는 질병들은 그리 중한 병들이 아닙니다. 메니에르병을 제외하고는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추성 현훈은 상황이 다릅니다. 중추성 현훈은 어지러움의 정도가 보통 말초성 현훈보다는 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훈 이외에 여러 가지 신경학적인 증상들이 동반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머리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지속되는 현훈이 특징입니다(즉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으나 앉아 있으나 계속 어지러움이 계속됩니다). 중추성 현훈이 의심되면, 현훈 증상이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더라도 그 원인이 되는 병들은 대부분 중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끝까지 밝혀야 합니다.



(2) 중추성 현훈


① 뇌간 부위에서 발생하는 뇌졸중

중추성 현훈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 뇌간 부위에 발생하는 뇌졸중(소위 '중풍')입니다. 뇌졸중이라면 반신마비만을 생각하기가 쉽지만, 뇌졸중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서 사실 그 증상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뇌간 부위에 발생하는 뇌졸중은 다른 부위(대뇌 부위)에 발생하는 뇌졸중보다 더 심각한 증상(때에 따라서는 생명에 치명적인 증상)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그 후유증도 더 심각합니다. 뇌간 부위에 발생하는 뇌졸중의 증상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흔한 것이 현훈입니다.


그러나 현훈만 있을 때는 뇌졸중을 의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현훈 이외에 여러 가지 다른 신경학적인 증상들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동반될 수 있는 증상들을 나열해 보면, 심한 두통, 어지러움의 정도로 설명되지 않는 심한 보행장애, 사지의 운동기능의 이상(마비나 진전)이나 감각이상, 복시 현상(물체가 두 개로 보임)이나 편측 반맹(한쪽 시야가 보이지 않는 증세-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거나 단순히 눈이 침침하다고 느낄 수가 있음), 안면근육의 마비나 감각 이상 등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훈의 특징은 머리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으나 앉아 있으나 비슷하게 어지러움이 계속됩니다. 물론 모든 어지러움증은 움직이면 좀 심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말초성 현훈에서와 같이 움직이면 급격히 어지러움이 심해지지는 않으며, 움직이지 않는다고 어지러움이 많이 감소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시 말하자면, 지속적이 현훈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말초성 현훈과는 달리 그 어지러움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역시 뇌졸중이기 때문에 증상이 갑자기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② 소뇌와 뇌간 사이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종양

이 경우는 보통 다른 신경학적인 증세가 동반되며, 반복적이거나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한다는 점에서 쉽게 구별이 됩니다)

 


 

어지럼증[眩暈] 

 

상초(上焦)가 허해도 어지럽고 상초에 기가 부족해도 눈 앞이 어지럽다(이것은 허해서 생긴 어지럼증을 말하는 것이다).

○ 장부(藏府)와 힘줄, 뼈, 혈, 기의 정기는 경맥과 같이 목계(目系)가 되어 위로 올라가 뇌에 들어갔다가 목덜미 가운데로 나왔다. 때문에 몸이 허한 때 목에 사기(邪氣)가 침범하면 그것이 깊이 들어가서 목계를 따라 뇌에 들어간다. 그러면 머리가 돌아가고[腦轉] 머리가 돌아가면 목계가 켕기고[目系急] 목계가 켕기면 눈앞이 어지럽다[目暈以轉](이것은 풍사가 침범하여 생긴 어지럼증이다)[영추].

 

○『내경』에 “머리가 아픈데 정수리까지 아픈 것은 하초가 허하고 상초가 실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족소음(足少陰)과 족태양(足太陽)에 있다. 병이 심해지면 신(腎)으로 들어간다”고 씌어 있다.

 

○ 어질어질하고 정신이 흐릿하며 특히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귀가 먹먹해지는 것은 하초(下焦)가 실하고 상초(上焦)가 허하기 때문인데 그 원인은 족소양(足少陽)과 족궐음(足厥陰)에 있다. 병이 심해지면 간(肝)으로 들어간다.

 

○ 하초가 허하다는 것은 신(腎)이 허하다는 것인데 신이 허하면 머리가 아프다. 상초가 허하다는 것은 간(肝)이 허하다는 것인데 간이 허하면 머리가 어지럽다. 순몽(徇蒙)이란 것은 어떤 물건을 머리에 씌운 것같이 된다는 말이다. 몸이 몹시 흔들려서 안정하지 못하며 눈 앞이 어지럽고 귀가 먹먹해지는 것은 다 어지럼증의 증상이다. 간궐(肝厥)로 머리가 어지러운 것과 신궐(腎厥)로 정수리가 아픈 것은 이와 같이 다르다[강목].

 

○『내경』에 “풍(風)으로 도(掉)하거나 현(眩)한 것은 다 간(肝)에 속한다”고 씌어 있다. 『하간(河間)』은 도는 흔들린다[搖]는 말이고 현은 어지러워서 빙빙돈다[昏亂旋]는 말이라고 하였다. 풍(風)은 움직이는 것을 주관하기 때문에 풍기가 움직여서 머리와 눈이 빙빙 도는 것 같은 것은 풍목(風木)이 왕성해졌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반드시 폐금이 쇠약해서 간목을 억제하지 못한다. 간목은 또 심화를 생기게 한다. 간풍과 심화는 다 양에 속하는데 흔히 함께 작용한다. 그런데 양은 움직이는 것을 주관하므로 이 2가지는 움직이는 것이 서로 부딪치게 되어 어지럼증이 생겨서 머리와 눈이 빙빙 돌게 된다. 화(火)는 본래 움직이는 것이다. 불길이 바람을 만나면 자연히 돌게 되는 것과 같이 사람도 혹 배나 수레를 타거나 빙빙 돌면서 춤을 추게 되면 어지럼증이 생긴다. 이것은 멈춤이 없이 움직이면서 좌우로 빙빙 돌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경』에 “구부러진 것이나 곧은 것이나를 물론하고 흔들리는 것은 바람의 작용이고 어지럼증이 생기면서 토하는 것은 풍열(風熱)이 심하기 때문이다”고 씌어 있다.

 

○ 현훈(眩暈)을 현모(眩冒)라고도 하는데 현은 검다는 말이고 훈은 돈다는 말이므로 다 어둡다는 말로써 그 의미는 같은 것이다[입문].

 

○ 어지럼증은 중풍(中風)이 생기려는 초기이다. 그러므로 살찌고 살빛이 허연 사람에게는 사군자탕(四君子湯, 처방은 기문에 있다)에 황기(꿀물에 축여 볶은 것)를 양을 곱으로 하여 넣고 끼무릇(반하)과 귤껍질(陳皮)을 넣은 다음 궁궁이(천궁)와 형개를 조금 넣어 써서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여야 한다. 살빛이 검고 여윈 사람은 이진탕(二陳湯, 처방은 담음문에 있다)과 사물탕(四物湯, 처방은 혈문에 있다)을 섞은데 속썩은풀(황금)과 박하를 넣고 달여서 참대기름(竹瀝)과 생강즙을 타서 먹는다[정전].

 

○ 어지럼증은 다 상초가 실하고 하초가 허해서 생긴다고 한다. 대체로 허하다는 것은 기와 혈이 허하다는 것이고 실하다는 것은 담연(痰涎)과 풍화(風火)가 실하다는 것이다[의감].

 

○ 어지럼증은 담화가 동(動)하면 생긴다. 그러므로 담이 없으면 어지럼증이 생기지 않는다. 비록 풍으로 생기는 것이 있다고 해도 이때에도 반드시 담이 있다[단심].

 

○ 담이 상초에 있는데 하초에 있던 화(火)가 타올라 그 담을 움직이게 하였을 때에는 이진탕에 속썩은풀(황금, 술에 법제한 것), 산치자, 황련, 삽주(창출), 강호리(강활)를 넣어 쓴다[단심].

 

○ 현훈(眩暈)에는 풍훈, 열훈, 담훈, 기훈, 허훈, 습훈이 있다.